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설립한 기후 기술 투자 회사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EV)가 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사람 및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라고 CNBC가 보도했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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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V는 지난 2017년 설립, 그해 말에 첫 투자를 집행한 이후 주로 기후 변화 완화, 대표적으로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및 메탄 발생을 줄이고 포집하며, 대체 에너지 개발에 초점을 맞춘 100여 개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했다.

BEV는 투자 영역을 확대, 덥고 습한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솔루션을 구축하는 기업으로 투자 대상을 넓힐 것이라고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서밋에서 밝혔다. 미국 서부 해안의 폭염과 가뭄, 동부 지구에서의 폭풍우와 해일 등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툰은 또한 담수화 기술을 포함해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에도 투자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특정 지역에서의 홍수가 심각한 기후 변화의 재해로 부상했지만, 이는 물 부족을 해결해 주지 못한다. 식수를 포함해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은 가공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빈곤 지역에서의 물 부족은 재난 수준으로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에서 소비하는 과일과 야채의 절반을 공급하는 캐리포니아 센트럴 밸리에서는 현재 식물 재배를 위해 공급하는 물조차 부족하다. 우물에서 퍼올리는 물은 신선하지 않다. 콜로라도 강은 마르고 있으며, 식수마저 제한해야 할 상황까지 우려하고 있다.

BEV 투자 위원회의 멤버인 에릭 툰은 회의 참석자들에게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이다. 지금의 기후 현실은 ‘배는 너무 큰데, 조종하기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과학고문을 지낸 존 홀드렌 하버드대 연구교수의 말을 인용해 "우리는 기본적으로 완화, 적응, 고통이라는 세 가지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툰은 그러면서 “완화는 충분히 빨리 일어나지 않을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야 할 일이고, 고통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우리가 지금 할 일은 ‘적응’이라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BEV의 핵심 투자는 ‘완화’ 부문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 포트폴리오의 일부로서 적응, 즉 온실가스와 지구 온난화의 심각한 결과에 적응하면서 이를 풀어가는 투자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마이클 로버츠 BEV 투자위원장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모든 기술은 즉시 대체될 수 있지만, 이미 대기 중에 방출된 이산화탄소나 메탄과 같은 온실가스를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가 정상화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무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 변화를 사람이 발목을 다친 상황에 비유했다. 다친 후 취해야 할 첫 번째 조치는 고통을 줄이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다친 발목을 안정시켜 치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다친 발목이 치유되는 동안 돌아다니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후 변화에서의 적응은 세 번째 조치에 해당된다. 즉, 피해를 감수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예컨대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에 대응해 회복력과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BEV는 적응에 중점을 두면서 완화 및 적응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BEV는 이미 이 부문에서 투자 실적도 일궈냈다. 소스 글로벌(Source Global)이 주인공으로 이 회사의 하이드로 패널은 태양광 패널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이 패널은 햇빛을 받아 에너지로 바꾸는 대신 햇빛과 공기를 이용해 물을 생산한다. 하이드로 패널은 기술도 독창적이며, 물을 수송할 필요가 없어 탄소 배출량도 비례해 줄어든다. 폭풍이 와서 도시의 인프라를 파괴해도 우수한 회복력을 발휘한다.

BEV를 비롯한 많은 벤처 투자기관과 금융기관들은 화석연료 부문 투자를 중단하고 ESG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기후 변화를 완화시키는 동시에 이에 적응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게 큰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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