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애그테크를 적용해 생산성을 대폭 증대하고 있다. 사진=세계경제포럼
인도가 애그테크를 적용해 생산성을 대폭 증대하고 있다. 사진=세계경제포럼

[아이티데일리] 세계 최대의 농산물 생산국 중 하나인 인도에서 AI(인공지능) 솔루션을 활용한 애그테크(AgTech: 농업과 기술의 합성어)로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어 주목된다. 세계경제포럼(WEF) 산하 4차산업혁명 인도센터가 개입하면서 인도 농업에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WEF가 공식 홈페이지에 어젠다로 발표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인도센터는 인도 연방 농업부 및 텔랑가나 주와 공동으로 지난 2020년 'AI4AI(농업 혁신을 위한 AI)' 이니셔티브를 출범시키고 재래 농업의 현대화에 나서고 있다. 이 이니셔티브에는 산업계(농자재, 소비자, 식품가공, 금융, 보험, 기술기업), 스타트업·에코시스템, 농업생산자조합 등의 관계 조직이 참여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2020년 6월부터 8개월간 45개 이상의 워크숍을 개최해 4차산업혁명이 소규모 농가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를 연구했다. 논의는 AI, 드론,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방향을 설정해 'AI4AI 계획'으로 명명됐다. 현지에서는 이를 사구바구(Saagu Baagu)라고 부른다. 사구바구는 시행 2년이 지나면서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재는 1000개 이상의 애그테크 스타트업이 디지털 금융, 보험, 각종 산물 품질 테스트, 시장 연계 AI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인도 농업 부문에서 일대 혁신이 전개되고 있다.

프로젝트는 먼저 텔랑가나 주 캄맘 지역에서 7000명의 농업 생산자를 대상으로 AI4AI 실증 테스트에 나섰다. 산업계와 스타트업을 포함시켜 주정부와 함께 개발한 데이터 관리 도구를 적용했다. 도구는 농업 데이터 교환 시스템 및 데이터 관리 프레임워크 등이다. 챗봇을 통한 자문 서비스, 토양 검사 기술, AI 기반 품질 검사,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사용하여 캄맘 지역의 고추 농업을 혁신시켰다.

시범 프로젝트는 18개월, 즉 세 차례의 수확을 거치며 전개됐다. 이 기간 동안 농업 생산자들은 한 차례 수확(6개월)에 에이커당 800달러의 순수익을 얻었다. 종전 평균 수입의 2배에 달하는 규모로 급증한 것. 디지털 자문 서비스에 의해 에이커당 고추 수확량은 21% 증가했고, 농약 사용량은 9%, 비료는 5% 줄었다. 반면 품질이 대폭 향상되면서 판매 단가는 8% 상승했다.

생산성을 크게 늘려 농업 생산자들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리고 사구바구가 설정한 지속가능성과 효율성 목표도 달성했다. 그 결과 2023년 10월 주정부는 사구바구의 활동 대상을 10지구 5개 작물을 생산하는 50만 명의 농업 생산자로 확대했다.

그렇다면 과거 인도의 소규모 농가의 실상은 어땠을까. WEF는 종래의 농가 모습을 크리슈나 소농 사례로 소개했다.

크리슈나는 인도 텔랑가나 주에 소재한 0.5헥타르의 밭을 경작하는 소농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수입은 월 120달러. 가족의 기본적인 생활을 간신히 영위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예측 불가능한 몬순(장맛비), 잦은 가뭄, 해충 피해 등은 모든 것을 불확실로 내몰았다. 은행을 이용할 수 없어 자금 융통은 고리대금업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그 돈으로 구입는 종자, 비료, 농약 등 필수품도 수급이 불균등했다.

수확 후에도 유통 과정에서 작물은 40% 정도 폐기됐다. 물류, 창고 보관, 판매 시장에 대한 접근도 문제였다. 매입처나 가공업자가 요구하는 품질 요건을 충족하는 것도 어렵다. 이들 소농은 수입이 적기 때문에 다음 작물 사이클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 계속 줄어든다. 결국은 자급자족 농업 사이클에 빠지게 된다.

정밀 농업, 디지털 시장 접근, 드론 등 새로운 기술은 대부분의 소규모 농가 손에 닿지 않았다. 장비를 구입할 여유도 없고, 기술에 대한 접근도 한정됐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인도의 약 1억 2500만 소농이 유사한 처지에 있다. 이러한 소농에게 농업은 큰 위험과 약간의 수익밖에 없는 도박이다. 인도에서는 매년 수천 명의 농업 생산자가 자살하며, 경제적인 문제로 절망한다.

어젠다는 이런 현실이 인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추정 5억의 소농, 약 20억 명이 같은 현실이라고 한다. 이들은 아시아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소비되는 식량의 약 80%를 생산하고 있다.

남반구 대부분의 국가들이 식료안보의 확보, 기후 변화 영향의 완화, 생활 향상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그런 가운데 인도의 애그테크는 AI를 농업에 활용해 유망한 결과를 내는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 인도 애그테크를 벤치마킹하고 사례를 활용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를 달성할 수 있는 디지털 농업 프로그램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는 기대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