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최악의 폭염과 건조한 날씨를 겪고 있는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주 등 미국 서부에서 여러 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한 가지 좋은 소식은 미국이 최근 통과한 인플레이션 억제법에 따라 산불 진화 활동 및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예산이 편성된 것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산림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산림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법에 따라 미 정부는 온실가스를 흡수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자연의 무기’ 산림을 구하려 하고 있다. 새로 통과된 법은 또 도시지역을 시원하게 유지하기 위한 나무 캐노피를 만들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자 한다. ‘나무 살리기’는 정부 등 공공기관과 더불어 전 세계 기업들도 동참하고 있다며 빌 게이츠의 사례를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기후 재앙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의 저자인 빌 게이츠는 “사람이 나무를 베는 것은 사람이 악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무를 베어서 얻는 대가가 나무를 남겨서 얻는 대가보다 클 경우다. 산림을 유지하는 국가에게 보상하거나, 특정 지역을 보호하기 위한 규칙을 도입하거나, 농촌 지역에 다양한 경제적 기회를 주고 살아남기 위해 천연자원을 채취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 정치적 및 경제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게이츠가 제안하는 해결책은 이미 존재한다. REDD+(레드 플러스)가 바로 그것. 이는 산림을 유지하는 나라에게 보상하는 제도다. 파리협정으로 2015년에 이 제도가 채택됐다. 각국 정부는 자국의 산림을 감독·감시한다. 그리고 다른 나라나 기업에 탄소 크레딧을 판다. 숲을 훼손해 목재를 얻거나 농업으로 전용하지 않아도 된다.

유엔은 기온 상승과 토지 패턴 변화가 산불 및 대기오염 증가로 이어진다고 보고했다.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와 가뭄의 장기화를 초래하고 산불을 발생시킨다. 6대륙의 50명의 학자들은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위험한 산불 위험이 금세기 말까지 57% 증가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인플레이션 억제법은 산림보전과 지속가능한 임업을 위해 약 50억 달러를 출연한다. 도시에서의 나무 캐노피에 15억 달러를 투입한다. 사유지 소유자가 소유지를 관리하고 야생생물의 서식지인 산림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4억 5000만 달러를 지원한다. 듀크대 연구에 따르면 더위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1만 2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지난해 산불로 1만 평방km의 땅이 소실됐다. 규제당국은 2억 3100만 개의 탄소 크레딧을 발행해 기업이 탄소 중립 정책에 부응할 수 있도록 했다. BP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들이 이 크레딧을 구입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 이후 산림 화재로 많은 나무가 사라졌다. 이 때문에 570만~68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됐다고 미 비영리 공익법인 카본플랜은 지적한다.

미 국립소방센터에서는 산림화재를 최소 0.4평방km의 나무 또는 1.2평방km의 초지를 파괴하는 대규모 불길로 정의하고 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지난해 세계 회의(COP26)에서 참여 국가들은 2030년까지 산림 파괴를 중단하고 복원하기로 약속했다. 그 이면에는 200억 달러에 달하는 민관 이해관계자의 직접적인 기부가 있었다. 여기에 탄소 크레딧의 구입은 국내외에서의 탄소제로 목표 달성에도 불가결하다.

열대우림 국가들은 땅을 자연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1000억 달러를 필요로 한다. 탄소 크레딧 시장을 통해 그 자금의 일부를 조달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도이체방크, BNP파리바, 애플, 구글, 메타, 제너럴모터스, 월마트 등 유수의 기업들은 최근 기후 대응에 적극적이다. 이들은 탄소 크레딧을 대량 구매할 수 있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억제법은 기후변화 대응의 계기는 되겠으나 한정적이며 대응책의 일부일 뿐이다. 그렇기에 빌 게이츠의 목소리에 무게감이 더한다. 게이츠의 말은 전 세계의 통일된 행동을 촉구할 수 있는 힘이 실려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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