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현지시간 8일 증권을 발행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노출과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공시 지침을 발표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이번 지침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FTX가 파산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FTX는 창업자 겸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가 설립한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에 고객 자금을 대출한 뒤 한 달 전 파산을 신청했다. FTX의 파산 신청으로 10만 명이 넘는 고객들이 피해를 입었다.
뱅크먼-프리드는 이와 관련,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 법조계에서는 사기죄가 성립할 경우 최대 종신형까지 받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는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범죄 입증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SEC의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위원장은 위원회가 암호화폐 회사들이 고객 자금을 오용하는 사태를 막지 못했다고 비난하는 데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겐슬러는 또한 상장회사나 기관들이 새로운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SEC는 더 많은 집행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지침에 따르면, 기업들은 암호화폐 보유뿐만 아니라, FTX 파산 및 기타 암호화폐에 대한 위험 노출 등을 회사의 공시 서류에 포함시켜야 한다. FTX의 파산 신청은 회사에 100만 명 이상의 채권자가 있음을 나타낸다.
SEC의 기업 재무 부서는 1933년 증권법과 1934년 증권거래법에 따라 수행된 조사 결과를 선별적으로 검토한 후 샘플 서한을 개발했다. 이는 기업들에 대해 "추가적인 중요한 정보가 있다면, 상황에 비추어 필요한 진술을 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개발된 서한에서 제안된 항목은 보고하는 회사에 FTX 파산과 그에 따른 영향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회사의 사업, 재무 상태, 고객 및 거래처에 영향을 미쳤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설명할 것을 요구한다.
의무화된 보고는 또 "암호화폐의 과도한 상환, 인출 또는 인출 중단으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중요한 위험"에 대한 설명도 요청하고 있다. 회사의 경영상 위험의 정도를 파악하고 정량화하기 위함이라는 SEC의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