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 출혈경쟁 방지 수단 역할 기대

[아이티데일리]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의 숙원인 ‘SW 제값받기’는 여전히 해결이 어려워 보이는 해묵은 문제다. 특히 SW산업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공공부문이 예산 절감이라는 이유를 앞세워 SW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업계는 계속해서 불만을 제기해왔다.

기재부 예산 심사를 거치며 사업비가 일부 삭감되고, 입찰 등을 포함하는 사업 진행 과정에서 20%가 다시 줄어들게 돼 결국에는 처음 예산의 70% 수준까지 사업비가 떨어지게 되는 문제에 대해 SW기업들은 “출혈경쟁으로 수익이 거의 없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한다.

현재 기술점수 90점, 가격점수 10점으로 구성된 평가점수에서 가격점수 10점 만점을 받으려면 80%까지 가격을 낮춰 제안해야 한다. SW기업들은 바로 이 입찰 하한가 제도 때문에 출혈경쟁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최근 기재부에 입찰 하한가를 90%로 상향할 것을 건의했다. 한 SW기업 임원은 “최근 개발자 임금을 비롯한 전반적 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입찰 하한가를 90%로 올리는 조치가 이뤄진다면 SW기업들의 사정이 조금이나마 나아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물론 가격점수의 중요성을 줄여 출혈경쟁을 방지하고자 기술점수에 대한 차등점수제가 지난해부터 소프트웨어 부문에 도입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 차등점수제를 시행하는 경우는 전체 사업 대비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아직까지 차등점수제 도입에 대한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는 데다, 현실적으로 차등점수제의 도입이 발주기관의 재량에 맡겨져 있기에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장 입찰 하한가를 90%로 올리는 것이 보다 효과적으로 출혈경쟁을 방지할 수 있는 유효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SW업계가 차등점수제 도입의 모범으로 삼은 방위사업청 역시 차등점수제 도입과 함께 입찰 하한가를 95%까지 올리는 조치를 병행해왔다는 점에서 이러한 의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향후 수십 년간 국가 성장을 주도할 주요 산업 중 하나로 꼽히는 SW산업이 수십 년간의 묵은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가 이번 건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결단해주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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