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코테크 윤재성 대표

[아이티데일리] 위코테크는 수질 환경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수질측정 장비 전문기업이다. 하수처리시설의 수질 모니터링과 수처리 공정관리를 위해 다양한 제품을 자체 개발해 공급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며 중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AI와 빅데이터 전문기업 위세아이텍과 협력해, 기존 수질 모니터링 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최적화된 하수처리 공정관리가 가능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수처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위코테크 윤재성 대표를 만나봤다.

위코테크 윤재성 대표

AI 기술 활용한 ‘스마트 수처리’ 실현

국내에서는 물환경보전법에 따라 일정 이상의 폐수를 배출하는 시설이 하수처리장을 갖추도록 강제하고 있다. 만약 해당 시설에서 방류되는 폐수가 물환경보전법이 명시하는 수질기준이나 허용기준을 초과해 오염물질을 배출할 경우 배출부과금을 납부해야 한다. 환경부는 이러한 체계가 합리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수질오염물질 배출시설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한 수질원격감시체계(TMS, Tele Monitoring System)를 운영하고 있다.

폐수배출시설은 배출량에 따라 제1종 사업장부터 제5종 사업장까지 구분되는데, 수질TMS가 적용되는 것은 하루 폐수 배출량이 200㎥ 이상인 제3종 사업장부터다. 이들은 수질자동측정기기, 적산전력계, 적산유량계 등 방류수 수질 모니터링이 가능한 장비를 자체적으로 갖추고 운영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 수질TMS 적용 대상 사업장은 약 1,200여 개소로, 환경부가 수질TMS 적용 대상을 제4~5종 사업장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위코테크는 2015년 설립된 수질측정 장비 전문기업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수질 환경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윤재성 대표를 중심으로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엔지니어들이 모여 함께 설립했다. 많은 경쟁사들이 해외 수질측정 장비를 들여와서 국내 실정에 맞게 일부 수정해 비즈니스를 펼치는 반면, 위코테크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질측정 장비를 자체 개발하고 전 부품의 99% 이상을 국산화해 비용 절감과 뛰어난 유지관리 서비스를 실현했다. 이를 통해 업계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질측정 장비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는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해외 시장에도 눈을 돌려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 자사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최근 위코테크는 AI 및 빅데이터 전문기업 위세아이텍과 함께 ‘스마트 수처리 공정관리를 위한 AI 솔루션 개발’ 사업을 진행했다. 해당 사업은 위코테크가 보유한 수질측정 장비에 위세아이텍의 AI 개발 플랫폼 ‘와이즈프로핏(WiseProphet)’을 탑재해, 번거로운 수질 측정 과정을 자동화하고 방류 수질을 예측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솔루션 소개> 위세아이텍 ‘와이즈프로핏(WiseProphet)’

와이즈프로핏은 오토ML(AutoML) 기반의 AI 개발 플랫폼이다. 코딩이나 머신러닝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사용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머신러닝을 위한 모든 과정을 간소화해 제공한다. 직관적인 GUI에서 약 30여 종의 풍부한 알고리즘을 마우스 드래그&드롭만으로 적용해 고성능의 맞춤형 머신러닝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위세아이텍의 AI 개발 플랫폼 ‘와이즈프로핏’
위세아이텍의 AI 개발 플랫폼 ‘와이즈프로핏’

특히 AI의 예측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특성(feature)을 추출하고 최적화하는 피처 엔지니어링(feature engineering)이 필요하다. 와이즈프로핏은 데이터의 중요도나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피처를 생성하고, 데이터 변환‧정제‧스케일링 등 공학적인 변환 프로세스로 피처 개선을 지원하며, AI 학습에 유리한 피처를 추출하고 선택하는 전 과정을 자동화해 제공한다. 이를 통해 비전문가도 머신러닝을 위한 데이터셋을 손쉽게 준비할 수 있다.

하이퍼 파라미터(Hyper-Prameter) 최적화 또한 자동으로 수행한다. 하이퍼 파라미터 최적화는 AI의 예측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 중 하나이지만, 모델 학습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면서 세부적으로 조정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사용자의 높은 역량이 요구된다. 와이즈프로핏은 이러한 과정을 자동화함으로써 머신러닝에 대한 접근성을 한층 더 높였다.

