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대표 손영진)가 퇴직 프로그램도 없이 감원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일부 감원 대상들에 대해서는 거의 일방적으로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더 심한 비난을 받고 있다.
한 마디로 세계적인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답지 않은 방식으로 감원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이하 시스코 코리아)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의 1차 대상은 임원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이후 일반 직원으로까지 확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차 대상 가운데 한 사람인 김인교 부사장은 이미 통보를 받았고, 본인 역시 퇴직할 뜻을 밝혀 7월 말까지만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머지 대상들은 본인들이 퇴직에 대한 동의를 해야 하겠지만 아직 분명한 뜻을 밝힌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가 퇴직을 해야만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번 구조조정과 관련 공식적인 퇴직 프로그램은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시스코코리아의 한 관계자 역시 "그런 프로그램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과 "뜬소문에 불과하다"며 구조조정 추진에 대해 강력히 부인했다.
반면 손영진 지사장은 "새로운 모습을 갖추기 위한 한 과정으로 봐 주길 바란다"고 전제, "성장 발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시간을 두고 지켜봐 달라"며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손 사장은 또 퇴직 프로그램과 관련 "6개월 연봉만을 보상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본 기자의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고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어쨌든 시스코코리아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음에는 분명하다. 퇴직 보상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지만, 특정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은 게 아니라 경우에 따라 다소 차등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글로벌 기업, 특히 전 세계 네트워크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한국 내 시장에서는 70% 이상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시스코시스템즈라면 정당한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게 당연한데 그렇지 못하다는 데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 가운데 하나인 한국IBM이나 한국HP, 한국오라클 등도 구조조정을 추진한 바 있다. 이들 기업들은 특정 퇴직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 정당한 방법으로 퇴직 신청을 받아 감원을 했다. 예를 들어 한국IBM의 경우 최근 11년 차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 신청을 받았고, 이들에 대해서는 퇴직금 이외의 1년 이상의 연봉을 별도 보상해 주었다.
한국HP 역시 퇴직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이 회사는 '2n(근무년수) + 3'이라는 별도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 퇴직자들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해 주었다는 평을 받기까지 했다. 어느 기업이든 회사 상황에 따라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한 그것은 그 회사 내부 일에 해당 될 수 있다. 한 마디로 '쉬쉬'하면서, 그것도 구조조정 사실조차 강력히 부인하면서까지 추진할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이 그렇게 떳떳하게 밝히지 못할 사연이 있는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시스코코리아는 지난 94년 국내 지사를 설립, 올해로 12년째 국내 영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국내 라우터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한국 내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확고히 확보해 놓고 있다.
시스코코리아가 이처럼 눈부신 성장 발전을 이루기까지는 직원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진 노력이 없었다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한 직원들을 헌신짝 버리듯 한다면 글로벌 기업다운 모습은 결코 아닐 것이다.
시스코가 글로벌 기업으로서 더욱 성장 발전하고, 그리고 시스코코리아가 한국 속의 기업으로 보다 더 깊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더욱더 정당하고 떳떳한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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