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클라우드 업계 성장, ‘파스-타’ 성공에 달렸다

[아이티데일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주도로 개발된 국산 클라우드 플랫폼이 있다. 바로 ‘파스-타(PaaS-Ta)’다. 파스-타는 해외 벤더 중심의 클라우드 플랫폼 시장에서 국내 IT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다양한 국내 IaaS(서비스형 인프라)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의 개발, 운영, 유통 등 전주기를 지원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지난해에는 클라우드 파운드리(Cloud Foundry)와 쿠버네티스(Kubernetes)가 밀접하게 결합된 파스-타 5.0 버전이 시장에 출시되기도 했다.

① 단계적 고도화 절차 밟은 개방형 플랫폼 파스-타
② 물꼬 터진 파스-타, 확산이 성공의 핵심
③MSA 전환 및 상용화, 기술지원 등이 숙제

현재 국내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들은 파스-타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면서 성능을 고도화시키고, 안정성까지 높여 각자의 비즈니스에 활용한다면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파스-타에 대한 상용화 문제,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 전환 문제 등과 관련한 다양한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과연 파스-타가 향후 국내 IT 중소기업들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을지, 파스-타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MSA 전환, 상용화, 기술지원 등 숙제

파스-타는 개발에 참여한 소수 기업을 중심으로 개발됐고, 검증이 진행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파스-타는 역시나 비판의 목소리를 피할 수 없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문제는 MSA 전환과 파스-타 상용화 등이다.

MSA 전환의 측면에서 PaaS는 MSA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 MSA의 기반이 되거나, 뒷받침하는 역할이다. 즉, MSA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PaaS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스-타 역시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이러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기존의 모놀리식이라는 덩어리 형태의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를 파스-타를 활용해 MSA라는 쪼개진 형태로 바꿀 수 있냐는 것이다.

최근 정부의 수많은 기관들에서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이 발주되는 만큼, 차세대 시스템으로의 전환사업 역시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파스-타가 공공기관의 많은 사업에 기반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데, 이에 대해 파스-타로 MSA 형태의 아키텍처링이 가능한지에 대한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물론, 파스-타를 활용해 코어시스템이 아닌 비교적 덜 중요한 서비스들을 컨테이너로 옮기는 작업은 할 수는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서울특별시 공용자전거 ‘따릉이’다. 따릉이 전환 사업은 파스-타를 활용해 MSA로 전환한 사업인데, 이 사업은 코어시스템을 파스-타를 활용해 전환한 것이 아닌, 포털 서비스를 컨테이너에 실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비교적 규모가 작기에 수월한 전환 작업이 가능했다. 하지만 따릉이 사례 역시 코어시스템의 사례는 아니다. 그렇기에 코어시스템을 MSA로 전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목소리에 업계에서는 유명 프로그래머인 마틴 파울러가 만든 ‘스트랭글러 패턴’ 방식으로 MSA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스트랭글러 패턴 방식이란 한 번에 중요 시스템을 전환하는 것이 아닌, 비교적 덜 중요한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전환해 결국에는 핵심 시스템까지 전환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파스-타가 전환 사업에 적합하다기 보다는 구축 사업에 적합한 플랫폼이고, 이를 전환사업에 끼워 맞추려고 하니 어려운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음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바로 상용화 문제다. 많은 기업들이 파스-타를 자사의 비즈니스에 적용해 경쟁력을 높이려고 하고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상용화가 핵심이다. 비즈니스에 파스-타를 적용하는 방법은 2가지로, 하나는 파스-타를 상용화된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 그리고 파스-타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및 멀티 클라우드의 기반으로 구축하는 서비스하는 방법이다.

