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와 오라클이 유통 전문 소프트웨어 업체인 ‘리텍’사의 인수가격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16일 SAP가 리텍의 인수가격을 주당 11달러로 제안해 리텍 주주들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자 오라클도 곧바로 주당 11.25달러로 상향 조정해 발표했다.

이들 두 회사는 최근 리텍사 인수를 둘러싸고 가격경쟁을 치열하게 벌여왔다. SAP는 2월28일 주당 8.5달러를 제시한 바 있고, 오라클은 3월8일 이보다 높은 주당 9달러를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이들 두 회사가 리텍 인수를 둘러싸고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유통 시장이 솔루션 시장으로서는 아직 미개척 분야일 뿐만 아니라 리텍이 주요 고객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즉 오라클이나 SAP 등 두 회사는 제조업 등의 일반 시장은 많이 확보하고 있는 반면 유통 시장은 아직 미미한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다는 것. 특히 리텍은 테스코, 베스트바이, 월마트 등 굵직굵직한 유통 업체들을 비롯해 겥과 조르지오알마니 등의 소비자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유통업체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이들 중 어느 회사가 리텍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유통 시장에서의 주도권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만큼 치열한 인수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SAP와 오라클 중 누가 리텍을 인수하더라도 이는 분명 ‘상승’효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오라클은 최근 피플소프트를 인수해 공공·의료 시장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유통 시장의 기반은 약한 편으로 리텍의 대형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다면 전자태그(RFID)와 관련한 새로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것으로 기대된다. 한 애널리스트는 “오라클이 리텍을 인수할 경우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의 2위로 자리를 굳힐 것”으로 전망했다. SAP 역시 RFID와 같은 신기술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SAP의 주당 11달러가 발표가 있었던 지난 17일, 리텍의 최고 주식 거래가는 주당 11.65달러까지 상승해 장을 마감했고 이에 힘입어 SAP와 오라클의 인수가격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누가 리텍을 인수해 유통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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