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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IBM, ‘2003 뇌물부정’ 사건 불명예 벗나?
한국IBM은 최근 300여명의 고객들을 초청, 제주도에서 2박 3일 동안 ‘Innovation For Growth’란 주제로 ‘IBM CX(Client eXecutive)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2003년 말 뇌물부정 사건 파동 이후 2년 만에 개최해서인지 주최 측인 한국IBM 관계자들, 특히 이휘성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다소 긴장되고 상기된 분위기였다. 초청 받은 고객들 역시 관심도가 높았던 지 대거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한 마디로 이번 포럼은 지난 1월 취임한 이휘성 사장의 첫 시험 무대이자 한국IBM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첫 자리였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휘성 사장은 한국IBM의 리더로서의 평가를 받고, 한국IBM은 치욕스런 불명예를 벗어 던지고 새롭고 신선한 이미지의 회사로 새로 태어났음을 대내외에 공표하는 자리였던 것이다.
이번 포럼의 주제를 ‘성장을 위한 혁신’으로 선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때문인지 한국IBM은 이번 행사를 시작하면서부터 끝날 때까지 시종일관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그 혁신은 단순히 한국IBM만이 아니라 고객, 기업, 사회 등 주변 환경 모두가 함께 혁신해야만 올바른 혁신이 이뤄진다는 게 주요 핵심 내용이다.

이휘성 사장은 인사말에서 “IBM은 그 동안 혁신을 끊임없이 추구해 왔다”고 전제, “그러나 혁신은 이제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그는 “일부 특정 분야나 부문, 예를 들어 기술이나 기업 등에 한정시키지 않고 모든 분야나 부문에서 다 같이 혁신해 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때문인지 이번 행사 일정 가운데 하나인 환영 만찬의 경우 초대된 가수나 사회자는 20대와 30대가 주로 선호하면서 초청 대상자들의 주 연령층인 40대들도 호감을 가질 수 있는 인물들을 선정한 것으로 보여 진다. 이날 사회는 전직 대통령들의 성대모사로 유명한 개그맨 ‘김학도’ 씨가 진행했고, 초청된 가수는 ‘유리상자’와 ‘린’이었다.

과거의 행사에는 주로 40대와 50대가 선호하는 ‘송창식’ ‘최백호’ ‘인순이’ 등의 가수를 초청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이날 가수들의 노래에 상당히 호응하는 듯해 보였지만 관중들이 손뼉을 치며 가수들과 적극적으로 호흡하며 연속 ‘앙코르’를 외치던 과거의 행사와는 다소 다른 분위기였다.
또한 이번 행사는 과거의 ‘다 함께 즐기자’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경영혁신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공부와 즐기는 여가 시간을 함께 했다. 특히 과거에는 사장이 인사말로만 포럼을 대변했지만 이번에는 사장이 인사말과 함께 별도의 시간을 만들어 직접 강의도 했다.
한 마디로 한국IBM은 초청한 가수나 사회자를 통해 사회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 줬고, 아울러 한국IBM은 이휘성 사장 본인을 중심으로 임직원, 그리고 업무 프로세스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음을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IBM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다는 노력을 충분히 보여줬고, 또한 이해는 하지만 확실히 변신한 모습이라고 판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게 대다수 참석자들의 지적이다.
40대와 50대가 주 관중인데, 20대와 30대가 선호하는 가수를 초청한 것과 똑같다는 것이다. 의욕이 너무 앞서 있어 ‘마치 무엇에 쫓기는 듯 너무 서두르는 인상이 짙었다’는 것이다. 사실 ‘혁신’을 강조하고, 혁신을 추구하고 있는 한국IBM이 해결해야만 할 일은 아직도 많다.
우선 이휘성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듯 본인이 앞장서 혁신을 추구하고 있고, 또한 몸소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기까지도 했다. 성실과 정직, 이론을 통한 논리 정연한 발표를 잘 한다는 이휘성 사장에 대한 평가 그대로를 보여 준 것이다.
그러나 한국IBM은 2,400명이라는 임직원이 있고, 대내외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임원들 도 많다. 즉 그들과 호흡을 맞춰 같이 행동하지 않으면 한국IBM이 추구하는 혁신은 이론처럼 그렇게 쉽게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IBM은 직간접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직접보다 간접판매를 더 지향하고 있다. 특히 자사의 가장 큰 수입원이었던 메인프레임 기종까지 협력사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다시 말해 거의 모든 제품을 간접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협력사들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IBM은 뇌물파동 사건 이후 중소 협력사 위주에서 대기업 위주의 총판체제로 협력사 정책을 전면 수정했다. 특히 일부 특정 총판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어 일부 특정 총판은 총판권을 반납까지 했다.
한 마디로 기존 중소 협력사들을 중심으로 한국IBM의 협력사 정책에 대한 반발이 심하다.
이러한 협력사들의 강한 반발을 어떻게 해결해야 나갈지가 주요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한국IBM이 해결해야만 할 또 다른 큰 과제는 직원들의 자존심과 명예회복일 것이다. 물론 이휘성 사장은 본인과 호흡을 맞춰 일 할 수 있는 임원들을 각 요소요소에 배치했고, 이들을 중심으로 혁신을 추구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고 한다. ‘혁신을 위한 원칙’인지 아니면 ‘원칙을 위한 혁신’인지 업무 프로세스에 있어 장단이 잘 안 맞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한국IBM이 이휘성 사장을 중심으로 변신하고 있음을 행동으로 보여준 이번 포럼에 참석자들의 대다수는 높은 점수를 주었다. 자존심 강한 한국IBM이 불명예를 하루라도 빨리 벗어 던지기 위한 몸부림에 긍정적인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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