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 데이타솔루션 총괄본부 전무(공학박사)

 

▲ 김동철 / 데이타솔루션 총괄본부 전무(공학박사)

[아이티데일리] 독자 여러분들은 지금 지갑을 열어서 얼마나 많은 종류의 카드를 소지하고 있는지 살펴 보시기 바란다. 최근 3개월 동안 한번도 사용되어지지 않은 것들이 몇 개 인가? 거의 확실하게 신용카드는 2-3개쯤은 가지고 있어야 소위 돌려 막기라는 유사시의 긴급 지금 수혈 대책이 될 것이고, 은행 현금 카드 또는 직불카드 한 두 개, 현대인의 필수인 교통카드,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회사 출입증, 단골 음식점 할인카드 또는 각종 회원권 카드 들로 지갑이 빼곡히 들어 있을 것이다. 거기다가 각종 영수증과 지폐를 포함하면 지갑은 중증 비만상태가 될 것이고 이것은 뒷 주머니에 넣고 다닐 경우에 허리가 휘어지는 증상을 야기시키기도 한다니 문제의 심각성은 어느 한곳에 있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

이 문제는 어디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은 기능이 동일한 데 왜 하나로 통합하지 않나요? 공무원 수가 줄어들까 봐 그런가요? IT 선진국이라 자칭하는 대한민국에서 의료보험카드는 왜 아직까지 종이로 되어 있나요? 혹시 별도의 카드를 다시 만드는 것은 아닌가요? 하나의 카드로 여러 개의 기능을 할 수 있는 스마트 카드 기능이 있으면서 왜 사용은 하지 않는가요?" 등등의 질문이 나올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아주 훌륭한 사례가 우리나라에 있다. 교통카드 시스템이다. 교통카드는 신용카드 속에도 핸드폰 속에도 또는 나름대로 디자인 한 악새서리로도 존재한다. 통합과 분리가 자유 자재로운 유비쿼터스 시대의 대표작이라 불릴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교통 수단간의 연계프로그램도 수용 함으로서 하나의 카드로 모든 대중교통의 결재를 수용하는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미국은 어떤가? 미국을 여행해 본 사람이면 느꼈을 것이다. 사회 보장번호 하나면 모든 것이 전부 통하는 세상이다. 혹시 실수로 잊어버렸다 해도 전화번호만 가지고서도 모든 업무를 다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EU는 어떨까? 국가간에도 모든 것이 통하는 초국가적인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지 않은가?

반면 우리나라는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있어도 여전히 주민등록증초본 같은 서류를 제출하는 일이 허다하고, 운전면허가 있어도 자동차 등록증을 별도로 가지고 다녀야 한다.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을 함께 들고 다녀야 일이 처리되는 나라도 우리나라가 독보적이 아닐까 한다. 우리 나라는 나름대로 선진국 반열에 있고 IT 강국이며 전자금융 및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된 일등 신용사회로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 쪽에서는 신용도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보완자료를 요구하게 되고 아쉬운 쪽에서는 불평한마디 못하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게 된다. 국민에 대한 불신에 대한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정부의 세금이나 학교의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낼 수 없다는 점은 어려운 사정의 사람들이 일시불을 내야 하는 국민적 부담과 카드사용으로 인한 경제 파급 효과를 거스르는 것이며, 톨게이트가 유발하는 정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감수하고 유료도로의 징수를 톨게이트 없이 후불로 할 수 있는 기술이 있음에도 길을 가로막고 선불로 징수하고 있는 점등은 신용 사회에 반하는 우리의 현주소라 하겠다.

그럼 모든 불만을 잠재우고 위에 거론된 모든 기능이 내재된 새로운 카드 하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그 것이 안전행정부에서 발행하는 주민등록증이라면 어떨까? 이젠 슬슬 과연 그것이 안전한가에 대한 불안감이 생길 것이다. 병 주고 약 주는 식으로 들리겠지만 이런 극단적인 논리전개 후에 장애를 보완하는 방법을 강구 한다면 여러 단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혁신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주민등록증 하나만 본다면 그것의 사진으로는 사람의 식별이 그다지 용이 주도하지 않다. 성형수술을 한 사람이라든지 머리모양을 바꾸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으므로 국제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현재 국가가 가지고 있는 사람의 식별 분야는 안구나 머리칼 또는 피부의 색과 같은 과거에는 필요치 않았던 정보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 정보를 관리하고 있는 안전행정부, 외교부, 경찰청 등의 기관들이 보다 더 유기적인 공조를 갖추어 종합적인 자료의 관리를 함은 물론 개인의 프라이버시도 유지되는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세월호 관련 잠수사의 신원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현재 시민들이 들고 다녀야 하는 각종 카드나 증명원들의 수량이 많은 것은 발급자 편의주의로 인한 결과이다. 하나의 카드로 모든 것을 다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사용자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정부가 발행하는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4대 보험증 등을 통합한 스마트 개인 주민카드로 통일해서 이러한 신분증에 관한 업무는 가까운 공공기관 아무 곳에서나 볼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며, 그 외의 신용카드는 스마트카드 하나를 이용하여 여러 금용 기관에 가입해서 쓸 수 있는 기능을 부여한다면 여러 개의 신용카드를 가지고 다니고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개별적인 카드의 발급자들이 국민을 위해 스스로 협업을 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합당하다면 정부가 나서서 모범을 보이는 모습이 바람직할 것이다. 바야흐로 정부의 추진력으로 공공기관의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한다면 업무 고과를 기준으로 하거나 나이를 고려한 정리 보다는 국민의 불편한 점을 해소하는 차원으로의 재편을 통한 상호 윈윈 게임을 모색하는 것이 어려운 국면을 돌파하는 좋은 시작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얼마 전 은행의 현금카드를 스마트카드로 바꾸라고 해서 일찌감치 변경을 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말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 이유는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보다 금융권의 보안 이슈를 중심으로 국민을 움직였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은행 현금카드를 정부가 발행하고 하나로 통일해서 모든 은행 거래를 다 할 수 있다면 안될까? 더 나아가서 스마트 주민등록증에 은행 현금 카드 기능을 추가한다면 어떨까? 아예 모든 신용, 금융 및 공공 관련 기능을 주민등록증에 넣을 수는 없을까? 스마트 하니까 말이다. 작금은 스마트폰의 기능으로 전자 지갑을 구현하여 지갑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 코앞에 와있다. 뭔가를 많이 가지고 다닐수록 보안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지갑에 들어있는 불필요한 또한 현재의 기능으로 줄일 수 있는 카드들을 통합해서 줄이고 아울러 보안 문제도 강화하는 것이 지금 해야 할 시급한 일이라 생각한다. 가까운 미래에 전자지갑이 보편화되는 등의 기술적 진보가 가속화될 것이며, 문제점을 인식하고도 국민의 편의 측면에서의 변화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모든 숙제는 미래에도 한번에 따라잡기 어려운 과제로 후배들에게 떠넘겨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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