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AI와 일자리의 미래 어젠다

사진=세계지식포럼
사진=세계지식포럼

[아이티데일리] 정보기술혁명이 시작된 1960년대 초반 과학자와 사회운동가로 구성된 위원회는 린든 B. 존슨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위원회는 정보 시스템의 도입을 의미하는 사이버네이션 혁명은 빈곤층, 미숙련자, 실업자의 굴레를 벗어나는 계기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틀랜틱지에 따르면 그 30년 전인 1930년대 캘리포니아주의 한 시장은 “공업기술은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며 제조업을 뿌리째 뒤흔들어 문명을 먹어 치울 우려가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대통령에게 썼다고 한다.

새로운 기술의 영향에 관한 이전의 유사한 많은 예측이 그랬듯이, 새로운 기술이 나쁜 세계를 가져올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은 완전히 잘못된 것임이 증명되고 있다고 세계경제포럼(WEF)이 보고서를 통해 밝히고 그 요약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WEF 2024에서는 주목되는 트렌드가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서 전 세계 일자리의 40%가 AI(인공지능)의 영향을 받는다고 밝힌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에서는 60%의 일자리가 머신러닝의 영향을 받고, 그 절반가량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AI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임금 및 일자리 감소에 직면하고 일부 일자리는 완전히 소멸될 것이다.

한편, 지난 200년에 걸쳐 미래에 고용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잘못됐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비관론자는 오판했지만 확실히 수억 개의 일자리가 파괴된 것도 사실이다. 농업 기술이 수백만 명의 농업 종사자를 대체했고, 산업혁명은 사람들을 공장으로 이동시켰다. 자동화는 사람들을 공장에서 몰아내고 서비스 경제가 탄생했다.

이러한 창조적 파괴의 물결 속에서 고용자 수는 증가했고, 오늘날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고용은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기술은 대체로 사람들의 일을 지원하는 대신 주로 직업을 대체하지만, AI가 주도하는 이번에는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이 될 것으로 보인다. AI는 지금까지의 어떤 기술과도 다르기 때문이다. 직업이 대체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유형의 직업이 생겨나는 것이다.

◆ 새로운 일의 세계

120년 전에는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3이 농업에 종사했다. 당시 농장에서 일했던 20명 중 1명만 농장에서 일하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또 오늘날 노동자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의 종류가 이렇게 많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을까. 20년 전 경제학자들도 오늘날 미국에서 80만 명의 개인 트레이너가 일하고 앱 개발 업계에서 250만 명이 고용될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다.

새로운 직업을 상상하는 어려움을 지금의 인류도 경험하고 있다. 인류는 미래를 맞출 수는 없다. 그러나 새로운 일자리 창출 가능성에 대한 관점을 바꿀 수는 있다.

먼저, 새로운 환경에서 인류의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직무가 생겨난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듯이, 미래에는 완전히 새로운 일자리 분야가 생길 것이다. 과거 200년의 패턴을 관찰하면 새 일은 반드시 출현한다. 새로운 기술에 의해 없어지는 직업도 있겠지만, 일자리는 생겨난다. 새로운 기술은 근로자를 지원하여 더 효율적이고 뛰어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생산 비용을 낮춘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더 저렴한 가격이 되면 수요는 증가하기 마련이다.

정책 입안자나 정부 기관은 노동시장의 역동적인 창출과 신규 고용의 회전을 촉진할 수 있다. 창조적 파괴와 고용의 전환이 지금까지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 새로운 기술과 일자리에 대한 투자

전 세계에서 신규 고용을 가장 많이 창출하고 있는 곳은 중소기업이다.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기 쉬워진 지금, 기업가나 투자가가 비즈니스를 창조하고 성장시키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노동시장이 유연하고 자유로워지면 산업 분야나 비즈니스 사이의 인력 이동이 보다 신속하게 이루어지게 된다. 반대로 경제적 자유도가 낮고 노동시장이 규제되는 경우에는 더 많은 실업에 시달릴 수 있다.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시장을 가진 국가는 잃어버린 일자리를 대체할 새로운 일자리를 계속 창출할 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부터 생기는 창조적 파괴는 사람과 도시 전체에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역할은 여기에서 찾아진다. 사회안전망을 갖추고 재취업 기회와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 새로운 AI 시대에는 사람을 위한 디지털 기술에 대한 공공 투자로 새로운 경제 기회를 창출하고 '디지털 하이웨이'를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과 일자리에 대한 관점을 바꿈으로써 AI를 유익한 변화로 이끌 수 있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