[아이티데일리] 현지시간 13일 미국에서 발표된 핵융합 발전의 성과는 수십 년의 연구를 정점으로 하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핵융합 발전은 적어도 10년 동안 실용화되기 어려울 것이며 막대한 자금 투자 외에도 많은 기술적인 돌파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CNBC가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부가 공개한 핵융합발전 시설. 사진=미 에너지부
미국 에너지부가 공개한 핵융합발전 시설. 사진=미 에너지부

캘리포니아의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의 연구원들은 핵융합 반응을 끌어내는데 사용되는 레이저에 들어가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순수 에너지를 생산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로렌스 리버모어의 프로젝트 책임자 마크 허먼은 "우리는 레이저에 2.05메가줄을 투입했고 그 결과 3.15메가줄이 생성됐다. 전 세계 어느 핵융합 실험실에서도 이런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1.1메가줄의 순수 에너지가 생산되었다는 것이다.

허먼은 실험에 사용된 레이저를 가동하는데 약 300메가줄의 에너지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는 약 2.5갤런의 휘발유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 에너지는 약 1.1메가줄의 순수 에너지를 얻어냈다. 이는 찻주전자를 2~3번 끓일 수 있는 에너지였다.

현재까지의 실험에서 투입 대비 산출 에너지는 0.73으로 적었지만, 이번에는 1.5배의 에너지가 나왔다. 1.0의 임계치를 넘었다는 것 자체가 처음이었고 그런 점에서 역사적인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로렌스 리버모어의 수석 과학자인 오마르 A 허리케인은 "이것은 과학적 성과이지, 실용적인 성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너지의 양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레이저는 효율적으로 설계되지 않았다. 따라서 에너지원으로서 실질적으로 이용되려면 수많은 단계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연됐던 점화시설은 20년이 된 데다 1980~90년대에 만들어진 부품을 이용해 건설됐기 때문이다. 레이저 기술은 그 이후 크게 발전했다.

플라즈마 물리학자 아서 터렐은 "이번 시연은 핵융합이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핵융합을 동력원으로 바꾸기 위한 더 많은 관심과 투자, 그리고 혁신을 위한 수문을 열어주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핵융합에 의한 순수에너지 생산 기술의 진전은 빠르게 일어나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는 지적이다. 향후 4~5의 에너지 증가는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핵융합 발전이 상업화되려면 약 100배의 에너지 증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설과 효율적인 다이오드 펌프 레이저와 같은 부품, 새로운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스타트업 마블퓨전의 모리츠 폰 데어 린덴 CEO도 새로운 레이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레이저 시스템은 높은 에너지로 초당 10회의 레이저 펄스를 쉽게 발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효율적인 에너지 흡수율을 가져야 하며 대량 생산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융합이 상용화되기까지는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이미 이 분야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산업통상단체인 퓨전산업협회에 따르면 민간 핵융합 산업은 50억 달러에 가까운 투자가 이뤄졌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2021년 2분기 이후 기록됐다.

핵융합을 상용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 있게 가속화하고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면 지금까지보다 최대 100배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계는 과감한 행동이 수반되어야 필요한 시기에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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