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IL은 올해 국내 고객들로부터 가장 주목을 받은 제품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그 개념이 소개되기 시작한 ITIL은 올해 들어 이슈화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 구축으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ITIL은 작년 하반기만 하더라도 온 디멘드나 유틸리티 컴퓨팅과 같은 다소 추상적인 미래지향적인 개념 중 하나로 받아들여졌으나 올해 나타난 그 결과는 크게 달랐다.
관계 전문가들은 ITIL이 여타 개념들과는 다르게 매우 구체적이고 뚜렷한 실체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해외 ITIL 협회 등을 통해 이미 문서화와 프로세스에 대한 상세한 정의가 이뤄졌고 해외 선진 사례를 실체로 제시하고 있어 구축으로까지 바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질적으로 올해 들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ITIL 구축이 현실화 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대기업 계열의 SI 기업들이 ITIL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즉 한화 S&C를 필두로 LG CNS, 대우정보시스템, 코스콤(구 증권전산), 교보생명, LG화재 등이 ITIL을 도입했고, 한국투자증권과 동부정보기술은 현재 사업자를 선정 중에 있다. 이외의 다른 기업들도 ITIL 도입을 위한 컨설팅 작업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그룹사 시스템 관리의 효율화와 통합을 위해 ITIL 도입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그룹 계열사들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올해 상반기에 ITIL 도입을 마친 한화 S&C의 경우 현재 5개 계열사로의 확장 오픈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일부 개별 기업들도 IT 부서의 경쟁력 강화와 자생력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ITIL 도입을 독자적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교보생명이 최근 CA의 ITIL 제품을 도입한 것을 들 수 있다.
관계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사례가 하나, 둘 늘어갈수록 ITIL 제품 도입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즉 ITIL이 넘어야할 벽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국내 시장규모가 너무 작다는 것이다. ITIL 도입을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 SI 업체들을 주 고객으로 삼기에는 그 대상이 너무 한정적이라는 것. 다시 말해 ITIL을 독자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기업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ITIL이 올해 국내 고객들로부터 가장 주목을 받은 제품 가운데 하나이지만 좀 더 큰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넘어야만 할 산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즉 ITIL의 수요가 좀 더 확산되기 위해서는 SMB 시장을 개척해야만 하는데,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 ITIL 협회를 중심으로 SMB 시장 공략을 위한 ITIL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어쨌든 ITIL은 가장 주목받은 제품 가운데 하나라고는 하지만 12시는 아직 안 된 것 같다,
<이강욱 기자>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