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안업계의 분위기가 한창 고양되고 있다. 보안업계의 대표격인 안철수연구소가 지난해 순익 127억원에 달하는 '사상최대'의 실적을 거둔 것을 비롯해 2년 연속, 3년 연속 흑자경영에 성공한 토종 보안업체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작년 적자를 본 업체들의 흑자전환 낭보도 심심찮게 날아들면서 모처럼 보안업계 관계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더욱이 2~3년 간 침체와 불황의 늪에 허덕이다가 2003년 윈스테크넷을 마지막으로 끊겼던 코스닥 입성 소식이 올해와 내년에는 가시화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둔 업체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방화벽, IPS, 안티바이러스 등 특정 분야에서 선두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업체들이다. 그리고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업체들은 DRM 및 문서보안, 위협관리, 패치관리, ESM 등과 같이 보안 분야에서도 틈새시장을 개척하거나 한 우물을 파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업체들이다. 올해와 내년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마크애니, 소프트런, 이글루시큐리티, 잉카인터넷, 정보보호기술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3~4년 전 한 업체가 여러 솔루션을 취급하고 서비스 사업 부문을 거느리며 '종합보안'이라는 업체 타이틀이 유행했던 모습과 비교할 때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당시만 해도 너나 할 것 없이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면서 특정 분야의 사업만을 유지하는 전문업체는 마치 경쟁력의 한계, 기술력의 한계에 달한 업체 취급 하던 시각과 비교하면 흥미로운 일이다.
현재 코스닥 입성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들 중에는 단기간에 급성장한 업체도 있지만 대부분 7~8년 동안 전문분야를 고집하며 옹골차게 사업을 벌여온 업체들이다. 규모는 작지만 한 분야의 기술력과 서비스 향상에 집중해 관련 분야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소위 '잘나가는' 업체들이 방만하게 사업을 벌이다 실패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길을 걸었던 것이다. 또 많은 업체들이 소위 '뜨는' 사업 분야에만 눈독을 들이고 출혈경쟁에 나섰던 것에 반해 자신들의 전문 분야에서 묵묵히 제 길을 걸으며 성장 기반을 쌓아온 업체들이다. 그런 까닭에 이들은 현재 자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보안업체들의 실적이 비교적 좋았던 이유로 "이제서야 정상적인 영업 구조를 찾아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보안업계가 작은 시장에 지나치게 많은 업체들이 경쟁을 벌이는 구도 때문에 전체적으로 취약성을 보였던 것이 아니라, 한 업체가 격에 맞지 않는 다양한 사업을 벌인 것이 비정상적인 구조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이유지 기자 yjlee@rfidjournal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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