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들, API 개방 경쟁 돌입…신 비즈니스 모델 창출 기대 커

포털사이트들이 앞다투어 오픈API(개방형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저마다 보다 진화된 인터넷 세상을 열겠다며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이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향한 포털사들의 제2라운드 경쟁으로 풀이된다.

오픈API는 네이버, 다음, 야후 등의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검색, 지도 등의 서비스를 여러 웹사이트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소스와 콘텐츠를 개방해놓은 것을 말한다. 가령 보다 세밀한 지도를 필요로 하는 부동산 사이트는 각 포털사이트가 개방해놓은 지도서비스를 끌어와 본 사이트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NHN), 다음(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해 하반기부터 위젯, 블로거뉴스 및 뉴스캐스트 등 자사의 서비스를 하나씩 열기 시작했다. 또 글로벌 기업인 구글과 야후 역시 오픈API를 실시하고 있는데, 시기로 본다면 국내 포털사이트보다 앞선다.

관련 업계에서도 올해 인터넷의 최대 이슈로 개방을 꼽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재보다 나은 인터넷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털사업자들이 이제까지 가둬놓았던 서비스를 개방함에 따라 여기에 참여하는 개발자들은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다음, 네이버, 야후, 마이크로소프트는 대학생,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오픈API를 활용한 웹 구성 대회 '매쉬업 경진대회'와 개발자 컨퍼런스를 진행하는 등 오픈API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포털사, 지도부터 검색까지 '오픈API' 다양 = 네이버, 다음, 야후 등 포털사이트가 개방하는 오픈API는 지도, 검색, 메일, UCC, 영화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으며, 각 사마다 동일하지는 않지만 대동소이하다. 특히 지도서비스의 경우 오픈API의 핵심으로서, 포털사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야후코리아 관계자는 "지도검색은 온라인에서만 가능한 다른 서비스와 달리 맛집, 부동산, 여행 등 오프라인 공간과 연계되기 때문에 온ㆍ오프라인 두 공간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와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각 사이트마다 자사의 특징이 담겨있는 서비스들을 개발자 지원사이트를 통해 열어놓고 있다.
이제까지 개방화에 가장 소극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네이버는 지식iN,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등의 콘텐츠API와 영화, 사전, 쇼핑 등의 데이터API, 지도API, 검색API 등을 개방했다. 뿐만 아니라 DB엔진, 인터넷 서버 관리 프로그램 등 각종 사이트 구동 프로그램 소스까지 개방하고 있어 개발자들의 사이트 개발을 보다 손쉽게 해주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오픈API가 사이트 구성에 들어가는 재료들이라면 네이버는 재료와 함께 게시판, DB엔진, 개발자용 글꼴까지 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그릇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역시 검색, UCC, 쇼핑 등의 API를 개방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최근 선보인 지도검색 서비스가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고화질의 항공사진 스카이뷰, 도로사진 로드뷰를 탑재하고 있는 다음의 지도서비스는 타 포털사들의 지도서비스와 차별화를 둘 수 있는 부분이다.

야후와 구글은 글로벌 기업이라는 장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실제 이들 기업은 국내보다 먼저 오픈API를 실시했기 때문에 개방하고 있는 서비스 또한 다양하다. 무엇보다 개발 언어가 영어로 돼 있어 개발자들에게는 글로벌 시장에까지 공략할 수 있는 공간과 재료를 제공해주고 있는 셈이다.

포털사들은 왜 오픈API를 하는가 = 오픈API는 혁신적인 웹사이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중요한 재료이다. 포털사이트의 오픈API를 통해 만들어진 혁신적인 웹사이트로 인해 이용률이 증가하면 이는 또 포털사이트에게도 돌아간다.

검색서비스의 경우 포털사이트가 가지고 있는 DB(데이터베이스)를 여러 웹사이트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역으로 포털사이트에도 DB가 쌓이게 되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오픈API는 웹 환경을 보다 풍성하게 하기 위함이다. 이제까지 국내 웹 환경은 포털사이트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오픈API를 통해 이용환경이 보다 넓어지고 자연히 콘텐츠량이 많아지게 되며, 새로운 서비스도 많이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둘러 기대할 부분은 아니지만 지도검색서비스와 같은 연동형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되면 이를 활용한 광고 형태도 창출될 수 있다는게 업계측이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오픈API는 포털사이트, 개발자, 광고주, 사용자 모두에게 이득을 주게되는 것이다.
야후 관계자는 "오픈API를 통해 포털사이트는 인지도의 확산 및 DB량의 확대, 개발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웹 구성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개발자들 역시 포털사이트의 콘텐츠, 서비스를 활용해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사이트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보다 나아지는 웹 환경은 사용자들에게도 이득을 주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물론 국내 오픈API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이용 환경 자체가 일반 사용자 전부가 아닌 개발자들에게만 맞춰져 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어 현재까지 큰 성과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웹환경이 개방화로 변하고 있음에 따라 다양한 새로운 웹환경에서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업계측은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국내 웹환경에 사용자들은 익숙해졌다. 사용자들은 익숙해지는 순간 지루해한다. 최근 싸이월드의 도토리 매출 감소 등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