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구글의 중국 철수 위협은 난센스에 불과하다. 설사 철수한다고 해도 중국은 눈 하나 까딱하지 않을 것임에 분명하다. 중국은 자국의 문화와 역사, 전통을 유지 발전해 나갈 의무와 책임을 갖고 있다. 때문에 윤리와 도덕에 어긋난다고 판단되면 이를 보호하려는 게 당연하다. 그렇다고 구글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자국 시장에 먼저 불러들인 것도 아닐 것이다. 구글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 즉 성장 잠재력과 가능성이 높고 경제성장률 또한 세계 최고이기 때문에'돈'을 벌기 위해 진출했을 것이다.
미국이 아무리 막강한 힘을 가졌다한들 구글을 두둔할 명분이 미약하다. 오히려 궁색한 변명으로 입장만 난처해질 뿐이다.
무릇 이번 사건은 먼 산 바라보듯 그냥 지나쳐 버릴 일은 아닐 듯싶다. 잘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위협을 받은 경우도 있었고,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이다. 한국시장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 특히 IT 관련 기업들은 그 어느 업종분야보다 유독 많다. IBM, 인텔, HP,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시스코 등 수 십 개의 크고 작은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한국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도 있었겠지만'돈'벌이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결코 진출하지 않는 게 글로벌 기업들의 생리다.
이들 글로벌 기업들이 매년 우리나라로부터 벌어들이는 돈은 수조원에 이를 것이다. 대다수 글로벌 기업들은 매년 매출 목표를 15~20% 이상 상향 조정하고 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해는 거의 없었을 만큼 이들은 성장가도를 달려오고 있다. 한국시장에서의 적자로 인해 철수를 한 글로벌 기업은 드물다. 오히려 한국에서의 성장을 토대로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기업들이 더 많다.
그런데도 이들 기업들은 2% 부족이라는 이유로 채우지 못할 욕심을 강요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심지어 철수 위협을 공공연히 내세워 직원들을 옥죄기까지 한다고 한다.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의 매출규모는 글로벌 전체의 1~2%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철수하면 그만이라는 게 그들의 위협 명분이다. 자기들 입맛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한 때 IBM이나 HP 등의 글로벌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비록 외국산이지만 최첨단 기술과 제품 판매를 통해 국가 산업발전에 도움을 준다는 자긍심과 자존심으로 명예롭게 회사를 다녔다.
그러나 그것은 옛날이야기로 흘러가버린 지 오래됐다. 그저 영업목표 달성에 쫓겨 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안타까운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 진출한지 40년, 30년, 20년 된 글로벌 기업들이 많지만 역사에 비해 한국 속의 기업으로 뿌리 내린 기업은 드물다. 그것은 일방적으로 벌어들이기만을 강요하기 때문은 아닐까? 글로벌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한국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만으로 상생의 의무를 다 했다고 만족해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언제나 낯설게만 느끼게 할 뿐 상생의 전략은 결코 아니다. 시장이 없으면 글로벌 기업도 없다. 상생하는 길만이 한국이나 중국 속의 기업으로 뿌리 내릴 수 있고, 더욱 성장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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