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퍼, 세계 최대 용량 T1600 발표∙∙∙시스코와 전면전 불가피


▲ 주니퍼 네트웍스가 단일 세시에서 1.6Tbps의 용량을 자랑하는 통신사업자용 코어 라우터 T1600을 발표하고, 코어 라우터 시장 선두 자리 재탈환에 나섰다.





통신사업자급 테라비트 코어 라우터 시장을 놓고 전통적 강자인 주니퍼 네트웍스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시스코간 경쟁이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주니퍼가 단일 세시에 최대 용량을 담은 1.6 Tbps의 'T1600'을 출시하고 코어 라우터 시장 1위 자리 재탈환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니퍼는 그동안 640Gbps 용량의 T640 4대를 묶어 2.4Tbps를 구현하는 멀티세시 전략을 구사해왔다. 그러나 시스코가 지난해 단일 세시에서 1.2Tbps 용량의 코어라우터를 발표하고 국내 테라비트 코어 라우터 시장을 석권함으로써 코어 라우터 시장의 강자인 주니퍼의 위상은 크게 흔들렸다. 실제로 지난해 백본 업그레이드를 추진했던 KT, 데이콤, 하나로통신 등이 모두 시스코 장비를 채택했다. 주니퍼는 자사가 발표한 T1600에 대해 코어 라우터 시장을 장악할 만한 획기적인 조건을 갖춘 회심의 작품임을 역설한다.

주니퍼는 그 경쟁 요건으로 최신 네트워크 분야의 2가지 조류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최근의 네트워크는 처리 용량면에서 매년 80~100%씩 확대되고 있으며 동시에 지능화가 급격히 진전되고 있다. 즉 장비의 대용량화와 서비스 인식(Service-Aware)을 요구하고 있는 최근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했다는 것이다.

주니퍼는 구체적으로 T1600은 우선 용량면에서 기존 업계 표준 랙이자 시스코가 채용하고 있는 7피트 단일 랙의 1/2에서 1.6Tbps의 용량을 구현한다고 강조한다. 달리 계산하면 7피트 표준 랙을 통째로 사용하면 3.2Tbps로 확장할 수 있어서 약 60%의 공간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네트워크 운영면에서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주니퍼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전력 사용량 면에서 기존 T640이 1Gbps 당 10.2와트를 소비한 반면, T1600은 5.7와트만 필요로 하기 때문에 44%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니퍼가 T1600을 내놓으면서 내심 결정적인 경쟁력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서비스 인식 기능이다. 그동안 코어 라우터는 패킷을 전달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했다. 서비스의 퀄리티나 분배 등은 에지 라우터의 몫이었다. 그러나 네트워크가 복잡해지고 네트워크가 실어 날라야 하는 콘텐트가 VoIP, 데이터, 비디오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이들 콘텐트를 식별하여 각각의 특성에 맞게 QoS나 대역폭 등을 조절해주는 서비스 컨트롤 기능이 필요해 진 것이다.

이밖에도 주니퍼는 기존 T640 사용자들이 손쉽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고 투자비용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T1600은 기존 주니퍼 라우터들이 채택하고 있는 운영체제인 JUNOS를 채택하고 있어서 T640의 경우 최대 90분이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고 업그레이드를 위해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신제품 발표와 관련해 주니퍼 코리아의 강익춘 지사장은 "오늘은 주니퍼에게 있어서 3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는 날"이라고 밝혔다. "라우터로 시작한 주니퍼가 그동안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정적인 운영체계인 JUNOS 때문이었다"고 전제한 강 지사장은 "안정성이 최대 관건인 통신사업자 시장에서 JUNOS를 기반으로 한 대용량 라우터를 출시한 것은 주니퍼의 역량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통신사업자의 최대 현안인 운영비를 대폭 줄여주고, 서비스를 인식할 수 있는 인텔리전스 테라급 대형 라우터라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주니퍼는 T1600을 올 하반기부터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안정성 테스트를 실시한 다음 내년에 본격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주니퍼 코리아의 통신사업자(SP)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최원길 상무는 "통신사업자의 코어망과 IDC, 지역노드망이 주 공략 대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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