하수처리장에 폐수가 유입되면 단계별로 다양한 생물학적‧화학적 공정을 거친 후 방류된다. 기존의 수질 TMS 체계에서는 최종 방류구 단계에서만 자동측정기를 통한 측정이 진행되고, 유입 등 각 공정의 수질은 수동적으로 측정해 공정의 운영 상태를 확인한다. 따라서 각 공정의 수질 데이터를 확인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불명수 유입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대응이 어려워 법정 기준치를 초과한 방류수가 하천으로 흘러가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위코테크가 위세아이텍과 함께 개발한 AI 솔루션은 수처리 공정별로 수질과 관계된 데이터들을 수집 및 분석해, 최종적인 방류수의 수질을 예측한다. 이를 통해 수질 측정 장비의 분석 결과를 기다리지 않아도 대략적인 수질을 알 수 있으며, 오염도가 기준치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 방류를 보류하거나 추가적인 정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위코테크 윤재성 대표를 만나 스마트 수처리를 위한 AI 솔루션과 향후 비즈니스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방류수 수질 예측으로 공정 설계 최적화

Q. 현재 수질TMS에는 어떤 한계가 있나?

하수처리 공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먼저 하수가 유입되면 유입수질을 측정한 후 부유물의 1차 침전을 진행한다. 이후 생물반응조에서 몇 단계에 걸쳐 생물학적 처리를 수행하고 2차 침전지로 옮긴다. 2차 침전이 완료되면 화학적 처리를 수행한 다음 마지막으로 여과와 소독 과정을 거쳐 방류하게 된다. 현재 환경부에서는 방류수의 수질을 기준으로 수질TMS를 운영하고 있으며, 각 하수처리 사업장에 설치된 측정 장비가 방류수 수질을 측정해 환경부 산하의 관제센터로 전송한다. 만약 하수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방류수의 수질이 기준치를 넘는다면 상당한 부담금을 내야 한다.

문제는 방류수의 수질은 수질TMS를 통해 실시간 감시를 하는 반면에, 유입수의 수질은 하루에 한 번 채수를 해서 수분석하는 것으로 끝난다는 점이다. 또한 수질 분석 항목 자체가 많고 복잡한데다 화학적인 측정 방법이 필요한 항목들도 있어 평균적으로 항목 당 한 시간 정도는 소요되는데, 오전에 채수해서 수질 측정을 하더라도 결과는 오후가 돼서야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많은 하수처리장들이 유입수에 대해서는 하루에 한 번 정도만 제대로 된 수질 측정을 한다. 이런 방법으로는 유입수 수질의 변화에 맞춘 적정 수처리가 어려워, 방류수 수질기준이 초과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Q. 위세아이텍과의 협력을 통해 달라진 점은?

2020년 말부터 하수처리 공정 전체에 걸쳐 데이터를 수집해 방류 수질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자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AI 바우처 지원사업을 통해 위세아이텍과 만났고, ‘스마트 수처리 공정 관리를 위한 빅데이터 분석기반 AI 솔루션 도입’이라는 명칭으로 과제를 수행했다. 이번에 개발한 AI 솔루션의 가장 큰 목표는 방류 수질을 예측하는 것이다. 위세아이텍의 AI 개발 플랫폼 ‘와이즈프로핏’으로 하수처리장에서 수집한 다양한 데이터들을 학습시켜, 유입 수질과 수처리 공정 데이터를 입력하면 방류수 수질을 정확히 예측하는 AI를 개발했다.

기존에 하수처리 공정은 이론적인 수치나 근무자들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AI를 통해 방류수의 수질을 예측할 수 있다면 거기에 따라 하수처리 공정을 최적화할 수 있다. 가령 방류수의 COD(Chemical Oxygen Demand, 화학적산소요구량) 수치가 기준치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하수처리 과정에서 이를 낮출 수 있는 공정을 강화하거나 방류를 유보하고 재처리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기준치 이상의 오폐수를 그대로 방류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확보 방법은?

