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9편 한진그룹 기업문화 분석

최근 급격한 글로벌 시장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사세가 위축되고 있는 중견그룹이 한진그룹(이하 한진)이다. 한진은 고 조중훈 회장이 1945년 해방과 더불어 설립한 물류 전문기업이다. 한진도 국내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1960~70년대 베트남 특수, 1980년대 중동 특수를 통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본업과 다른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다 1997년 IMF외환위기로 그룹이 흔들리는 경험을 했다.
물류산업에서만큼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닐 정도로 혁신을 거듭했지만, 소위 말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이점을 극대화하지 못하고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진은 물류를 통해 사회에 이바지한다는 '수송보국'의 일념으로 외길을 걸어온 기업이다. 기업문화 혁신측면에서 한진의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고자 본인이 개발한 기업문화 혁신모델인 SWEAT 모델을 적용했다.

Vision : Goal & Responsibility

기업의 비전은 구성원이 공통으로 공유하는 사업목표와 사회적 책임으로 나뉜다. 한진의 비전은 '세계 최상의 물류서비스 기업'이다.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가치혁신, 관계혁신, 체제혁신, 역량혁신의 미션(mission)을 수립했다. 모호하지만 바람직한 미래를 제시하는 비전과 달리 미션은 구체적인 행동지침으로 구성되어야 하지만 한진의 비전은 명확한데 미션이 오히려 모호하다.

미션에 접미사로 연결된 혁신, 즉 이노베이션(innovation)은 현재의 문제점을 타파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가치, 관계, 체제, 역량 등 모든 영역의 전방위적인 혁신이 한진의 조직역량으로 가능한지 판단을 하고 설정했는지도 궁금하다. 개념적 관점에서 보면 이해관계자와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관계혁신만이 미션으로 적합하다.

문어발 사업으로 기업의 핵심 목표가 없는 다른 국내 재벌기업과 비교한다면 한진의 목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일반 제조업과 달리 물류산업은 경쟁은 치열하지만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높은 성장산업이라는 점도 한진의 미래를 밝게 한다. 글로벌 시장이 통합되고, 자유무역협정으로 관세가 사라지고, 정보통신의 발달로 홈쇼핑, 인터넷 쇼핑, 모바일 쇼핑 등이 활발해지면서 물류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다른 재벌기업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책임부문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특히 국가나 사회 전체적인 책임은 논외로 치더라도 내부의 이해관계자인 직원, 외부의 핵심 이해관계자인 협력업체와의 관계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대표적 기업인 대한항공의 승무원 처우, 한진택배의 배송기사 대우 등 사회적 논란을 초래한 사례가 많다. 창업자는 '물류보국'을 선언하며 착실하게 사업을 일궜지만 후계자는 물류사업은 하지만 '보국(報國)'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익만 내고 규모만 확장하는 탐욕스러운 자본주의가 한국 대기업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면서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임은 잊은 지 오래다. 시혜성, 전시성 봉사활동은 진정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홍보활동 일환일 뿐이다. 진정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지 못하면 100년 기업이 될 수 없다.

Business : Product & Market

한진은 2012년 현재 공기업을 제외한 재계 서열 8위로 대한항공, 한진해운 등 40여 개의 계열사를 가진 그룹이다. 한진의 사업역사는 화려하다. 1969년 한국 최초로 컨테이너 운송체계, 1979년도에는 화물운송 전산시스템을 구축했고, 1992년 최초로 택배사업을 시작했다. 1960~70년대 베트남전쟁 특수 기간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1980~90년대 중동 하역사업까지 진출하면서 사업의 성숙기를 거쳤다. 2000년대 들어 IT기술 발달과 홈쇼핑, 인터넷 쇼핑 등이 활성화되면서 사업환경은 호전됐지만 본원적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다.



<이하 상세 내용은 컴퓨터월드 7월 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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