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2년 남기고 ‘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통신업계의 지장이자 덕장으로 불리운 조정남(68) SK텔레콤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11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조 부회장은 최근 그룹에 사의를 표명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SK텔레콤 고문으로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퇴진한다고 밝혔다.


은퇴하는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



조 부회장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손길승 회장에게 사의를 표명해왔으나, 지난해 3월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 3년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재선임되는 등 '퇴진'의사가 번번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최회장을 비롯한 손 회장이 "그룹의 든든한 맏형으로 바람막이가 되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조 부회장의 사의표명은 임기가 2년 남은 상태여서 다소 의외일 수 있다. 여전히 건강을 유지하면서 왕성하게 대외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소 "이젠 쉬고 쉽다"는 말을 자주해왔고, 최근 외동아들이 결혼을 하는 등 강력하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부회장의 퇴임 절차는 3월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부회장은 전주고를 나와 지난 67년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한석유공사에 입사, 부장으로 있다가 SK그룹이 석유공사를 인수하면서 SK에너지의 전신인 유공으로 옮겨가 상무이사까지 역임하고 SK가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하면서 95년에 SKT로 옮겼다. 조 부회장은 SK텔레콤에서 세계 최초로 CDMA디지틀 이동전화 상용서비스가 정착되는데 앞장섰으며, 98년에는 사장을 거쳐 2000년부터 SK텔레콤 부회장을 맡아왔다.

한편, SK텔레콤은 조 부회장의 퇴진으로 공석이 될 부회장 자리는 최근 소사장제(CIC) 도입함에 따라 공석으로 남겨둘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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