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석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유비쿼터스기술 응용연구센터장)


▲ 장윤석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유비쿼터스기술 응용연구센터장)





1999년 미국의 MIT를 중심으로 Auto-ID센터가 설립된 이후 Wal-Mart, Metro, Albertson, Target, Marks and Spencer, Safeway등 많은 유통물류 기업들이 RFID의 도입일정과 적용 요구조건을 발표해왔다. 또한 제한된 영역에서의 소규모 테스트를 통해 RFID의 도입성과를 발표해왔다. 하지만, 8년이 지난 현재의 적용상황을 살펴보면, 기대보다 그 확산속도가 느린 것 같다. 이에 대해 흔히 거론되는 원인은 유통물류기업이 RFID기술에 대한 충분한 이해없이 적용을 추진 한 점과 RFID 개발업체들이 이와 같은 유통물류기업의 프로세스상의 문제점들에 대한 깊이 이해없이 적용을 시도한 점이 있다. 여기에서는 RFID 기술의 국내 유통분야 활성화를 위해 먼저 유통물류분야의 적용상의 문제점을 검토하고,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살펴보기로 한다.

RFID의 유통물류분야 적용 이슈

바코드 기술은 북미에서 1973년 4월 3일 Universal Product Code(UPC) 심벌이 식료품업계의 표준으로 결정된 이후, 1980년에 이르러 식료품의 90%가 UPC 심벌을 부착하게 됐다. 1985년 말까지 12,000개의 점포에 스캐너가 설치돼 운영됐다. 이와 같이 미국과 캐나다의 슈퍼마켓에서 성공적으로 이용되자 유럽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에 자극을 받아 1976년 12월 European Article Numbering(EAN) 코드와 심벌을 채택하게 되면서, 물류분야의 핵심기술로 자리잡아 왔다. 하지만, 상품에 대한 표현능력의 한계(제품종류의 표현까지만 가능), 훼손되기 쉬운 점, 일단 프린트된 후는 정보의 변경이 불가능 한 점, 일괄인식이 불가능함으로, 물류량이 급증할 때 이에 대처할 능력이 떨어지는 점, 가시선 문제로 인한 인식률 문제 등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물류업계에선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할 기술로 RFID가 거론되고 있고, 적용에 대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확산되기에는 몇 가지 선결돼야 할 문제들이 있다.

·태그 가격 : 대부분의 유통물류업체의 관계자들에게 RFID의 확산을 위해 적합한 태그가격을 물어본다면, 5원 이하라는 의견을 많이 접하게 된다. 최근 태그의 생산가격을 낮출 수 있는 몇 가지 기술이 국내에도 선보이고 있지만, 시간에 따른 인식률 저하 등의 문제점이 존재한다. 물론 사용자 입장에선 태그가격이 낮을수록 좋은 게 사실이지만, 가격이 낮다는 것은 기능의 저하를 의미할 수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관리돼야 할 제품의 가격과 관리수준에 맞는 차별화된 태그 가격정책이다. 즉, 고도의 관리를 요하는 고가의 제품은 그와 같은 요구조건을 만족하기에 적합한 태그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기술적인 한계 : 초기에 기술적인 한계로 지목됐던, 액체나 금속 등 물품의 특성에 따른 인식률 문제들은 상당히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연구결과로 나온 대안들이 아직까지는 유통물류업체에서 수용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비록 Gen2가 기술적인 한계를 많이 극복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수동형기술로는 아이템 레벨 인식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소스 태깅(Source Tagging): 사용자입장에선, 제품의 생산자가 그들의 제품에 태그를 부착해 공급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누가 부착비용을 지불할 것인지에 대한 비용적인 부분과 제품자체 및 포장에 대한 태그 부착기술 등이 아직까지 문제로 남아있다. 바코드의 확산이 소스 태깅기술의 확보 후에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RFID의 확산을 위해서는 소스 태깅기술에 대한 과감한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H/W나 S/W 관련 인프라 구축 문제 : 기존의 바코드 기반의 인프라를 RFID기반의 인프라로 교체 내지는 업그레이드하는 비용은 상당하다. 일부 적용업체를 보면 기존의 바코드기반의 시스템에서 바코드 대신 RFID 시스템만 교체 적용한 경우도 볼 수 있는데, 이는 RFID가 제공하는 많은 이점을 잘 활용하지 못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 RFID가 유통물류업체에서 확산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프로세스 중 변화돼야 할 부분이 많으며, 이와 같은 변화에 대한 조직 내부의 반발은 예상외로 크다. 이미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에 익숙한 조직에 새로운 업무프로세스를 도입하는 것은 결과 쉬운 일이 아니다. 조직 내의 반발 중 도입의 목적에 대한 바른 이해가 이뤄지지 못한 데서 기인하거나, RFID 도입목적에 대한 조직 내 의견조율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성 증대를 목적으로 도입하려는 경우도, 작업자의 업무에 대한 추적 및 평가를 위한 도입으로 오해돼 반발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RFID 프로젝트가 기업의 잘못된 프로세스를 수정해주지는 않으므로, 비효율적인 프로세스에 대한 수정은 성공적인 RFID 적용에 필수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다. .

