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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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데일리]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NFT(대체불가능토큰)은 예술품을 중심으로 2021년 인기가 급상승했고, 천정을 찍은 2022년의 거래 규모는 매주 평균 32억 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팽창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NFT 붐이 시들해지면서 10월의 경우 주당 거래량은 불과 5000만 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런 시장의 축소 속에서도 성공 사례는 나왔다. 나이키는 지난 11월 인기 있는 운동화 덩크를 3만 켤레 이상 NFT와 연동한 컬렉션으로 판매했다. 컬렉션의 구입은 기존 NFT처럼 암호화폐를 이용한 결제가 아닌 신용카드로도 할 수 있었다.

나이키는 이 NFT 판매로 700만 달러(켤레당 평균 230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고, 구매자들은 실제 운동화에 더해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의 디지털판 운동화도 입수했다.

나이키는 2022년 12월 크립토킥스라고 불리는 컬렉션을 발표한 이후 NFT가 포함된 운동화를 판매하고 있다. 약 900달러에 판매된 최초의 컬렉션은 현재 스톡엑스(StockX) 등 전매 사이트에서 3000달러의 고가로 거래되고 있다.

NFT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 상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모든 NFT는 자체 가치를 갖고 있으며 사용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거나 실제 아이템과 연계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또 오픈씨(OpenSea)와 같은 2차 시장에서 매매할 수도 있다.

NFT 상황은 지난 2년 동안 극적으로 변화했다. 불과 1년 전에는 크립토펑스(CryptoPunks)나 보드 에이프 요트 클럽(Bored Ape Yacht Club) 등 유명한 NFT 컬렉션이 몇백만 달러의 고가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비싸봐야 10만 달러를 넘는 것이 극히 드물다. 크립토슬램에 따르면 NFT 시장 전체 거래 규모는 2022년 267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95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제 NFT 시장에서는 이를 첨단 마케팅에 활용해 신규 고객 유치에 활용하는 대기업이 대두되고 있다. NFT스튜디오로 출발해 나이키에 인수된 후 이름을 바꾼 알티팩트(RTFKT) 공동창업자 바실레프는 “창작자를 위한 기업이 되겠다”면서 “우리는 NFT라는 용어 대신 디지털 컬렉션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대기업 마스터카드는 암호화폐인 네오뱅크인 하이(Hi)와 손잡고 NFT 사용자가 카드에 자신이 소유한 NFT를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신용카드 소유자의 성격을 반영한 신용카드 디자인이다.

기존 마케팅 전략에 블록체인을 도입한 기업도 있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6월 회사의 상징인 빨간색과 검은색 병 안에 뭉크의 절규와 고흐의 아를의 침실(고흐의 방) 등 유명한 그림의 애니메이션 버전이 떠오르는 광고 캠페인에 NFT를 추가했다. 지난 8월 코카콜라는 코인베이스 블록체인상에서 유명한 그림과 병을 결합한 NFT 아트를 발행해 8만 토큰을 판매, 54만 3000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 마케팅은 희귀한 코카콜라 병을 4000달러의 고가로 거래하는 슈퍼 팬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 회사의 NFT는 판매 초기 최저 25달러 상당의 이더리움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NFT를 이용해 로열티 프로그램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려는 기업도 있다. 스타벅스는 2022년 12월 로열티 프로그램 '스타벅스 오디세이'의 테스트판을 시작해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NFT 리워드(보수)를 만들어내는 온라인 게임과 퀘스트 접속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NFT는 스타벅스 포인트나 스페셜 음료 접속, 칵테일 레시피 등의 보유자 한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루프트한자도 로열티 프로그램에서 같은 접근법을 취하고 있으며, 특정 여행이나 목적지 기념 NFT를 사용자에게 전달해 승객의 디지털 지갑 스탬프로 사용하고 있다.

NFT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경우 기업이 직면할 최대 장애는 암호화폐 그 자체에 있다. NFT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용 지갑을 준비하거나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로 거래하기 때문에 낯선 사용자들에게는 높은 장벽이다. 나이키가 암호화폐를 사용하지 않고 기존 신용카드 결제로 NFT를 구매하는 옵션을 추가한 것도 그 때문이다.

마케팅 도구로서의 NFT 이용은 아직 초기 단계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NFT를 양도 가능한 금융 자산으로서가 아니라 기념품이나 개인 고유의 자산으로 이용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것이 NFT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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