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외산 업체들 간 경쟁 치열

[아이티데일리] 2002년 대기업들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구축이 상당수 완료되면서 ERP 공급업체들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시장공략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오라클, SAP코리아, SSA GT 코리아 등 외산 ERP 업체들과 소프트파워, 영림원, 한국하이네트 등 국산 ERP 업체들 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해외 ERP 업체들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

한국오라클은 2001년 중견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선보인 ‘오라클 패스트포워드(FastForward, FF)’ 솔루션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적용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기업 내부에 직접 ERP를 구축하는 방식과 ASP 형태로 제공되는 ‘오라클 FF’ 제품군에는 △벤처 기업들을 위한 ‘오라클 FF 파이낸셜’ △유통과 물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오라클 FF 디스트리뷰션’ △제조 업체를 위한 ‘오라클 FF 매뉴팩처링’ △화학과 철강 업종에 적합한 ‘오라클 FF 프로세스 매뉴팩처링’ 등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었다.

2001년 주요 업체별 ERP 시장 점유율 (출처: 컴퓨터월드, 2002년 3월호)
2001년 주요 업체별 ERP 시장 점유율 (출처: 컴퓨터월드, 2002년 3월호)

제품과 사용자 수에 따라 2억 원에서 10억 원의 예산으로 ERP 구축이 가능한 오라클 FF는 구축기간의 경우 최소 1개월에서 최대 3개월 이내에 도입할 수 있었다. 특히 업종별로 필요한 핵심 기능을 미리 정의해 놓은 만큼 시간과 비용상의 비효율적인 요소도 제거할 수 있었다.

당시 한글과컴퓨터, 전북대병원, 오리엔트공업 등이 오라클 FF를 적용하고 있었다. 한국오라클은 이들 중소·중견기업에 적용된 ERP의 성공 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중소·중견기업 시장에서의 자사 입지를 높이는 한편, 협력사를 통한 비즈니스 확대에도 힘쓸 계획을 갖고 있었다.

SAP코리아는 ‘얼라이언스 세일즈(Alliance Sales)’ 팀을 중심으로 산업별 전문성을 갖춘 15개 채널 파트너들을 통해 중소기업 비즈니스를 전개하던 후방 지원 역할에서 벗어나, 2002년부터는 SME(Small & Mid-range Enterprise) 사업부를 별도로 구성,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었다. 이와 관련해 당시 SAP코리아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도 SME는 매우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다”면서 “현재 mySAP.com은 유럽과 미국의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성공한 데 이어 국내 중견기업에서의 입지 역시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SAP코리아는 파트너사들을 산업별로 특화하는 한편, 각 산업 특성에 맞는 템플릿 작업을 통해 중소·중견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ERP 구축에 있어 관건으로 꼽힌 ‘효율적이고 신속한 구현’ 서비스를 통해 ERP 도입 기업들이 부가가치 경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조력한다는 방침이었다.

한국오라클이나 SAP코리아와는 달리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비즈니스를 꾸준히 진행했던 SSA GT 코리아는 2001년 정기영 상무이사를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연말부터 2002년 초에 걸쳐 채널 확보에 주력하고 있었다. 이는 그간 직접 영업(Direct Sales) 정책에 집중해 고객과의 접점이 부족했다는 반성에 따른 것이었다. SSA GT 코리아는 2002년 초를 기준으로 삼양데이타시스템, 제로원, 윈로지스 뉴톤보레알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조만간 국내 컨설팅사와의 제휴 계약을 체결해 2001년 선보인 ‘BPCS 8.0’ 버전의 영업 기회를 보다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기존 비즈니스 파트너였던 한국IBM과의 협력도 한층 긴밀하게 진행해 공동 마케팅을 강화하고, BPCS 협업 커머스, BPCS CRM 등 확장 ERP 수요도 촉진할 방침이었다.


국산 ERP 업체들, 시장 사수 총력

한편으로 이처럼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외산 업체들의 공략이 강화되자 국산 ERP 업체들도 ‘대기업 시장 진출’로 맞불을 놓거나 ‘제품 라인 확대와 영업망 확충’을 통해 시장 사수에 나섰다.