·소비자의 프라이버시 : 프라이버시 문제는 RFID의 적용 시 늘 발생하는 문제이다. 어떻게 태그의 동작을 멈추게 할 것인지, 제품 판매증가를 위한 소비자 정보 또는 구매패턴에 대한 정보의 활용과 소비자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정보를 관리해야 할 의무간의 경계를 정하는 문제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유통물류분야의 최근 적용모델

유통물류분야에 적용된 사례를 검토해 보면, 주로 제품의 이력추적, 실시간 재고 관리, 입출고 관리 분야에 대한 적용이 많은데, 최근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Wal-Mart의 경우 기존의 유통센터 위주로 RFID를 도입해 오던 전략을 바꿔 매장내의 응용에 적용하는 전략으로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Wal-Mart의 공급업체 중 3%만이 제품에 RFID를 부착하기 때문이다. 최근 Wal-Mart를 비롯한 대형 유통물류업체에서 ROI를 기대하는 분야는 제품 품절의 감소와 '협업적 비즈니스' 분야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추세에 다음과 같은 적용분야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능적인 Putaway 관리: 창고관리에서 가장 시간적으로 소요가 많은 프로세스가 피킹(picking)과정인데, 피킹 과정의 비효율성의 원인은 지능적이지 못한 putaway과정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품을 받은 후 putaway에 대한 판단을 지능적으로 할 수 있다면, 그만큼 피킹에서 낭비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이와 관련한 패킷 끼워넣기(interleaving)같은 개념의 구현도 가능하게 될 수 있다.
·지능적 제품 판매관리 : 유통매장에서 제품의 보유기간정보와 제품에 대한 고객의 수요정보를 이용한 프로모션 및 실시간 가격 재조정 등의 기술은 짧은 유통기간을 가지는 제품의 재고관리에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실시간 VMI(Vendor Managed Inventory) 분야 : 자동차 산업분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VMI 기술을 RFID 기술을 활용, 유통물류분야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데, 고가의 제품에 대한 자동발주와 연계된 VMI는 유통물류분야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RFID는 이와 같은 VMI에서 실시간 제고 파악능력을 지원하므로 그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제품과 주문의 직접적인 연계 : 창고관리에서 현재의 바코드 시스템은 같은 제품에 대해서는 같은 인식자를 부여하기 때문에 제품의 종류가 같을 경우 물리적으로 특정고객의 주문에 제품을 직접 할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유통물류현장에서는 우선권을 갖는 고객들이 존재하므로, 중요고객의 주문에 대한 확보가 필요하다. RFID가 아이템 레벨까지 적용된다면, 이와 같은 제품과 주문의 직접적인 연계는 중요한 기능이 될 수 있다.

유통물류분야의 활성화 및 발전방향

현재까지는 정부의 시범사업 및 확산사업 위주로 RFID적용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나, RFID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려면 이와 같은 정부지원사업에 의지하는 것보다, 기업주도의 확산이 바람직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이 전적으로 SI업체에 의지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게 아니라, 기술의 사용자가 되는 기업에서 초기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또한 산업활성화를 위해서는 유통물류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한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같은 국가에 비해 주파수 채널수는 물론, 채널당 점유대역폭도 좁아 밀집환경에서 적용할 시 리더간 주파수 간섭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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