상용화 문제는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다. 파스-타는 2차 년도 5단계 사업의 결과물로, 기술 개발과 고도화가 막 끝난 클라우드 플랫폼을 상용화하는 것은 중소기업의 규모로는 힘들다. 즉, 국내 IT 업계의 가장 큰 문제인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기업에게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중소기업에서도 상용화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시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어느 정도 상용화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까지 파스-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답을 하듯 NIA에서는 기술지원센터를 올해 상반기 개소한다. 기술지원센터에는 파스-타로 전환하고자 하는 공기업을 NIA가 업체와 매칭시켜주는 사업과 파스-타의 상용화 지원, 파스-타 사용 기관의 기술 지원 등의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외에도, 사용자 중심의 편의 기능이 부족하다는 점과 SI 사업 내 파스-타 안정화와 고도화에 투입되는 예산이 편성되지 않는다는 점 등에 대한 지적이 있다.

이러한 몇 가지 문제 지적에도 파스-타는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플랫폼임에 틀림없다. 이전에 서버 OS라고 한다면 유닉스에서는 솔라리스가, PC OS는 MS의 윈도우가, 스마트폰은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 등이 대표했다. 그렇다면 과연 클라우드 플랫폼에서는 누가 시장을 주도할 것인가? 이에 글로벌 벤더에 맞서는 국산 클라우드 플랫폼 파스-타의 현 시점에서의 존재 가치는 확실하다. 다만, 비판의 목소리도 받아들이고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대처해나가야 파스-타가 더욱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 “향후 CaaS 부문 고도화가 플랫폼 생태계 흔들 것”
김훈 인프라닉스 부사장

▲ 김훈 인프라닉스 부사장


Q. 파스-타를 활용, 어떻게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있는지.

A. 인프라닉스가 파스-타를 활용하는 방법은 2가지다. 파스-타를 솔루션으로 개발해 제품으로 제공하는 방법과, 파스-타를 활용한 서비스로 제공하는 방법이다.

먼저 파스-타를 상용화한 제품을 개발했는데, 바로 ‘S-파스-타’다. ‘S-파스-타’의 경우 데브옵스를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공공기관이든 민간 기업이든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축해준다.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방법으로는, 멀티 클라우드를 위해 파스-타를 활용한다. 멀티 클라우드를 구축하기 위해 서로 다른 CSP의 클라우드에 호환성을 부여해야 하는데, 이 때 그 방법이 파스-타다. 서로 다른 인프라 위에서 공통의 플랫폼이 존재한다면 이 윗단에서 이뤄지는 작업은 호환성을 갖게 된다. 이를 위한 기반 작업이 각 사들과의 제휴인데, 인프라닉스는 국내 CSP인 KT와 NHN에 파스-타를 구축했고, NBP에는 현재 파스-타를 구축 중에 있다.


Q. 비즈니스 적용을 위한 필요조건은.

A. 오픈소스에 대한 기술 이해와 혁신 사례 발굴 등이다. 파스-타는 70여종의 오픈소스들로 이뤄져있어, 파스-타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70여종에 달하는 오픈소스의 기술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오픈소스를 자사의 비즈니스에 맞게 분석한 후 이를 솔루션으로 개발하거나 서비스화해서 제공해야 한다.


Q. 사례가 있다면.

인프라닉스는 파스-타를 제품화한 대표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공공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NIA의 ICT 클라우드 플랫폼 운영 환경 구축 사업과 부산시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 및 통합관리 환경 체계 마련, 광양시 4대 축제 대상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 제공 등 3가지 사례가 있다.

인프라닉스가 각 사업에서 수행했던 과제는 각각의 서비스 및 사업에 서비스 개발 확산을 위한 PaaS를 파스-타로 구축·운영한 것이다. 인프라닉스는 이로써 각 부문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체계 마련에 앞장선다는 계획을 실현하고 있다.


Q. 비즈니스에 파스-타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에게 조언한다면.

A. 대표적으로 파스-타에 대한 불신을 없애야 한다. 다른 기업들의 경우, C레벨(CEO, CIO 등) 정도의 기업의 의사결정권자나 리더들이 파스-타를 활용해 비즈니스에 적용시켰을 때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누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불신을 상쇄시키기 위해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많이 해소가 됐다.

