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대표 토니 로메로)이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DS8000과 미드레인지 중상위 모델인 DS6000을 선보이고, 스토리지 시장에서의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한국IBM이 선보인 스토리지 신제품 2종의 가장 큰 특징은, 현 시점에서 단일 프로세서 당 최고의 성능을 내는 P-570 파워5 프로세서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한국IBM의 DS시리즈 출시는 2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제품 성능 면에서 전문 스토리지 벤더의 중대형 시스템과 직접적인 경쟁이 가능해졌고, IBM 내부적으로도 보다 탄탄한 제품 로드맵을 확립했다는 점이다.

스토리지의 시스템의 성능향상은 기타 IT분야의 기술발전 속도를 압도하고 있다. 올 상반기 한국EMC가 ‘EMC 시메트릭스 DMX-2’ 출시를 통해 하이엔드 제품군에서 100%이상의 성능향상을 보였다. 특히, 최근 들어 HDS코리아가 ‘태그마스토어 유니버셜 스토리지 플랫폼’을 발표해 스토리지 시장에서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언했다. 또한 한국HP는 HDS의 신제품을 발 빠르게 도입하면서, 사실상 중대형 스토리지 시장에서의 최상위 모델이 전부 물갈이된 상황이다.

현시점에서 한국IBM의 디스크 스토리지 상위 모델인 ESS샤크 시리즈로 이들 제품과 경쟁을 하기엔 성능 면에서 사실상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높은 성장률이 잠재된 미드레인지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대표 제품군을 갖추지 못했고, 스토리지 시장에서의 미미한 인지도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만 해결될 만큼 절실한 상황이다.

스토리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개선할 방법으로, 한국IBM 제시한 히든카드가 바로 파워5프로세서이다. 스토리지 제품군에 파워5 프로세서를 탑재함으로써, 스토리지 제품 성능과 인지도라는 두 가지 문제점을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의도이다.

한국IBM의 스토리지 사업본부 장태희 과장은 “IBM은 로앤드 모델인 DS300·400, 미드레인지 모델엔 DS4000 시리즈를 갖췄고, 하이엔드 모델인 DS6000·ESS샤크와 최상위 모델인 DS8000을 보유해 완벽한 제품로드맵을 형성했다”라며, “새롭게 선보인 DS6000과 DS8000은 향후 지속적으로 출시될 파워기반 스토리지의 시작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 과장은 “DS8000제품군은 2개의 파워5 프로세서를 탑재한 DS8100과, 4개의 파워 프로세서를 탑재한 DS8300이 있으며, 향후엔 8웨이 모델과 12웨이 스토리지 제품군까지 선보일 예정이다”라며 “신제품 스토리지 제품군은 IBM이 제공하는 서버 아키텍처의 장점과 스토리지 아키텍처의 장점을 결합해, 서버와 스토리지의 벽을 깼다는데 의의를 둔다”고 설명했다.

한국IBM의 신제품 DS6000의 경우 5TB 기준 시 경쟁사 모델에 비해 1/20의 공간만을 차지하고, 1/4의 전력을 소비한다. 총 224개의 HDD설치가 가능하며, 67.2TB의 물리적인 확장성을 제공한다. 반면 DS8000은 최대 640개의 HDD설치를 통해 192TB의 물리적이 확장성을 제공한다. 한국IBM의 스토리지 제품군은 파워프로세서의 가상화 엔진 기술력을 적용했고, 데이터 I/O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하지만, 파워5 프로세서가 가지는 높은 원가로 인해, 시장에서의 성공여부는 미지수인 상태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의 가격 하락폭은 최절정에 달한 상황이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하이엔드 스토리지의 경우 1TB당 1억원 선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스토리지 시장은 95%의 할인율이 일반화 됐고, 시스템만을 고려했을 때 1TB당 5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 선에 공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프로세서 당 크게는 천만원을 호가하는 파워5 프로세서가 다수 장착된 DS시리즈를 과연 한국IBM이 얼마에 공급할 수 있느냐? 하는 원론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 특히, 향후 출시 될 8웨이, 12웨이 모델의 경우 프로세스의 원가만 해도 경쟁사 스토리지 시스템의 가격 선을 넘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IBM의 장태희 과장은 “DS8000의 구매가 부담스러운 고객에게는 DS6000을 제시할 예정이며, DS6000역시 성능에서는 경쟁사 모델을 앞선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한 “신제품의 경우 한국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본사 차원의 전략적 가격에 공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남규 기자 ngkim@it-solutio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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