위코테크는 국내에서만 약 150개 이상의 하수처리 시설에 수질측정 장비를 공급해 운영 중에 있다. 또한 타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하수처리장 유지관리 사업도 펼치고 있어서 실제 현장에서 실전적인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중국 상해에 J하수처리장이라는 시설이 있는데, 그곳에서 우리의 스마트 수처리 솔루션에 관심을 갖고 많은 데이터를 제공해줬다. 위코테크는 이전에 중국 시장에 진출해 현지 하수처리 자동화 공정을 성공시킨 실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유입되는 폐수의 수질과 처리 공법에 따른 수질 변화, 날씨나 온도에 따른 변수 등 약 1년 치 데이터들을 보내줘서 AI 개발에 사용할 수 있었다. 그 데이터들을 가지고 위세아이텍과 함께 최적화된 AI 모델을 만들고 있으며, 이를 해당 하수처리장에 보내 실증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들에 접근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우리나라 환경부나 지자체에서는 수질관리를 매우 엄정하게 하고 있다. 옛날에는 하수처리장 근무자가 측정 장비를 조작해서 가짜 정보를 보내다 덜미를 잡히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중앙 관제센터에서 이런 시도를 사전에 잡아내는데다 불시점검도 빈번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수질이나 하수처리공법과 관련된 데이터의 신뢰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들은 쉽게 공개되지 않는데다, 일부 지자체와 사업을 수행할 때는 보안 각서까지 써야했을 정도로 단단히 숨겨져 있다. 정부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됐을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변수 대응 위한 AI 성능 고도화 지속 추진

Q. 제품 개발과 비즈니스 추진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위코테크는 중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COVID-19) 때문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현재 중국과 베트남은 상당한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에 있는 것보다 수백 배는 더 많은 하수처리장이 있는데, 운영 방법이 열악하고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정부 차원에서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라는 공시가 내려온 상태다. 앞서 얘기한 중국 상해 J하수처리장 역시 이러한 배경 하에서 우리가 개발한 스마트 수처리 솔루션에 많은 기대를 하고 데이터 등을 지원해준 것이다. 현재 해당 하수처리장에는 이미 우리의 일체형 측정기가 설치돼 있으며, 지능형 하수처리장 운영을 위한 설비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상해 신성하수처리장에 설치된 위코테크의 일체형 수질측정기
중국 상해 신성하수처리장에 설치된 위코테크의 일체형 수질측정기

베트남은 지난 2017년부터 우리나라의 수질TMS를 벤치마킹해 수질측정 장비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일일 방류량 1,000톤 이상, 올해부터는 500톤 이상의 하수처리장에는 해당 장비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때문에 수질측정 장비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다수 진출해 경쟁이 치열하기는 하지만, 체계 자체가 우리나라를 벤치마킹한 것인 만큼 우리 같은 국내 기업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이 같은 글로벌 진출 기회들이 코로나19 때문에 큰 타격을 받았다. 장비와 기술을 보낸다고 해도 결국 현지 환경을 고려해 조정하는 작업은 필요하다. 코로나19만 아니었으면 진작 몇 번씩은 다녀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올림픽을 앞두고 방역을 더욱 강화하고 있어서 올해에도 방문이 어려울 것 같다.


Q. 향후 제품 개발 및 비즈니스 로드맵은?

단기적으로는 우리 제품을 이용해 국내에 위치한 하수처리장이나 폐수처리장을 지능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지금 당장은 AI의 성능이 완전하지 않아서 2~3년 정도는 더 투자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하수처리장을 짓는 건설사들이나 시공사, 일부 대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며 접촉해오고 있기 때문에, 제품의 완성도만 높이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위세아이텍과 함께 개발한 AI는 이미 예상 방류 수질을 거의 정확히 맞추고 있다. 유입수질과 처리공정의 조건들을 입력하면 큰 오차 없이 방류 수질을 예측해낸다. 문제는 실제 현장에서는 하수처리장마다 주어진 조건들이 제각기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농지가 많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수와 제조공장이 많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성질이 완전히 다르다. 또한 하수처리 과정에서 생물학적‧화학적 공정을 사용하기 때문에 날씨나 온도의 변화에 따라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수처리장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조건에 맞춰서 적합한 처리공법을 사용해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하면 아직 AI 성능이 완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이번 AI 개발 사업을 통해 환경 분야에서 데이터와 AI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아직 국내에서는 환경 분야에서 AI와 같은 선진 IT 기술을 도입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위세아이텍의 협력을 얻어 AI 기술을 접목하면서 기존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들이 얼마든지 쉽게 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반대로 IT 업계에서도 환경 분야가 무궁무진한 시장으로 남아있으니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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