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제품에 대한 만성적인 선호 깨뜨려야

[아이티데일리] 위세아이텍, ‘고용·노동 DW 구축 사업’ 수주

IT 업계에서는 대개 거대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 특히 BI(Business Intelligence) 시장은 몇몇 글로벌 기업들이 활개치는 분야다.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를 통해 기업의 핵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만큼, 제품에 대한 신뢰성도 높아야 하고 성능과 기능도 충실히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BI 시장에서는 한동안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를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BI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약진이 돋보이고 있다. 공공시장과 민간시장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고 당당히 사업을 따내면서 스스로의 성장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기술적 역량이 떨어지는 대신 밀착형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공공사업의 기술 평가에서도 글로벌 기업보다 앞서는 사례가 생겨나면서 이같은 인식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머신러닝·빅데이터 전문기업 위세아이텍은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이 발주한 ‘고용·노동 DW 및 공동이용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을 거쳐 최종적으로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해당 사업은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국가일자리정보 플랫폼 및 일자리 포털 구축사업’의 일환이다. 고용노동부의 고용정보통합분석시스템(EIS)을 고용·노동 통합 국가일자리정보 플랫폼 기반으로 재구축하고, 해당 플랫폼에 추가된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분석하거나 시각화된 보고서로 만들 수 있도록 고용·노동 DW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고용정보통합분석시스템에서 사용되던 노후 장비들을 교체하고 신규 서비스에 필요한 인프라를 확충함으로써 향후 원활한 플랫폼 운영의 기초를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위세아이텍이 참여한 부분은 ‘고용·노동 DW 및 공동이용시스템 구축 사업’에 요구되는 OLAP(Online Analytical Processing) SW 제품 도입이다. 수주 금액은 SW 라이선스와 시스템 구축 비용을 더해 약 5억 8천만 원 상당이다.

기존에 해당 시스템은 글로벌 기업 A사의 제품으로 구축돼있었다. 특히 한국고용정보원은 관계자들 사이에서 ‘A사 텃밭’으로 인식될 만큼 핵심 시스템에 A사 제품을 다수 사용하고 있는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노후 제품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위세아이텍이 해당 시스템을 윈백(win back)하는 성과를 올린 것이다.

국가일자리정보 플랫폼 정보화 추진 이행 로드맵

쉽고 강력한 제품 앞세워 기술 평가 우위

특히 고무적인 것은 위세아이텍과 A사를 포함해 총 3개사가 참여한 기술 평가에서 A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이다. 이는 그동안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한수 아래로 평가받던 국내 기업들이 이제 상당한 기술적 역량을 갖추게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위세아이텍은 이번 사업에 자사의 다차원 분석 및 시각화 도구 ‘와이즈올랩(WISE OLAP)’을 공급했다. ‘와이즈올랩’은 데이터 분석에 대한 전문성이 낮은 사용자도 손쉽게 원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편리하고 직관적인 프로세스를 갖춘 게 특징이다. 사용자가 분석하고자 하는 목적과 데이터를 선택하고 드래그 앤 드롭 방식으로 표를 작성하기만 하면, 복잡한 매뉴얼을 공부하지 않고도 다차원 분석이나 비정형 데이터 분석, 리포팅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필요에 따라 수십여 종류의 차트와 그래프, 히스토그램, 트리맵 등 다양한 데이터 시각화 모델을 활용해 가시성을 높일 수 있으며, 통계 분석이나 핵심성과지표(KPI) 분석 등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들을 다수 갖추고 있어 활용 가치가 높다. 분석 결과를 손쉽게 팀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협업 기능은 물론, Excel(xls, xlsx), Word, Text, Html, CSV 형태로 다운로드해 필요한 업무에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한정된 IT 전문가가 아닌 다수의 사용자들이 분석 업무에 참여해 데이터의 활용성을 높이고자 할 경우 안성맞춤이다.

이번 고용정보원 사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위세아이텍 백승재 부장은 외산 제품 대비 사용법이 직관적이고 쉬우며, 국내 실정에 맞는 기능들을 다수 갖추고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글로벌 기업의 제품을 사용해온 시스템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제품으로 윈백한 것은 충분히 성장한 국내 SW기업들의 역량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것이다.

위세아이텍의 다차원 분석 및 시각화 도구 ‘와이즈올랩’
위세아이텍의 다차원 분석 및 시각화 도구 ‘와이즈올랩’

맹목적 선호 없는 공정한 경쟁 필요

이어서 위세아이텍은 약 2억 7천만 원 상당의 예산이 투입되는 고용정보원의 ‘일자리사업 평가분석시스템(EPAS) 구축 사업’에서도 글로벌 기업 2개사와 경쟁해 사업을 수주했다. 해당 사업은 신규 시스템을 구축하는 만큼 글로벌 기업 제품의 윈백 사례는 아니지만, 3개사가 참여한 기술 평가에서 ‘와이즈올랩’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국산 제품의 우수성을 재차 증명할 수 있었다. 백승재 부장은 “이번 사업에서는 참여한 기업들끼리 가격이나 벤치마크테스트 등에서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결국 당락을 결정한 것은 기술 점수로 드러난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SW업계에서는 여전히 남아있는 글로벌 기업 제품 선호에 대해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뛰어난 품질과 서비스 체계를 갖춘 국산 SW 제품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업에 대한 맹목적이고 만성적인 선호가 우수한 국내 SW기업들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과거보다 훨씬 향상됐는데, 여전히 시장에서는 국내 제품이 외산 제품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외산 제품에는 시스템과 사용자가 맞추고, 국산 제품은 시스템에 맞춰서 커스터마이징을 하는 게 당연하다는 편견이 있다”고 토로했다. 해당 관계자는 “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은 이전에 비하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비즈니스를 꾸려나가기에 방해가 되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위세아이텍 백승재 부장은 “고용정보원은 오랫동안 글로벌 기업의 제품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잘 할 수 있겠느냐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면 결과를 놓고 보면 우리 제품이 기술력에서 앞선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백승재 부장은 “기존 A사 제품에 익숙해져 있는 사용자들 중 일부는 ‘와이즈올랩’에 적응할 때까지 조금 불편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성능이나 기능 면에서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인 서비스 지원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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