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A와 KTL 인증제품 믿을 수 없다

SW 품질인증제도인 GS(Good Software) 인증이 SW 품질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어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관련 업계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더욱이 똑같은 GS 인증을 TTA(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방송통신위원회 소속)와 KTL(한국산업기술시험원, 지식경제부 소속) 등의 두 개 기관으로 분류돼 있고, 테스트 프로세스도 서로 공개하지 않아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치 인증을 통해 수익만 창출하려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가 지적하는 GS인증 제도의 문제점은 ▲SW 품질 우수성 불인정, ▲전문성 결여 ▲프로세스 기준 불명확 및 비공개 ▲두 개 기관의 인증 경쟁 등을 들 수 있다.
우선 SW품질과 관련,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이 10가지라면 GS인증 제품은 8가지 밖에 안 되는 경우가 많고, 또한 기능이나 성능에 있어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성능도 모르고 구매해야 하나

특히 어떤 GS인증 소프트웨어 제품은 오래된, 옛날 버전인 경우도 있어 TTA나 KTL에서 인증한 GS인증 제품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제도는 좋으나 문제가 많다"며 "자동차는 성능이 우수하고 기능이 다양한 고가의 에쿠우스에서부터 그렇지 않은 소형(예를 들어 마티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자동차를 살 때 개인의 성향이나 취향에 맞춰 자동차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자동차이니까 무조건 사라고 권장한다면 그게 맞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소프트웨어 역시 사용자가 업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성능이나 기능, 스펙 등을 공개하는 게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GS인증 기관으로 TTA와 KTL 등의 두 개 기관이 있는데, 이들 기관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들 기관은 SW 품질 인증을 위해 각각 약 80여명(TTA는 100명이라고 주장)과 20여명이 있는데, 이들이 수백 가지의 SW를 모두 다 테스트하고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소프트웨어는 종류가 다양하고, 성능도 업무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이들이 과연 사용자들의 요구조건을 맞출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물론 TTA는 2001년부터 GS인증을 하기 시작, 10여년 가까이 경험을 축적해 왔지만 수백 가지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모두 다 테스트하고 검증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TTA는 SW 품질평가 시 제품에 따라 적합한 인력을 별도 구성해 테스트를 하고 있고, 매년 별도의 인력을 미국에 보내 교육을 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성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변한다.
KTL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이와는 달리 "솔직히 모든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고 검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품질인증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면서 "각 분야의 실력 있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KTL은 인증만 하고, 테스트는 관련 전문 기업에 맡기는 게 맞을 것 같아 이를 추진 중이다"고 답변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SW추가기술 요건을 만들어 테스트 전문 기업이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고, 올해 안으로는 어떤 결론이 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테스트'는 '전문 기업'에 맡겨야

한편, 테스트하는 과정이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TTA나 KTL 두 개 기관 모두가 프로세스를 공개하지 않아 기준이 무엇이고, 성능과 기능이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과연 GS인증 제품을 구매해도 성능이나 기능이 업무성격에 적합한 제품을 도입했는지조차 잘 모를 뿐만 아니라 구입했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 그 책임을 누가 지느냐라는 것이다.
국토해양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GS인증 제품을 도입해 살펴보면 옛날 버전인 경우가 많다. 현 상황에서는 성능이나 기능 등에 대해 확인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만약 도입한 GS 인증 소프트웨어가 문제가 발생해 피해를 입었다면 그 피해는 누가 보증해 줄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이 관계자는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은 SW 인증을 거의 TTA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테스트 전문 인증기관을 더 늘려 경쟁을 시키고, 보다 더 나은 성능의 소프트웨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사용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게 적합한 것 같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여 강조했다.
TTA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GS인증은 프로세스를 보는 게 아니라 제품을 테스트, 즉 결과를 시험하는 것이다. 내부 프로세스와는 관계가 없다"고 항변했다.
똑같은 소프트웨어 품질인증을 놓고 TTA와 KTL 두 개 기관으로 나눠져 테스트와 인증을 같이 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두 개 기관이 각각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 산하기관 소속으로 나눠져 있어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 "장사 속 경쟁"을 하고 있어 관련 업계에 적지 않은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하는 역할이 같은데 두 개 부처와 기관으로 나눠져 있을 필요가 있느냐?라는 지적이다. 만약, 어쩔 수없이 별개의 두 개 기관을 둔다고 하더라도 프로세스를 공개해야만 하고 또한 같이 공유해야만 한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테스트 전문기업의 한 관계자는 GS인증과 관련 "미국에는 SW 테스트 기관이 약 1,500여개가 있고, 삼성SDS나 LG CNS 같은 매출규모의 기업도 100여개가 넘는다. 우리나라는 테스트 전문 기업들이 ▲품질측정평가 ▲SW테스트 전문기업 ▲컨설팅 전문기업 등 3개 분야로 나눠 영업을 하고 있다"고 전제, "그러나 공공시장 진출은 전혀 없고, 성과도 없다. 그 이유는 GS인증 때문인 것 같다. 제도는 좋으나 신뢰성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을 비롯해 인도나 일본 등은 우리나라처럼 테스트와 인증을 같이 하지는 않는다. 즉, 테스트와 인증을 분류시켜 테스트는 전문 기업이나 기관이 하고, 이를 기준으로 정부는 인증만 해 준다"고 밝혔다.
어쨌든 관련 업계와 사용자들은 GS인증과 관련 "테스트는 전문기업이 할 수 있도록 개방해야만 하고, 정부는 인증만 해 주는 게 마땅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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