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와 마이크로소프트 협력 발표, 포드 2008 모델에 MS 제품 대거 탑재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의 사양화된 중공업 지대에 ‘온풍’이 불 수 있을까? 자동차와 IT를 연결하려는 시도가 수년 동안 진행되어 왔지만 이렇다 할만한 결실은 맺지 못했다. 하지만 네트워크로 연결된 ‘스마트 카’ 개념은 최근 더욱 진화되었으며 최첨단 기술로 무장하고 다시 한번 시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제품 행사와 북미 국제 자동차 쇼에서 발표된 포드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이다.

포드의 2008 모델 일부에 익스플로어와 에지(Edge) 등을 포함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이 탑재되어 출시되며 핸즈 프리 휴대폰 통화 기능과 운전에 도움을 주는 텍스트 메시지, 윈도우 CE를 토대로 한 미디어 플레이어 등이 싱크(Sync)라 불리는 시스템 형태로 제공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포드의 인포테인먼트 제품 개발 이사인 게리 자블론스키는 “싱크는 차량에 탑재된 소형 PC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포드는 이 시스템에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지의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차량에 소형 PC가 탑재되는 셈
블루투스를 통한 핸즈 프리 통신은 자동차와 애프터마켓 제조 업체들로부터 이미 상용화되었지만 콘솔과 디바이스간의 비호환성과 노후화가 빠르다는 단점이 있다. 싱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개발되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측은 싱크가 애플의 아이포드(iPod)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준(Zune) 등 블루투스 기능이 탑재된 거의 모든 디바이스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운전자가 두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하기때문에, 싱크는 음악 선택을 위한 음성 명령도 받을 수 있으며 25종류의 프로그래밍된 텍스트 메시지가 구현될 예정이다. 고객들은 포드의 웹 사이트에서 미리 프로그래밍된 메시지를 선택하거나 스스로 만들어 자동차의 USB 드라이브를 통해 다운로드할 수 있다. 싱크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내비게이션과 유지 보수 관련 모니터링, 사고 대응 등을 비롯해 자동차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모멘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크라이슬러는 제너럴 모터스의 온스타(Onstar)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유사한 시스템을 2008 모델에 제공할 방침이다.
야후의 경우 실리콘밸리의 신생업체인 대쉬(Dash)와 협력해 계기판에 설치될 수 있는 내비게이션 장비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 단말기에 ‘Wi-Fi’를 입력하면 근처의 Wi-Fi 지역을 알려주며, 이동 전화 네트워크를 통해서도 웹 검색이 가능하다.
야후는 다른 업체들과도 차량용 검색 서비스를 위해 자사의 로컬(Local) API의 사용에 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서비스는 완성차 업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GM의 온스타 비즈니스 기획 및 개발 부사장인 닉 푸다는 “웹 검색은 모든 사람들이 한번씩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라면서, “성공을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며, 여러 차례 시행착오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신생 업체인 오토넷 모바일(Autonet Mobile)은 렌터카용 Wi-Fi 핫스팟 장비 제공을 위해 어비스(Avis)와 협력을 체결했다. 오토넷 모바일의 제품은 노트북과 게임 단말기를 위해 차량에서도 Wi-Fi 네트워크를 생성할 수 있도록 해주며 이동전화 네트워크를 통해 인터넷도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PC 카드의 대체재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 이 회사측의 주장이다.
상용화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차량용 DVD 플레이어가 럭셔리 제품에서 일반적인 제품으로 변화해온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텔레매틱스 리서치 그룹의 폴 매그니 대표는 포드와 크라이슬러는 2007년이 텔레매틱스의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GM이 온스타를 200~300달러 정도에 차량용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도 이를 대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007년은 텔레매틱스의 ‘기념비적인 해’
올해로 출시한지 10년째를 맞이한 온스타의 가입자는 현재 450만 명으로, 하루 평균 4,000~5,000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푸다는 “기술의 인지도와 수용 속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가격도 계속해서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기술 습득이 빠르고 신기술에 익숙한 세대의 운전면허 취득이 이루어지고 있다. CAR(Center for Automotive Research)의 제이 배론 소장은 “DVD와 영화 플레이어, PDA, GPS 시스템과 관련된 애프터시장 기술의 비약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이러한 기술에 익숙한 어린 세대들이 성장하면서 더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술 발전이 차량용 텔레매틱스의 파멸을 이끌 수도 있다. GPS와 음악 등이 구현된 스마트폰은 가격이 저렴해지고 있으며 PC도 소형화되고 있는 것은 충분한 위협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포드의 사고 대응 시스템인 RESCU에서 실제로 현실화되었다. 링컨 자동차에 도입되었지만 실패작으로 끝난 것이다. 2000년, 포드는 퀄컴과 제휴해 차량용 이동전화 서비스인 윙캐스트(Wingcast)를 개발했지만 상용화되기도 전에 사장되어버렸다. 포드는 얼마나 많은 운전자들이 기존의 휴대전화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지를 과소평가했다. 이번에는 포드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휴대폰과 아이포드 등 휴대용 단말기의 향상 플랫폼으로 싱크를 개발하고 있다. Microsoft Auto의 제품 매니저인 빌 콜드는 “사용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수단은 휴대폰으로 접근하는 것”이며, “그 다음은 미디어 플레이어의 통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이 8% 하락한 포드는 싱크 제품이 자사 차량의 매출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블론스키는 “포드의 제품 전략에는 인포테인먼트와 커뮤니케이션 기능 강화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동차 시장 진입은 1990년대부터 이루어졌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말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동차 제조 업체와의 협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일반 소비자용 기술 제품의 수명은 12~18개월인데 비해 자동차는 10년까지 지속된다. 싱크는 최신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USB 키로의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이러한 간격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격이 문제일 것이다. 온스타의 월 이용료의 경우 17~27달러이며, 오토넷은 49달러(디바이스 가격 300달러 별도)이다. 휴대폰과 디바이스용 셀 카드에 보다 많은 기능이 구현되고 가격이 낮아질 경우 경쟁은 더욱 힘겨워질 수 있다. 하지만 확실히 ‘추진력’은 얻고 있다는 사실은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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