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엘 온 소프트웨어'의 저자 조엘 스폴스키


▲ 2008 Daum-Lycos 개발자 컨퍼런스 "Blue-chips Product"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는 조엘 스폴스키



<조엘 온 소프트웨어>저자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조엘 스폴스키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22일 열린 '2008 Daum-Lycos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그는 "Blue-chips Product"란 주제를 통해 독창적이고 빼어난 제품은 기능보다는 미학, 행복, 문화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특히 조엘 스폴스키는 "개발자로서 자신의 일에 열정을 표현하는데 있어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문화가 1등 소프트웨어를 만드는데 필수 요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예일대 컴퓨터학과를 졸업한 조엘 스폴스키는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엑셀팀의 멤버로 VBA의 설계를 담당했고,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인 FogBugz를 개발한 FogCreek Software 창립자이기도 하다. 그의 저서 <조엘 온 소프트웨어>는 국내에 출간된 이후 IT개발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블로그 '조엘 온 소프트웨어'로 유명하다.

'2008 다음-라이코스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석한 조엘 스폴스키로부터 1등 소프트웨어의 조건은 무엇인지, 최고의 개발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들어봤다.

제품 완성도 확보했으면, 1등 가능한 시장을 공략하라

-오늘 강연을 통해 "1등 소프트웨어가 아니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2등, 3등도 존재한다. 1등은 어차피 하나 아닌가?


▲ <조엘 온 소프트웨어>저자 조엘 스폴스키



모두들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 때는 1등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모두가 1등이 될 수는 없다. 현재 시장에서 1등 제품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1등을 할 수 있는 시장을 찾아나서야 한다. 물론 1등이냐 아니냐는 비교대상이 될 수 없겠지만 제품의 완성도를 확보해야만 한다. MS의 익스플로러는 현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자들은 파이어폭스가 1등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페라의 경우도 비록 시장에서 1등을 차지하진 못했지만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에서 1등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 제품들은 1등이든 1등이 아니든 제품으로서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서 1등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로서 자신의 일에 열정을 표현하는데 있어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문화가 1등 소프트웨어를 만드는데 필수 요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굉장히 인상적인 것 같다. 그렇다면 개발자들이 열정을 표현하게 하는 조직문화는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나?

모든 개발자는 처음에는 열정적으로 시작한다. 이 열정을 어떻게 유지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조엘 온 소프트웨어에서 열정을 죽이는 10가지 방법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시간이 부족해서 버그를 만들거나, 개발자들을 지식노동자가 아니 단순노동으로 취급하는 문화가 개발자의 열정을 사라지게 한다. 또한 칭찬이 없는 문화도 개발자의 열정을 사라지게 한다. 이러한 요인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야 한다.

개발자에게는 어떤 환경이 좋은 환경인가?

개발자들에게는 물리적인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좋은 사람을 뽑기 위해서는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개발자들에게는 자신만의 넓은 공간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개발할 때는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전화를 받다가 다시 집중의 상태로 돌아가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주일 중에 개발자들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4시간 밖에 안 된다고 생각된다. 물로 이외의 시간에 놀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가급적이면 개발 업무 외에 불필요한 일은 피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중소기업들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가?

일이 왔을 때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 개발자라면 인터뷰 과정에서 과제를 제시하고 그 자리에서 해결해 보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전에 했던 프로젝트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FogCreek Software의 경우 한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 보통 100명에서 200명 정도의 면접을 보고 있다. 사람을 채용하는 데 신중함을 갖는다면 반드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제품을 만들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기업의 입장에서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보다 수익을 내는 게 더 중요해 보이는데. 두 가지 다 만족시킬 수 있는가?

모든 기업들이 이윤추구만을 위해 운영한다면 재미없을 것 같다. 반드시 기업의 첫 번째 목적이 이윤추구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Fog Creek이라는 회사를 운영하는 목적은 개발자가 일하고 싶은, 개발자의 열정이 표현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런 것을 다른 기업에게도 알려주고 싶다.

소프트웨어 제품에 사람들이 끌려 다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소비자들을 끌고 다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이 바로 소비자다. 소비자의 의견을 무시한다면 망할 수밖에 없다. 좋은 회사들은 소비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잘 반영시켜주는 회사다. 일부 대기업들이 이런 실수를 하고 있다면 만족할만한 다른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어떤 기업들이 유비보수를 잘못하고 있다면 중소기업들이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내 놓을 때 틈새시장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조엘 온 소프트웨어라는 블로그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너무도 유명해졌다. 많은 개발자들이 블로그를 찾고 있는데 소프트웨어 개발자들한테 조엘 온 소프트웨어는 어떤 가치가 있는가?

조엘 온 소프트웨어를 블로그라 생각해서 만든 건 아니다. 블로그나 도서를 통해 읽은 장문의 글들을 정리하기 위해 만들었다. 블로그를 만들 당시는 인터넷 접속환경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개발자들이 말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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