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차트' 불법사용한 X-인터넷 및 웹 리포팅 업계 '초비상'...고객, SI도 '불안'

외산 제품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유독 국산제품으로 체면을 세워온 X-인터넷 및 웹 리포팅 솔루션 업체들에게 초비상이 걸렸다.

스페인에 본사를 둔 스티마소프트웨어(Steema Software)사가 국내 SPC(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에 가입하면서 스티마사의 주력 그래픽 컴포넌트 솔루션인 티차트(TeeChart)를 공공연하게 불법 사용하거나 판매해 온 업체들에게 대대적인 단속의 손길이 따를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대표적인 X-인터넷 업체인 쉬프트정보통신은 자사의 X-인터넷 솔루션인 가우스에 TeeChart를 불법으로 사용한 것이 밝혀져 스티마 본사로부터 형사고발 당해 소송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PC의 고문변호사를 대리인으로 하여 지난해 말부터 진행되어 온 이 소송 건은 이달 말까지 상호 합의를 전제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X-인터넷 솔루션은 웹 개발 프로젝트에 필수적으로 적용되는 솔루션으로 기존 웹 기반 개발 방식에서 부족한 핵심 컴포넌트들을 내장하고 있어 개발 생산성 및 편의성 측면에서 높은 만족도를 평가 받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분석 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차트 기능은 필수적인 컴포넌트로 제공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X-인터넷 업체들은 저가이면서 기능이 뛰어난 티차트 컴포넌트를 무단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웹 리포팅 업체 불법 유용은 더욱 충격적
X-인터넷 솔루션 보다 더 일찍이 국내 시장을 장악한 웹 리포팅 솔루션 업체들도 대부분 티차트를 불법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웹 리포팅 솔루션은 이미 2000년 초부터 웹 기반 프로젝트에 필수적으로 적용되어 왔으며, 최근 분석 및 비정형 보고서의 요구가 늘어나면서 차트 컴포넌트의 활용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부분의 리포팅 솔루션들은 기본적으로 차트 컴포넌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중 상당수의 솔루션은 스티마사의 티차트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웹 리포팅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A사는 자사의 개발 툴에 티차트를 자체 개발한 차트 컴포넌트로 포장해 판매하고 있어, 고객은 티차트가 탑재된 사실조차 알 수 없다고 관련업계 전문가는 설명한다.

또한 웹 리포팅 후발주자로 최근 공공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B사는 라이센스와 관련한 아무런 소개 없이 티차트 매뉴얼을 제품에 포함해 공급하는 등 심각한 도덕적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티차트의 국내 총판을 맡고 있는 프로넷소프트의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X-인터넷이나 웹 리포팅 솔루션 업체를 통한 티차트 매출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모 X-인터넷 솔루션 업체만 유일하게 소량의 PC용 개발자 및 런타임 라이센스를 도입했을 뿐 웹 리포팅 업체를 통한 매출은 단 한 카피도 없다"고 일축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쉬프트정보통신 외에 자체 개발 컴포넌트를 사용하고 있는 C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내 주요 X-인터넷 및 웹 리포팅 솔루션 업체들은 티차트나 차트FX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 SI 업체들도 곤욕 치를 듯
사실 티차트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 이미 관련업계에서는 몇 년 전부터 쉬쉬하면서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현재도 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와 프로넷소프트, 관련 IT 관계자들이 이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지만 사안이 너무 커 서로 눈치만 보며 해결 방안 강구에 전전긍긍해 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안일하게 해당 제품들을 도입한 고객과 프로젝트를 담당한 SI업체들 또한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X-인터넷 및 웹 리포팅 제품에 대한 구매 수요가 많은 일부 대기업들은 해당 업체와 무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여 사용하고 있어 피해 규모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모 업체는 얼마 전 있은 대형 공공 프로젝트에서 서버당 티차트 라이센스 비용보다 저렴한 100만원대에 웹 리포팅 솔루션을 공급, 가격 덤핑 등 국산 소프트웨어 산업의 심각한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X-인터넷이나 웹 리포팅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국산업체는 수십여 업체로 이들 제품을 도입한 고객들도 수천 사이트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개발인력을 갖춘 기업 대부분은 티차트를 사용하고 있고 이들 업체들 또한 불법사용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사태는 국산 애플리케이션 솔루션 업체들에게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ERP, CRM, BPM 등 애플리케이션 솔루션 업체 대부분이 웹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X-인터넷 및 웹 리포팅 솔루션을 싼 가격에 번들하여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어 피해 업체들은 꼬리를 물고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중소기업용 ERP 솔루션을 공급하는 D사는 자사의 ERP 솔루션에 모 업체의 제품을 번들하여 연간 50여개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지만, D사는 물론 D사의 고객들은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지적이다.

고객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기존 고객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공급업체로부터 개발자 수만큼의 개발자 라이센스와 서버용 운용 및 배포 라이센스를 제공 받아야 불법 소프트웨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구매할 고객들은 당연히 이에 대한 라이센스를 요구해야 함은 물론, 지금부터 본격화 될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에 대한 솔루션 공급업자의 대응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영세한 국내 솔루션 업체가 이 문제를 해결 못할 경우 SI 업체, 더 나아가 고객에게까지 큰 피해가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함께 티차트 뿐만 아니라 웹 리포팅 툴에서 많이 사용되는 바코드를 지원하는 T바코드와 같은 써드 파티 제품의 라이센스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
▶ 티차트 : 티차트는 스페인에 본사를 둔 스티마소프트웨어사의 그래픽 컴포넌트 모듈이다. 주가 변동 상황을 보여주는 그래프나 각종 보고서의 막대 및 파이 등 그래픽 기능을 제공하는 컴포넌트다. 저렴한 가격에 기능의 범용성으로 인해 X-인터넷이나 웹 리포팅 툴 솔루션 업체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 티차트 외에 소프트웨어FX사의 차트FX 솔루션이 있다. 다양한 기능으로 금융권 등 특정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다. 수십만원대의 티차트에 비해 차트FX 가격은 수백만원대로 다소 고가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