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의 급락은 암호화폐 부정론자들의 입김을 강화시켰다. 투자의 귀재라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이 대표적이며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도 그 안에 든다.

빌 게이츠. 사진=유튜브
빌 게이츠. 사진=유튜브

빌 게이츠는 암호화폐 시장의 초창기에는 부정적이었다가 비트코인 시세가 4만 달러 이상으로 폭등하면서 다소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듯했다. 이는 부정론자 대부분이 그랬다. 현실을 인정하는 듯한 분위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붕괴와 함께 다시 회의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게이츠는 1250억 달러(약 150조 원)의 자산을 보유한 세계 4위의 억만장자다. 게이츠는 미국의 소셜 뉴스 부문 최대의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Reddit)의 AMA(Ask Me Anything: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세션에 출현해 암호화폐에 대한 그의 생각을 밝혔다. 이에 대한 소식은 포브스지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게이츠는 레딧에서 "무엇보다 나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어떠한 디지털 통화도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단언했다.

게이츠는 이 자리에서 “나는 가치 있는 아웃풋을 내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좋아한다. 기업의 가치는 얼마나 뛰어난 제품을 만드느냐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의 가치는 다른 누군가가 결정할 뿐이며 따라서 다른 투자처럼 사회에 기여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암호화폐에 내재가치가 없기 때문에 통화 수단으로는 부적절하며 상품 거래 결제 수단으로서도 자리를 잡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은 항상 있어 왔다. 게이츠의 발언은 이를 다시 확인해 준 셈이다.

게이츠는 오래전부터 비트코인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지난 2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비트코인의 열광에 빠져드는 일반 투자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었다. 그 당시에는 비트코인이 다시 살아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낙관론이 지배하고, 큰손이 아닌 일반 개인투자자까지 암화화폐 투자에 가담하기 시작할 때였다.

그의 우려는 지금에 와서 정곡을 찌른 정답이 됐다. 지난주에는 스테이블 코인(달러 가치에 연동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코인으로 평가됨)인 테라USD(TerraUSD)가 폭락하면서 다른 디지털 통화까지 크게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월 초에 비해 무려 27% 하락했으며 이더리움도 같은 기간 36% 하락했다.

게이츠는 “일론 머스크보다 가진 돈이 적다면 조심하라”고 말했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는 세계 최고의 갑부다. 게이츠의 이야기는 비유적인 것으로, 그 만큼 암호화폐 투자에 보수적이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게이츠는 이번 AMA에서 그 밖에도 폭넓은 이슈를 언급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펴졌던 음모론인 ‘빌 게이츠가 백신으로 사람들의 몸에 마이크로칩을 심어 추적하려 한다’는 소문에 대해 질문 받고 이를 공식 부인했다.

세금에 대한 그의 생각도 밝혔다. 억만장자들은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게이츠는 다만 일반적인 세율이 너무 높으면 세금 탈루가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계세율을 60% 이상으로 하면 더 복잡한 회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다만 캐피털게인(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 세율이 통상 소득세율보다 낮 은 것은 현실적으로 이상하다. 그런 구조를 취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고 게이츠는 말했다.

레딧에서 진행된 이번 세션에서 게시판에 모인 사람들은 게이츠에게 게임스톱과 같은 밈 주식 투자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밈 주식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소문에 기반해 인기를 끄는 주식들로 주식의 내재 가치와 별개로 시세가 움직이는 주식을 말한다. 이에 대해서도 게이츠는 "나는 게임스톱과 같은 밈 주식은 장기든 단기든 투자한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