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라임
사진=라임

[아이티데일리] 지난 12월이 공유 전동스쿠터 산업에게 얼마나 잔인했는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간략히 요약하면, 슈퍼피에스트리언(Superpedestrian)이 1억 2500만 달러를 펀딩한 지 불과 18개월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며칠 후, 전 헬비즈에서 명칭을 바꾼 마이크로모빌리티닷컴은 주가를 1달러 이상 유지하지 못해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됐다. 한때 기업가치 25억 달러에 달했던 미국 최대 전동스쿠터 회사 버드(Bird)가 파산 신청을 했다.

스쿠터를 발로 차고 건물 밖으로 던져버리는 동영상을 제공하는 앤티 전동스쿠터 인스타그램 계정인 버드그레이브야드(Bird Graveyard) 이용자들은 기쁠지도 모르지만 도시 생활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이를 고소하다 여겨서는 안 된다고 전문매체 패스트컴퍼니가 기획으로 보도했다.

요점은 주차 문제 등 전동스쿠터가 촉발한 여러 성가심에도 불구하고, 공유 전동스쿠터는 대중교통 시스템의 귀중한 축이 되었으며, 거리 안전과 기후 변화를 위협하는 자동차를 대체했다. 전동스쿠터의 역할이 없었다면 기후와 거리 상황은 더 나빴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러 조사 결과는 전동스쿠터에 대한 불만의 상당 부분은 사실 도시의 나쁜 거리 디자인에서 기인했다. 대표적으로 전동스쿠터 운행 때 사용자는 보도에서 보행자를 위협했지만, 도시가 자전거 전용도로만 제공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보도 한가운데에 버려진 전동스쿠터가 보행인을 방해했지만 더 많은 자전거 데크를 설치했다면 해결됐다.

스쿠터 자체에 대한 혐오감은 시속 15km 미만으로 제한되는 제한된 위험에 대한 인식을 과장할 수 있다. 전기자전거와 승차공유 등 모빌리티 혁신과 달리, 전동스쿠터는 반갑지 않은 침입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프랑스 파리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전동스쿠터의 운행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전동스쿠터의 혜택은 명확하다. 오리건주 포틀랜드 및 시카고 대상 연구에서는 전동스쿠터 이동의 33~50%가 자동차 운전을 대체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나머지는 걷기, 대중교통, 자전거를 대체했다.

전동스쿠터 이용이 도시 입장에서는 배기가스 배출이 감소하고 도로 공간이 확보되며 다른 거리 사용자의 위험이 줄어드는 수혜를 받은 것이다. 즉 공유 전동스쿠터는 도시 효율성, 지속가능성, 거리 안전을 향상시킨다. 그러나 많은 주민들은 이런 장점을 무시하고, 걷거나 운전하는 동안 전동스쿠터를 만날 때 일어나는 짜증에만 집착한다.

주민들의 저항에 맞추어 시정부는 전동스쿠터를 철권으로 관리해 왔다. 버드가 인수했던 전동스쿠터 회사 스핀 경영자 벤 비어는 "부담스러운 정부의 각종 규제가 운영자로서는 큰 난제였다“고 말했다.

많은 시정부는 허용 스쿠터 수를 엄격하게 제한해 회사 수익을 감소시켰다. 스쿠터를 고정된 도크에 주차해야 한다. 도크리스 서비스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시카고 등 일부 도시에서는 전동스쿠터 회사가 포트홀이나 불균형한 노면으로 인한 충돌 사고에 대해서도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전동스쿠터 운영자의 부담을 늘리면 득보다 실이 더 많다. 지난달의 여러 사례에서 보듯이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전동스쿠터 산업은 벤처캐피탈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자전거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전동스쿠터에 대해서도 보조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납세자가 민간 전동스쿠터 서비스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것은 충격일 수 있지만, 친환경 자동차에게 제공되는 무료 주차나 구매할인부터 대중교통에 할당된 보조금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통수단에 인센티브가 제공되는데 공유 전동스쿠터만 예외다.

전동스쿠터 회사는 이미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부담스러운 현지 규정으로 인해 생존이 더욱 어려워졌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전동스쿠터 대기업 라임(Lime) 등 살아남은 전동스쿠터 사업자들은 안정화를 향한 쉬운 길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라임은 이익을 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들 역시 여전히 취약하다.

많은 도시에서 전동스쿠터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주민들에게는 경종이다. 도시들은 더욱 위험해지고, 오염되고, 혼잡해질 것이다. 전동스쿠터의 희생이 이런 일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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