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인정받기 어려운 구조, 강요나 다름없는 가격 삭감으로 이어져

[아이티데일리] 소프트웨어의 공공조달 입찰 방식에 대해 관련업체들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본지 취재 결과 SW관련 기업들은 “가격이 아닌, 기술로만 평가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현재 제도 하에서는 아무리 기술 경쟁력을 갖춘다 하더라도 결국 가격 경쟁을 놓고 비교할 수밖에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면 아무리 기술력이 좋아도 입찰을 따 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술만으로 제품을 평가한 후 가격 조정은 향후 진행하거나, 최소한의 인건비를 보장할 수 있도록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공공 발주 입찰은 참여자들을 심사위원이 평가한 후, 평점이 높은 순서대로 협상을 진행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기술평가’ 점수와 ‘가격평가’ 점수를 합산해 평가하는 평가 방식이다. 관계자들은 기술평가와 가격평가의 비율은 당초의 8:2에서 9:1 수준으로 완화됐지만, 여전히 기술보다 가격이 중요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 협상에 의한 계약 제안서평가 세부기준 별표 17 ‘평가부문별 점수 조정 조건’

조달청의 ‘협상에 의한 계약 제안서평가 세부기준’ 별표 17에 따르면 평가 점수 산출은 ‘평가 부문별 평균점수보다 배점한도의 10% 초과하거나 미달하는 경우 토론해야’ 하며, 평가부문별로 순위에 따라 재조정된다. 이에 따르면 아무리 기술력을 갖추었다고 해도 기업간 격차는 적어지고, 변별력도 낮아진다.

▲ 해당 조건에 따라 임의로 계산한 결과. 기술점수 격차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관계자들은 빠른 산업발전으로 인해 그동안 사회적으로 많은 비리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성에 기대기 어려우니 공정성을 기하기 위한 방침이라는 것이다. 이어 공정성도 중요하지만 산업 발전을 위한 전문성도 생각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공정성과 전문성 둘 다 가져가야 한다. 같은 얘기를 그간 많이 했다. 공무원 및 정책 입안자들도 고민은 하는데 방법 마련은 어렵다. 불신사회가 소프트웨어 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조풍연 한국상용SW협회장은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제안하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첫째는 기술로 100% 평가한 후에 가격은 추후 협의하는 것이다. 인건비를 100% 보장받고, 기타비용에서 가감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이 힘들다면 투입된 인건비에 대해서는 후공정으로 지급하는 방법이 있다. 기준이 등급 노임제이던 가치중심 노임제이던 머릿수에 맞춰 주면 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상세 내용 컴퓨터월드 9월호 58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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