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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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베트남 진출, 팔리는 SW로 승부하라 (1)박지환 (주)씽크포비엘 대표이사

[아이티데일리]

SW 공학 컨설팅 전문기업인 싱크포비엘 박지환 대표는 베트남 지사에 상주하면서 국내 중소 SW 전문기업들의 베트남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내 중소 SW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으로 희망과 꿈만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며,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의 도전과 꿈”이라는 쓴 소리를 한다. 즉 ‘품질이 좋으면 잘 팔린다’ ‘우리가 더 잘 한다’는 착각의 늪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착각의 늪에 빠져 무모한 도전을 한다는 것이다.

박지환 대표는 이 같은 안타까운 현실을 지적하고,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한 방향 등에 대해 베트남 현장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을 보내왔다. 본지는 이에 따라 박지환 대표의 글을 칼럼 형식으로 2회에 걸쳐 게재한다.

박지환 대표는 오는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베트남 호찌민에서 개최하는 VNITO(Vietnam ITO Conference)에서 「Good opportunities and good results are different. Why Korea? And Why Vietnam?」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 박지환 (주)씽크포비엘 대표이사

중소SW기업, 인력양성보다 자금력 확보가 더 중요

흔히 하는 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인력의 남방 한계선은 성남까지이다. 소프트웨어 인력들은 최소한의 역량만 되어도 무조건 수도권, 가능하면 대기업이나 공기업에서 일하려 하지, 지역기업이나 중소기업으로는 가려 하지 않는다.

자금력, 영업력 등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제품의 품질로써 승부하려 해도, 소프트웨어의 품질은 일차적으로 개발자의 역량에 좌우되는데, 여러 가지 사회적 요인들로 인해 고급의 개발 인력은 대기업 내지는 대기업 취준생으로 적체되고 있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중소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적시에 확보할 수가 없다. 지방 소재의 기업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 설문 응답 551개 기업 중 53.2%가 인력 확보 어려움 제시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결국 필요로 하는 것보다 다소 역량이 부족한 신입 인력을 채용한 후 자체 교육을 통해 성장시킨다는 방안을 선택하고, 많은 경우 바로 그 선택으로 인해 실패한다. 왜냐하면 인력 교육에는 생각 이상으로 막대한 비용이 들고, 비용을 들이고서도 개인의 역량 강화에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으며, 성공하더라도 그렇게 역량이 강화된 인력은 십중팔구 대기업으로 이직해 버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서도 SW경력 인력의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의 이동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2011년에는 대기업의 전방위 인력 채용으로 인해 1년 사이 2천여 명의 SW 개발자가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한 일도 있었다.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해당 기업은 결국 모든 일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고, 밑 빠진 독에 다시금 추가 비용을 ‘교육비’ 라는 이름으로 부어 넣게 된다. 원래 개발하고자 했던 글로벌 고품질의 소프트웨어는 아득한 곳에 신기루처럼, 영원한 환상으로 남을 뿐이다.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 대다수가 제품 개발에만 매달리다 좌초하는 것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이것은 기업 구성원들의 의지 부족도, 개인의 역량 문제도 아니다. 처음부터 잘못된 공학적 접근을 했기 때문이다. ‘이윤을 추구한다’는 근본 목적으로부터 공학적으로 가능하고 효율적인 해법을 찾는 게 아니라, ‘일단 (부족한 자본력과 인력을 가지고라도) 완벽한 제품을 개발한다’ 라는 불가능한 목표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우수한 인력과 자체 개발 역량을 갖추려면 먼저 그 만큼의 자본력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이 그런 자본력을 만들려면 서비스 및 제품 기획, 관리, 홍보, 영업 등에 자원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특히나 스타트업이라면, 철저한 이윤추구를 통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만한 자금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시되어야지 인력 교육 등에 자원을 집중한다는 것은 본말전도이다.

여기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경영도 영업도 좋지만, 먼저 좋은 제품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니 대기업 수준으로 좋은 제품은 아니라도, 새로운 기획 의도를 충족할 만큼의 제품은 개발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경영에 역량을 집중한다면 정작 제품은 누가 개발하는가?

이에 대해 나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새로운 발상과 기획, 시장 개척이지, 대기업이나 가능할 법한 개념의 품질 완성도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최소한의 품질과 신뢰성을 지닌 제품을 개발하는 데에는, ‘오프쇼어 개발’이라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돈 벌이 잘 되는 게’ 좋은 소프트웨어

‘좋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고민은 대부분 ‘어떻게 하면 소프트웨어를 통해 더 좋은 돈벌이를 할 수 있을 것인가?’로 치환될 수 있고, 치환되어야 한다. 제품이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제품에 투입된 자원만큼의 가치를 사회(시장)에 제공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품질은 이렇게 좋은데’라는 말은 의미가 없다. 가격 조건, 유통, 홍보 등의 문제 때문에 소비자와 연결되지 않은 제품이라면, 그들이 말하는 품질이 아무리 좋더라도 결과적으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쓸모없는 제품’일 뿐이다. 따라서 ‘좋은 제품’을 만드는 일에서는 제품을 잘 만드는 것 이상으로 잘 파는 것이 중요하다. 잘 팔기 위해서 잘 만드는 것이지, 잘 만들기 위해서 잘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자동차란 어떤 차인가? 엔진, 차체, 각종 장비들의 품질을 무작정 올리는 것으로 ‘좋은 자동차’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수억 원대 가격의 람보르기니나 페라리가, 매일 아이들을 등교시켜야 하는 4인 가정의 패밀리카로는 나쁜 연비에 시끄럽기만 한 애물단지에 불과할 뿐이다. 사용자의 용도에 부합하면서 가격 대비 최고의 효율을 제공하는 차가 기본적으로 좋은 자동차이며, 그에 대한 판단은 세분화된 시장에서의 선호도, 지속적인 판매량 등으로 객관화 될 수 있다.

