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을 이끌고 있는 A 사장의 경영철학이다. 얼핏 봐서는 그 의미를 파악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이 명제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쉽게 말해 몸으로 때우는 방식의 업무에 집중하지 말고 지식(Knowledge)을 활용하는 업무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즉 무조건 일을 열심히 하는 직원보다는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잠재된 고객 요구를 찾아내는 스마트한 인재가 SW 기업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SI 사업부터 시작해 이제는 솔루션 전문 벤더로 회사를 키워가고 있는 A 사장이 IT업계에서 겪은 산전수전이 이 말 속에 함축되어 있다. 국내 SW 기업들이 SI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가는 한 글로벌 SW 벤더로의 도약은 요원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 역시 비슷하게 이해된다.
문제는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에 걸 맞는 비즈니스 모델과 인력운영의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정보화 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국내기업들은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 외형은 정보화로 중무장하고 있지만 그 내부는 과거의 잣대로 인력을 운용한다면 정보화 취지는 물론 그 효과가 크게 감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보화 시대에 걸 맞는 인적자원 활용 패러다임은 무엇일까?

과거 산업화 시대의 핵심 논리는 분업이다. 그러나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분업은 협업 및 통합으로 대체되고 있다.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이나 전사자원관리(ERP)를 통해 팀이나 부서별로 존재하는 업무 장벽과 고립을 속속들이 부수고 있다.
업무 프로세스가 크게 달라짐에 따라 기업이 기업 내 인적자원에 요구하는 업무의 성격과 평가 역시 달라져야 할 것이다. 산업화 시대 업무의 주개념은 ‘피드백(feedback)’이라고 할 수 있다. 정해진 생산량 또는 업무량을 분업 등의 방법으로 최대한 빨리 달성해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 열심히 일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다.

그러나 이제는 ‘피드포워드(feedforward)’ 시대다. 정해진 목표 달성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전체 작업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위치와 비중을 정확히 인지하고 앞으로의 변화 예측과 적절한 대응 능력이 갖추어야하는 것이다. 기업은 이러한 인적자원 활용을 위한 프로세스를 구현해야 하고 이러한 기반 하에서 평가와 인력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 국내 IT 시장의 현황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IT 시스템 투자나 아웃소싱의 도입은 곧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진다. 비용절감을 위해 IT투자 및 아웃소싱을 추진했고, 이를 인력 감축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 하겠다는 의도이다. 일리가 있으며 그러한 요소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사람이 담당하던 업무를 IT 시스템으로 대체했기 때문에 잉여인력을 줄인다는 접근은 분명 산업화 시대의 논리라는 것이다. 미래 대응적인 접근이 아닌 산출된 결과물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IT 시스템과 연계하여 기존에 수행하지 못했던 심도 있는 분석, 또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체크하고 관리하는 업무가 추가되어야 정보화 시대 논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용절감에 혹하여 IT 투자 이후 가혹한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여전히 맷집으로 살아가는 방식인 것이다.
<이강욱 기자>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