2001년 초 ETS 사업부를 신설하고 대기업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던 소프트파워는 2001년 말 시스템통합(SI)과 정보기술 방면에 특화된 인원들을 충원해 ETS 사업부를 대폭 강화하고 팀별 운영체제를 가동했으며, 컨설팅 전담 자회사인 ‘소프트파워컨설팅’과 산하 연구기관인 ‘정보지식연구소’의 인력도 보강했다. 또 황규선 사장을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한 것 역시 대기업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됐다. 하나로통신과 동서석유화학 등 업종별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한 소프트파워는 일단 대기업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었으며, 2002년에는 ‘탑엔터프라이즈’의 성공사례를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2001년을 본격적인 영업 원년으로 삼았다 할 수 있는 영림원소프트랩은 2002년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개해왔던 ERP와 전사적관계경영(ERM), 전략경영시스템(ESM)의 영업활동을 전국 권역으로 확대하고 지역적 특성과 기업 특성에 맞춘 컨설팅 및 영업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2002년 1월에는 부산상공회의소에 컨설턴트 양성과정을 개설하고 자사 제품인 ‘K-시스템’의 전문 컨설턴트 양성에 나섰으며, 이를 시작으로 각 지역별로 영업활동의 전초기지를 확보해 보다 적극적인 영업을 펼친다는 방침이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또한 업계에서 최초로 실시한 바 있던 ERP 체험대회를 업종별로 추진하는 한편, ERP와 ERM 세미나도 계최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2002년 자동차, 기계, 철강, 의류, 유통 등 각 업종별로 특화된 전략을 세워 전방위 영업활동에 주력하던 영림원소프트랩은 매출 12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2001년 제약업종 전문 ERP로 버티컬 시장을 선도한 한국하이네트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바탕으로 중소·중견기업 시장을 다각도로 공략한다는 계획이었다. 특히 2002년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며 이와 관련한 대규모 프로모션 등을 준비하면서 고객을 중심으로 하는 마케팅을 펼쳐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와 함께 2001년에 발판을 마련한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 대한 영업도 본격적으로 진행해 해외 사업 비중을 15%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었다.

2002년 업체동향

SAP “mySAP 테크놀로지로 통합 e비즈니스 선도”

포털, 웹서비스, 익스체인지 상호운영성 보장

SAP코리아는 본사 창립 30주년을 맞아 레스 헤이만 아태지역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2002년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출처: 컴퓨터월드, 2002년 3월호)
SAP코리아는 본사 창립 30주년을 맞아 레스 헤이만 아태지역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2002년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출처: 컴퓨터월드, 2002년 3월호)

2002년 창립 30주년을 맞게 된 독일 소프트웨어 회사 SAP AG의 국내 지사 SAP코리아는 개방형 표준 기반의 인프라 ‘mySAP 테크놀로지’를 토대로 2002년 진정한 협력형 통합 e비즈니스를 이끌어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협력사업을 촉진하기 위한 SAP의 mySAP 테크놀로지는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 익스체인지 및 통합 인프라, 포털 등 3가지로 구성된 협업 솔루션이라고 소개됐다. 특히 SAP는 이러한 3가지 요소 모두 다른 업체 기술과의 호환성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포털의 경우 설치된 기반 기술에 관계 없이 다른 포털과의 상호 운영성을 보장하며,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와 익스체인지에서도 동일한 상호 운영성이 보장된다는 것이었다.

SAP코리아는 이를 위해 글로벌 전략 영역인 CRM, SCM, PLM, 익스체인지, 포털 등 다섯 가지 분야에 대한 공격적 영업을 펼치는 한편 상대적으로 적은 위험 요소를 가진 사업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SAP의 최대 고객 행사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파이어’가 부산에서 개최되는 만큼, 국내 파트너들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프로모션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었다.

한편으로 SAP는 2001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의 9%를 차지한 데다, 이후 중국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면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태지역에 대한 본사 차원의 투자도 대폭 늘릴 것이라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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