소프트웨어에도 유사한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의 소프트웨어 공학은 정형화된 ‘품질’을 강조함으로써 기업들에게 끊임없는 품질 비용의 지출을 강요할 뿐, 현장에서의 실용적인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좋은 소프트웨어란 무엇인가?’ 라는 핵심 문제에 대해 소프트웨어 공학이 여전히 ‘일단 잘 작동하는 것’ 정도의 개념에서 전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런 개념은 고도의 기술적 구성을 요구하는 특수한 분야이거나, 혹은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한정되어 있던 시절, 그래서 특정 상황에서 일정한 동작을 정확히 수행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경쟁력을 지니던 시기에 필요하던 역량이다. SW 산업의 세계화와 글로벌 경쟁이 기본 전제가 되어 버린 지금 세상에서는, ‘그러니까 더, 더, 더 잘 만들어야 돼!’라는 기능 업데이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좋은 소프트웨어란 다양한 사회적 요구에 선도적으로 부합하는 제품, 쉽게 말해 잘 팔리는 소프트웨어이다. ‘잘 작동하는 프로그램(feasible)’이 아니고, ‘쓰기 편리한 프로그램(Usable)’도 넘어서서, ‘널리 쓰이는 제품(marketable)’이어야 한다. 소프트웨어 공학은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에 대해 과학적, 기술적 견지에서 선도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학이 구현과정에서의 품질을 넘어, 시장, 경영, 법 제도, 그리고 나아가 (제품을 개발하거나 사용하는) ‘사람’의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필요한 답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기술을 이용하여 인간에게 유용한 제품을 만든다’라는 공학 본연의 목적을 수행할 수 있다. 글로벌한 세상에서 미래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을 제시하려면, SW 시장의 글로벌한 상황까지 폭넓게 고민해야 한다.


베트남 SW개발자를 활용하라

중소기업에 고급인력이 오려 하지 않고, 기껏 찾아온 인력들이 교육받은 역량과 노하우를 들고 대기업으로 가 버리는 현실에 대해 끝없이 한탄할 수도 있고, 다 같이 중소기업을 살리면 좋겠다고 목소리 높여 호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공학적 접근이 아니다. 공학이라면 객관적 현실을 직시하여 인정하고, 가능한 자원을 활용하여 어떻게든 개선 방안을 찾으며,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어떠한 과학적 지식도, 사회학도, 각종의 인적 자원도 영역의 한계 없이 활용해야 한다. 비용을 낮추고 효율을 높이는 일에 일체의 편견 없이 접근해야 한다.

필요한 만큼의 퀄리티를 만들 만한 인력이 확보되지 않거나 인력 확보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요구된다면, 기존의 인력을 채근하는 대신에, 투입 가능한 비용으로 필요한 일을 해낼 수 있는 다른 인력을 찾으면 된다. 베트남으로 가면, IT분야 기준으로 우리의 50% 이하의 인건비로 무난한 정도 이상의 결과물을 적시에 도출할 수 있는 개발 인력들이 다수 포진하여 있다. 객관적으로 볼 때 그들은 한국의 동종업계 인력들보다 성실하고, 더 열정적이며, 업무 결과물에 대해 책임감이 강하다.

베트남 노동자들의 한 달 평균 급여가 20만 원이라면, 베트남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80만 원 정도를 받는다. 만약에 한 달 평균 200만 원을 받는 한국 개발자들에게 800만 원을 지불한다면 그들은 베트남 노동자보다 열 배 스무 배 더 성실하게 일할 것이라 확신한다. 경제 구조상 베트남은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에게 막대한 경제적 동인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그게 어려울 뿐이다.

이러한 상황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겠지만, 베트남의 성장세와, 한국의 최저임금 상승 추이 및 노동 정서, 사회적 변화 상황을 볼 때 이 같은 불균형은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국의 주 52시간 근로제는 업무의 특성상 기간별 집중노동을 필요로 하는 IT인력에게까지 획일적으로 근무시간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화이트칼라 예외(White color exemption)조항 등의 보완책이 없을 경우, 이러한 인력의 불균형 상황을 더욱 심화시키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시대의 괴로운 점은 우리가 모든 분야에서 전 세계 경쟁자들과 마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우 우리는 우리의 반값을 받으면서 우리보다 열심히 일하는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 반면에 글로벌 시대의 좋은 점은 전 세계의 상품을 소비할 수 있으면서, 생산 과정에서 전 세계의 생산 요소를 내 것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반값 비용으로 우리 정도(어쩌면 그 이상의)의 결과물을 적시에 뽑아내는 생산 자원을 우리의 경쟁력으로 가져올 수도 있다. 비판할 필요도 심판할 이유도 없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이윤을 얻는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당연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활용할 뿐이다.

이런 방법으로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면, 그 만큼을 기획, 홍보, 영업 인력에 투입하여 더 ‘좋은’ 제품, 다시 말해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 잘 팔리는 제품과 그에 합당한 서비스 체계를 갖출 수 있다. 우리는 후발주자로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입지와 혁신적 기획, 도전하는 열정을 활용하여 새 영역을 개척하면 된다. 우리보다 더 전문적인 개발자들이, 우리가 불필요한 시도들에 자원을 낭비하지 않게끔 도와줄 것이다.

물론 세상에는 공짜가 없고, 이런 국제적 분업을 해내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준비가 필요하고, 조심해야 할 사항들이 있으며,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위험요소들이 있다. 그리고 그것들에 대해서도 감정이나 이념이 아니라 공학의 관점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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