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이내에 4천~5천명 감원, 전체 인력 중 13%에 해당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의 신임 CEO로 임명된 조나단 슈왈츠는 CEO로 지명되었을 당시에만 해도 인원 삭감에 나설 계획이 없었지만 CEO 자리로 올라선 지금은 그렇지 않다. 썬은 향후 6개월 이내에 자사 직원 4,000~5,000명을 감축해 4억8,000만 달러의 연간 비용 절감 효과와 수익성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정리 해고는 썬의 설립자인 스콧 맥닐리를 대신해 지난 4월 CEO에 취임한 슈왈츠에게 있어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며, 썬의 투자자들이 인원을 감축하라는 요구에도 거부해왔었다. 하지만 지난 2월에 퇴직을 발표한 썬의 CFO인 마이클 레흐만이 복귀하면서 슈왈츠는 정리 해고를 결심하게 되었다. 이번 인원 감축 대상은 연구 개발 인력을 포함해 썬의 전체 직원 37,500명 중 13%에 해당된다.
썬은 무엇인가 돌파구가 필요했다. 6월 마감된 회계연도 2006의 첫 9개월동안 5억6,3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썬은 표준 x86 칩에서 구동하는 시스템 판매를 늘리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전문 경험을 살려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로서의 컴퓨팅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 모색에 기업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울트라스팍 칩과 썬 솔라리스 운영체제를 토대로 한 높은 이윤의 시스템 판매가 하락하는 것을 막아야만 한다.
썬의 슈왈츠 CEO는 내년 이맘때까지 영업 이익을 매출액의 4%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인 목표는 10%의 영업 이익 달성이지만 그 시한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는 다음해 회계연도에는 현금 흐름이 긍정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토리지 사업부가 구조조정 대상
인원을 삭감해서 수익성을 높이려는 시도는 썬이 그 동안 거의 시도하지 않았던 정책이다. 가트너의 폴 맥거킨 분석가는 “썬은 자사의 인력을 최대한 보호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인력 감원 규모가 썬으로서 취할 수 있는 최대한의 수치이며 일부 재무 분석가들이 제기한 10,000~20,000명의 인원 감축 주장에 대해 제품 지연과 고객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포인트 에너지의 IT 솔루션 매니저인 메리 리치는 자사가 썬의 자바 미들웨어와 신원 확인 관리 소프트웨어 고객사라면서 R&D 인력 감축 계획과 관련해 “해당 인력이 줄어들 경우 제품에 영향을 미칠 지의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슈왈츠는 썬의 스토리지 사업부가 구조조정 대상이라고 밝혔다. 썬은 핵심적인 스토리지 팀을 포함해 지난해 6월 인수한 스토리지 테크놀로지 그룹과 프로젝트 중심적인 AMD의 옵테론 기반 서버, 히다찌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하이엔드 스토리지 디바이스 등 4개의 스토리지 팀을 보유하고 있다. 썬은 이 부문에 대한 조직 개편을 고려하고 있다. 슈왈츠는 “실적이 양호한 부서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단순화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R&D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슈왈츠는 코드 네임이 텀퍼(Thumper)인 옵테론 스토리지 R&D 프로젝트가 기존 기술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올 여름부터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텀퍼는 24테라바이트 스토리지에 4way 옵테론 서버를 결합한 것이다.
썬은 슈왈츠가 언급한 것처럼 성공을 위한 발판을 재창조할 필요까지는 없다. 하지만 IT 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반드시 보유해야 할 생산 시스템과 기술을 재정비하고 비용을 낮출 필요는 있다.
Charles Babcock

한국썬, 올해는 감원 피할 수 없을 듯
지난해 썬 본사가 단행한 감원의 대상 지역에서 벗어났던 한국썬이 이번에는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썬의 한 관계자는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어느 정도 감원을 예상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한다. 국내의 경우 주요 감원대상은 R&D와 지원 부서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썬의 신임 CEO 조나단 슈왈츠가 스토리지 사업부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규정한 만큼 국내 스토리지 조직도 인원감축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이미 한국썬 스토리지 사업본부장 겸 부사장으로 임명된 정철두 부사장이 지난 6월 말 퇴진했다.<김상욱 기자 ks@rfidjournalkorea.com>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