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재택근무나 교육 등 온라인으로 수행하는 일들이 오프라인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여러 부문에서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통계적인 증거는 드물다. 반대되는 주장의 목소리도 높다. 이들은 재택근무로 인해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졌고 워라벨을 실현할 수 있어 적극 권장할 일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여러 기업들이 영구적인 원격 또는 재택근무를 시행할 방침이기도 하다.

줌을 이용한 온라인 회의 장면. 사진=줌
줌을 이용한 온라인 회의 장면. 사진=줌

그런 가운데 온라인 수업이 학생들의 학력을 저하시킨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미국 국가 교육 기구 국가교육향상평가기관(NAEP)이 발표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 대면 수업의 감소로 9세 아동의 수학 점수가 사상 처음으로 떨어졌으며, 특히 읽기 점수는 199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대면 수업의 감소가 학력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명쾌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개연성을 보여줄 뿐이다. 그러나 공적 기관이 이같이 진단했다는 점은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NAEP 분석 결과, 점수 하락 폭은 성적이 하위권인 학생일수록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인 2020~2022년, 성적 상위 10% 학생의 수학과 읽기 점수 저하는 각각 3%포인트였다. 반면 성적이 하위 10% 권에 포함된 학생의 점수는 각각 12%포인트와 10%포인트 떨어졌다.

지역별로 하락세가 가장 작았던 곳은 미국 서해안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이었다. 이들의 읽기 점수는 1%포인트, 수학 점수는 5%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반면 북동부와 중서부 학생들은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또 도심, 도시 외곽, 농촌 등 지정학적 위치별로도 점수 변화에 차이가 있었다.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학력 저하가 두드러졌다. NAEP 분석팀은 학교 교육에서의 기술 활용과 학업 지원 접근 가능성 등이 이 격차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적이 상위권인 아동은 하위권의 아동에 비해 컴퓨터 보유, 고속인터넷 연결, 조용한 학습장소, 학습을 도와주는 교사 접근성 면에서 더 유리한 상황이었다. 미국의 경우 농촌 등 소외 지역으로 갈수록 컴퓨터 보유 또는 인터넷 접속이 어렵다.

인종별로는 흑인, 히스패닉계 아동의 성적 하락이 가장 심했고 아시아계 아동은 변화가 적었다. 교육 부문에서의 인종적 불평등 보다는 소득 수준이나 거주지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NAEP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2년 사이 원격학습을 진행한 9세 아동 비율은 70%에 달했다. 이 해는 아동 대부분이 대면 사업을 받지 못하거나 대면 및 원격 하이브리드형 수업으로 이행한 2년째 해였다.

코로나19 관련 봉쇄가 미국 전역에서 실시된 2020년 3월부터 초등학교 교사와 학교 관계자들은 1~2주의 단기간 동안 완전히 새로운 교육의 스타일로 전환해야 했다.

한편 하버드대 조사에 따르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빈곤율이 높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으로, 빈곤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계층이 다니는 학교 학생보다 원격수업을 받는 기간이 약 5.5주 길었다고 한다. 원격수업 기간이 가장 길었던 곳은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켄터키, 버지니아주였다. 브루킹스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 인력 부족과 장기간에 걸친 학생 결석은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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