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국내 시장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에 힘입은 리눅스 확산이 가속화 되는 추세이고, 리눅스 커널의 성능향상 주기가 빨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리눅스 기반의 로엔드 시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차기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확산될 리눅스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각 시스템 벤더를 중심으로 차기 하이엔드 서버 시장 확보의 초석이 될 로엔드 리눅스 시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한국썬은 이 시장을 방관만 하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썬은 리눅스에 대한 기술력이 전무한 상태이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썬이 1년 가까이 주력한 X86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X86 시장 확산이 한국썬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X86시장의 확산으로 화이트박스 제조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높은 운영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한국썬의 경우 화이트박스 업체들의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견뎌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하이엔드 서버시장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썬은 올해 초 스팍 프로세서를 72개나 장착한 썬파이어 E25K를 선보였고, 멀티쓰레드 기술력을 적용한 ‘쓰루풋 아키텍처’를 적용하는 등 하이엔드 시장 확보에 나섰지만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또한 근래 들어 인텔기반의 유닉스 플랫폼들이 하이엔드 시장을 잠식해 나가면서, 리스크 프로세서 서버제품군이 가격과 성능에서 밀리는 양상이 짙어졌다. 무엇보다 최근 강력한 고성능으로 무장한 IBM의 P시리즈가 시장에 출하되면서, 사실상 경쟁사들의 하이엔드 유닉스 제품군들이 더 이상 성능을 운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썬 측에서는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입장이며, 이 같은 해답을 솔라리스 OS에 기대하고 있다. 한국썬이 현재까지 선보인 유닉스 OS인 솔라리스는 이미 솔라리스9 버전까지 출시된 상황이며, 워크스테이션과 미드레인지 서버시장에 공급된 단순 수치만을 비교한다면 30%에 육박하는 1위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한국썬은 솔라릭스10의 소스를 오픈할 계획으로, 리눅스의 오픈소스 정책에 정면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또한 OS제품을 무상으로 공급하고, 고객이 원할 경우 유상의 지원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어서 사실상 리눅스와 동일한 라이선싱 구조로 가져갈 계획이다. 게다가 X86기반의 로앤드 시장에서는 리눅스와 유사한 수준에서 라이선싱을 받을 계획이며, 4웨이 서버 이상에서는 기존 리눅스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썬의 마케팅 총괄 김근 전무는 “현 시점의 리눅스가 기존의 유닉스 발전 모델을 답습할지는 아직 의문이지만, 그렇다고 시장에서 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한국썬의 경우 핵심 기술력인 솔라리스를 무상지원함으로써 재도약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한국썬과 AMD가 적략적 제휴를 통해 X86 시장으로 공동 대응하고 있지만, AMD의 프로세서가 범용 CPU이고, 사실상 경쟁사의 X86 시스템과 차별화를 꾀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위와 같은 한국썬의 움직임은 현시점에서 하드웨어 시장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OS시장만은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우선 현 시점에서 썬과 후지쯔는 ‘APM’이란 코드명으로 차기 스팍프로세서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한 상황이며, 더 나아가 ‘APM' 이후에 X86시장을 겨냥할 차기 저가 프로세서도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한국썬 측은 솔라리스 OS가 스팍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제작된 제품이므로, 기타 어느 프로세서보다 최적화된 환경을 지원할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차기 프로세서가 출시되기까지의 2년여 공백기간을 현 체제로 유지한다면, 시장에 확산된 솔라리스OS 점유율을 바탕으로 로앤드 시장과 하이엔드 시장을 동시에 마이그레이션 해 나갈 수 있다는 견해이다. 이같은 한국썬의 장기 비전은 로앤드 시장에서 솔라리스10이 확산됐다는 가정 하에 성공을 보장 받을 수 있다.
반대로 한국썬 측이 솔라리스10 기반의 OS 시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엔 하드웨어 시장과 OS 시장 양쪽 모두에서의 수익성을 포기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