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기관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기다리며 HP 공격 마케팅은 ‘무시’

요즘 한국IBM은 시장조사기관들의 2007년 4분기 유닉스 서버 시장조사 결과에 대한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유닉스 시장에서 한국HP를 앞지르는 첫 공식적인 수치가 나올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한국IBM은 2007년 내내 자사의 유닉스 서버 제품인 시스템p의 실적 향상이 두드러졌으며, 국내 유닉스 최강자였던 한국HP '슈퍼돔'과의 격차를 전년대비 크게 좁혀왔기 때문이다.

한국IBM은 특히 지난 4분기에 시스템p의 실적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며, 시장에서 시스템p가 인정받고 있음을 과시하고자 한다. 올해 파워6 칩을 탑재한 제품 포트폴리오가 확장되면 시스템p가 국내 유닉스 시장에서 확실하게 선두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게 한국IBM의 기대다.

수퍼돔 견제 대상 메인프레임에서 시스템p로
한국IBM에 따르면, 시스템p의 작년 2분기 실적은 한국HP의 수퍼돔과 차이가 없고, 3분기에는 수퍼돔이 근소하게 시스템p를 앞섰다. 한국IBM은 작년 금융권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시스템p를 공급했다. 특히 대부분의 상호저축은행 차세대에서 공급권을 수주하며 한국썬, 한국HP를 윈백했다. 한국IBM은 "하나은행 차세대 수주 시 BMT 없이 공급권을 따냈다는 점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며, 각종 BMT에서 우수성이 입증됐다"는 게 자사 유닉스 기종의 확산비결이라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바람의 최대 수혜자인 한국HP는 2006년까지 유닉스 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으나 2007년 들어 한국IBM이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한국HP가 따돌려야할 최우선 대상은 메인프레임이 아닌 같은 유닉스 기종인 시스템p가 되버린 셈이다.

실제로 한국HP는 시스템p를 견제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등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시스템p의 성능 및 에너지 효율 등에 의구심을 유발할만한 자료를 만들어 발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서슴지 않고 있다.

시스템p의 프로세서 단에서의 성능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점을 착안해, "단일 프로세서 성능보다 통서버의 성능이 중요하다"는 게 한국HP의 주요 메시지다. 한국IBM은 "통서버 성능이든 프로세서 성능이든 우린 자신 있으니, 평가는 고객에게 맡길 것"이라며 한국HP의 공격에 대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p바람 기대"
한국IBM은 "지금 한국HP가 벌이고 있는 마케팅은 전형적인 2인자 마케팅으로, 과거 우리가 한국HP에 대응하던 때와 유사"하다며, "시스템p의 입지가 커졌다는 증거이므로, 한국HP의 공격이 한편으론 반갑다"며 여유어린 반응이다.

특히 한국IBM은 파워6 포트폴리오가 더 확장되면 서버 시장이 시스템p 위주로 지각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이른바 'p바람'이 불게 될 것이라는 기대다.

현재 한국IBM은 파워5 칩이 탑재된 하이엔드 서버 p595와 파워6칩이 들어간 미드레인지 서버 p570이 주력 제품인데, 한국HP의 공격 대상은 주로 이 제품들이다. 한국IBM은 올해 파워6 기반 하이엔드 서버를 출시할 예정인데, 이 제품이 바로 'p바람'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게 한국IBM의 설명이다.

한편 한국HP는 2007년 한국IBM과의 격차가 좁아진 것을 두고 "우리가 2007년에 못한 게 아니라 2006년에 비정상적으로 잘했던 것"이라며, "2008년에는 삼성전자 글로벌 ERP 수주 등으로 다시 예상을 뒤엎는 고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장담했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