추가적으로 SW회사들도 파스-타를 활용하기 위한 도전의식이 필요하다. 결국 PaaS를 사용하는 목적은 MSA를 구축하는 것인데, 손쉬운 프로젝트만 수행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기존의 모놀리식(Monolithic) 애플리케이션을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비중이 적고 무리가 없는 애플리케이션들만 전환하려고 한다. 아키텍처를 MSA에 적합하게 재구성하는 작업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이런 부분들이 비즈니스 활용에 걸림돌이지만 반드시 도전해야하는 과제다. 이러한 허들을 반드시 넘어야한다. 현재의 파스-타 인식과 확산 측면에서 정부도 상당히 노력하고 있기에 감사하다.


Q. 향후 파스-타에 대해 방향을 제시한다면.

A. 향후 파스-타는 CaaS(서비스형 컨테이너)가 더욱 고도화돼야 한다. 최근 컨테이너가 각광받고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쿠버네티스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파스-타 역시 쿠버네티스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 고도화가 지속돼야 한다. CaaS 부문 고도화가 향후 클라우드 플랫폼 생태계를 흔들 것이다.

또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기반이 돼야 한다. 현재 인프라닉스도 파스-타의 차기 버전 아키텍처를 가지고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이를 사업에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인프라닉스는 최근 대구 통합전산센터 설계에 파스-타를 적용하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고, 이 사업에 파스-타 5.0 버전보다 업그레이드된 미공개 버전을 적용하고 있다.

여담으로 최근 정부가 결정은 안했지만, 정부의 대전 통합전산센터에 민간 클라우드를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부문에서 파스-타가 지속적으로 공공 부문에 스며든다면, 향후 반드시 기본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아키텍처가 지금은 안 돼 있다. 다만, 기업들이 파스-타를 지속적으로 고도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용이 수월해질 것이다. 더 나아가 공공 부문을 기점으로 민간에도 파스-타가 확산돼 파스-타의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이는 분명 국내 SW 기업을 포함해 국내 IT 전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공공부문 파스-타 적용사례]
한국정보화진흥원 ICT 클라우드 플랫폼 운영환경 구축 사업

파스-타의 대표 사례로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서 ICT 클라우드 플랫폼 운영환경 구축 사업을 들 수 있다.

사업 발주 배경은 원내 정보서비스 환경을 민간 클라우드로 전환해 정보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서비스 가용성(생존성)을 확보하고, 내부 서버자원을 효율적으로 할당하며, 나아가 전사 차원에서의 IaaS 확대 및 PaaS 및 SaaS 이용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멀티 클라우드 기반의 재해복구체계(DR)를 확립해 서비스의 생존성 및 가용성 확보해야 했다.

이 사업은 단독 주관 사업자로 인프라닉스가 선정돼 파스-타 기반의 ICT 클라우드 플랫폼 운영환경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파스-타를 적용함으로써 민간 클라우드 3개 사업자(KT, NBP, NHN)의 인프라를 활용한 파스-타 기반 플랫폼 환경을 구성,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운영환경을 구축했다.

또한, 파스-타를 적용해 원내 정보자원을 효율적으로 할당하고 자원 활용률 및 개발생산성을 극대화시켰고, 내부 업무시스템을 파스-타 기반으로 전면 전환하는 등의 사례를 확보했다.

사업은 3개년에 걸쳐 추진되며, 공공기관 최초로 정보화 시스템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면 전환하기 위한 안정적인 ICT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KT, NBP, NHN)를 활용한 플랫폼 환경을 구현하는 동시에 재해복구(DR) 체계도 구축하게 된다.

▲ 한국정보화진흥원의 ICT 클라우드 플랫폼 운영환경 구축 사업 내용(출처: NIA)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