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춥지 않은 겨울, 그리고 짧아지는 겨울과 함께 빨리 찾아오는 봄. 이로 인해 지구 생물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인류도 예외는 아니다. 벌이 사라지고 이로 인해 과실수 수분이 이루어지지 않아 수확량이 줄어들고 가격은 폭등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빨라지고 있다고 폭스 뉴스는 전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기후 변화와 올해 특히 강력한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많은 지역에서 날씨가 따뜻해진 결과다. 보도는 미국에 국한되지만 전 세계가 같은 현상이다. 모기가 전염시키는 댕기열 발생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있고, 지역도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2023~2024년 겨울은 130년 동안 관측된 것 중 가장 따뜻한 날씨를 기록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국립 현상학 네트워크(National Phenology Network)’에 따르면, 미국의 특정 지역에서 나타나는 봄의 첫 번째 징후인 라일락과 인동덩굴 싹이 지난 1981년 이 네트워크가 데이터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빨리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에서 벚꽃이 예정보다 너무 일찍 피어나 축제 기간과 엇박자를 낸 것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에 따르면 2023년은 기록상 가장 더운 해였으며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지구 온난화가 평균 섭씨 1.5도를 넘어섰다.

폭스의 애나 노스 환경 전문가는 이러한 변화는 정서적으로 혼란을 초래하고, 환경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스키와 스노보드와 같은 추운 날씨 활동에 의존하는 장소에는 경제적으로 타격을 준다. 겨울이 짧아지고 따뜻해지면 동물들의 동면 일정이 늦어지고, 여러 산지에 쌓인 눈의 두께와 크기가 줄어들어 물 공급이 제한되는 등 인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기후 과학자 마이클 만은 "지구가 뜨거워지고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추운 계절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봄도 매년 며칠씩 빨리 도래한다. 식물이 꽃을 피우고, 잎을 피우고, 새나 곤충들이 알을 낳는 봄과 관련된 지표가 나날이 당겨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붉은 색 부분이 예년보다 빨리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 사진=국립현상학네트워크
붉은 색 부분이 예년보다 빨리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 사진=국립현상학네트워크

이 현상은 국립 현상학 네트워크에서 편집한 지도를 통해 분명히 나타난다. 이 지도는 전국 각지에서 식물이 언제 잎을 틔울 것으로 예상되는 지를 보여준다. 예측 지도는 네트워크가 개발한 모델을 기반으로 하며, 이 모델은 온도와 같은 다양한 조건에 대한 정보를 사용하여 식물 발달 타이밍을 예측다.

올해 네트워크가 만든 지도는 인디애나, 일리노이, 아이오와, 오하이오를 포함한 중서부의 여러 주가 예년보다 훨씬 일찍 식물이 싹을 틔우거나 꽃을 피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도에 표시된 것처럼 붉은 색으로 칠해진 곳은 평소보다 더 빨리 봄을 맞을 것이다.

네트워크 사이트는 "1991~2020년의 장기 평균에 비해,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는 20일,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는 14일, 뉴욕시는 10일 빠르다"고 적고 있다.

추운 대기는 갇힌 온실가스에 더 강하게 반응한다. 이 때문에 겨울이 다른 계절보다 더 짧아지고 있다. 온실가스는 지구를 더 따뜻하게 만들고, 따뜻한 공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보유하게 된다. 대기 중 수증기가 증가함에 따라 겨울에는 일반적으로 공기가 더 건조하기 때문에 추운 기후에서 온난화 영향이 훨씬 더 크게 나타나고 눈도 많이 내리게 된다.

식물과 동물은 성장과 동면 패턴이 완전히 달라진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테레사 크림민스 교수에 따르면, 식물은 평소보다 더 빨리 개화하는데 수분하는 곤충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경우, 식물의 수분 일정이 잘못 정렬될 수 있다. 앞서 적은 사과 수확량 감소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공해로 수분을 담당할 곤충이 줄어든다. 연초에 싹을 틔우는 식물은 예상치 못한 한랭 전선이나 서리가 다시 몰아쳐 초기 새싹을 죽일 수도 있다. 이 경우 생존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모기와 같은 해충이 더 널리 퍼지고, 더 많은 질병이 확산될 수 있다. 댕기열이 그렇다. 2000년의 경우 전 세계에서 약 50만 건의 뎅기열 사례가 보고됐고 약 2만 명이 사망했다. 2019년에는 무려 520만 명이 확진됐고 3만 명이 사망했다. 그런데 올해 사망자 수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브라질은 올들어 2개월 동안 무려 100면 명 이상이 뎅기열에 걸렸고 이미 300여 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총 발생 건수는 160만이었다. 브라질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르헨티나는 같은 기간 전년 대비 무려 2100%나 증가했다고 한다. 페루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짧아진 겨울은 물 공급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봄에 녹으면서 강물을 불리는 눈은 미국 서부 등지의 주요 수자원이다. 따뜻한 겨울에는 일반적으로 눈이 적게 내리고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에 눈이 녹아 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양이 줄어든다. 봄 가뭄이 심각해질 수 있다. 식수뿐만 아니라 농업용수, 수력발전용수, 도시용수, 환경용수 등 거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친다.

땅도 더욱 건조해진다. 이는 빈번하고 심각한 산불을 더 자주 일으킨다. 미국 국립산불센터는 6월까지 중서부와 남서부 일부 지역이 적은 강설량과 가뭄 가능성이 높으며, 올해 산불 위험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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