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암호화폐 시장의 겨울은 더욱 추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의 위기가 잇따르고 있으며 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재무위기가 보도된 암호화폐 거래소 FTX에 경쟁사인 바이낸스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가 하루 만에 철회해 암호화폐 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져 들었다고 CNBC, 포브스 등 유력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바이낸스의 자오 창펑 CEO(통칭 CZ)는 샘 뱅크먼 프리드가 이끄는 FTX에 심각한 유동성 압박이 일어나자 FTX를 인수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했지만, 기업실사 하루만에 인수를 철회했다.
FTX는 바이낸스에 도움을 요청했고, 174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CZ는 이에 대해 긍정 신호를 보냄으로써 암호화폐 시장을 안정시켰다. CZ는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LOI(기본합의서)에 서명하고 FTX를 인수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겠다고 발표했다. 기본합의서는 법적인 구속력이 전혀 없다.
뱅크먼 프리드의 FTX는 암호화폐 업계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은 기업 중 하나였다. 2019년 설립돼 1년 만에 1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넘어서면서 유니콘 지위에 올랐다. 그러나 FTX의 위기는 암호화폐 시장을 폭락시켰고 비트코인은 8일 11% 급락해 1만8300달러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11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인 6만8000달러에서 약 75% 폭락했다. 시가총액 2위인 암호화폐 이더리움도 지난 8일 16% 하락했다.
FTX의 자체 암호화폐 FTT는 79%나 급락해 3월 140억 달러이던 시가총액이 불과 10억 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영향은 상장사에도 번졌고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기술기업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가도 각각 10% 이상 하락했다.
자오 창펑이 FTX를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은 급반등했고, 일시적이나마 모처럼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하루만에 뒤집히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졌고 가격은 다시 급락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FTX 고객은 8일 이른 아침까지의 72시간에 60억 달러 상당의 FTT의 인출을 신청했다. 뱅크먼 프리드는 8일 트윗에서 "모든 자산이 보존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결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약속은 바이낸스와의 거래 무산과 함께 지켜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뱅크먼 프리드는 FTX와 동시에 트레이딩 기업 알라메다 리서치를 보유하고 있다. 암호화폐 미디어 코인데스크는 알라메다 자산의 대부분이 FTX가 발행한 FTT로 구성돼 있다고 보도해 FTT의 운명에 따라 생사가 좌우된다. 알라메다의 재무 내용은 경영 파탄으로 끝난 암호화폐 대부 대기업 셀시우스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CZ도 바이낸스가 보유한 FTT를 모두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30세인 뱅크먼 프리드는 최근까지만 해도 암호화폐 시장의 ‘백마 탄 기사’였다. 지난 7월만 해도 어려움을 겪었던 암호화폐 관련 대부업체 블록파이를 6억 5000만 달러에 인수했고, 6월에는 암호화폐 브로커 보이저디지탈을 2억 달러 대출 한도로 구제했었다.
FTX의 위기는 뱅크먼 프리드의 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마저 있다. 개인적으로는 수십억 달러를 보유한 부자지만 많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그로 인해 타격을 입게 됐다. 뱅크먼 프리드는 암호화폐 시장을 견인할 미래 기대주였다.
뱅크먼 프리드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최대 후원자 중 한 명이며,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3990만 달러를 기부했다. 그는 미국 개인 정치기부자 명단 상위 10명 중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