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지사를 설립한 한국퀘스트소프트웨어(대표 이학선)는 기존 채널을 전면 재조정했다. 이전의 총판 및 협력사 정책이 단순 리셀러의 나열에 불과했다는 반성에서 채널 정책의 롤(Role)과 룰(Rule)을 확립해 사업 기반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협력사 지원업체들의 향후 사업계획서를 받아 역량과 의지 등을 평가해 전략 파트너(총판), 스페셜 파트너, 비즈니스 파트너 등을 선정했다.

그 과정에서 모 대형 제조사 SI 자회사인 A사의 행태는 한국퀘스트 채널 정책 원칙 수립의 시험대였다. A사는 탄탄한 자금력과 비즈니스 능력 등을 앞세워 단독 총판을 요구했고, 그에 걸맞게 가장 깔끔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한국퀘스트의 결정은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기존 채널 정책의 무원칙과 지원정책의 유명무실화에 상당부분 A사가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A사는 이전 채널 조직에서 총판이었다.

A사가 모회사와의 내부 매출 비중이 너무 높아 이를 희석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총판을 겸해 왔다는 문제 제기가 하부의 협력사들로부터 제기되어 왔었다. 그리고 실제로 A사는 직접적인 영업이나 협력사 지원보다는 협력사 계약을 자사 매출로 포함시키기 위한 활동에 더 열중이었다. 총판 비즈니스 외형을 키워 모회사에 편중된 매출 비율을 낮추자는 의도다. 제사보다는 잿밥에 관심을 보인 A사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쌓이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반면 한국퀘스트 입장에서는 A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적지 않았다. 일단 초기 매출 실적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 채널 조직 정착에 유리한 점이 있었고, 모회사의 대규모 프로젝트 유치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한국퀘스트는 결국 A사의 협력사 탈락을 결정했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원칙 있는 채널 정책의 정착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같은 결정으로 40여 협력사들은 한국퀘스트의 채널 정책에 대해 높은 신뢰감을 표하고 있다.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한국퀘스트의 말이 진심임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후 속속 발표되는 협력사 지원 정책에 대해서도 믿음을 보내고 있다. 한국퀘스트는 A사와 A 모회사를 잃었지만 그 대신 채널 정책의 원칙 확립과 협력사의 신뢰를 얻었다. 결코 믿지는 장사가 아니다.
세계화․무한 경쟁 속에서 정글의 법칙 만이 최고의 가치인양 거론되는 이때, 원칙이 통용되고 승리할 수 있다는 사례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강욱 기자>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