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사용하지 않고 식물을 재배하는 시스템에서 자라는 방울토마토. 사진=NASA
흙을 사용하지 않고 식물을 재배하는 시스템에서 자라는 방울토마토. 사진=NASA

[아이티데일리] 명탐정 셜록 홈즈를 지구 궤도에서 회전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낼 필요는 이제 없어졌다. ISS에서 실종됐던 토마토가 마침내 발견됐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전했다.

국제우주정거장(ISS) 실험에서 재배된 방울토마토를 둘러싼 기묘한 이야기는 8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제의 토마토는 미 항공우주국(NASA) 프랭크 루비오 우주 비행사가 키우던 것이었다. 루비오는 1년 이상 기간을 ISS에 체류하다가 9월 지구로 귀환, 미국인 우주 비행사 연속 우주 체류시간 최장 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지난 3월 루비오는 NASA의 식물재배 실험장치 베기(Veggie)를 이용해 꽃과 채소 등을 키우는 실험 ‘Veg-05’에서 레드로빈 품종의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수확했지만, 토마토는 ISS 내에서 분실됐다. 모든 것이 떠다니고 수납 용기나 벨크로(찍찍이)로 모든 것을 고정해야 하는 무중력 공간만의 특수한 문제였다.

ISS에서 재배되는 채소의 상당수는 식용으로는 쓰이지 않는다. 수확하면 지구로 보내져 과학분석에 쓰인다. ISS 체류 승무원 중에는 사라진 토마토를 루비오가 먹었다는 우스개 소리도 들렸다. 그러나 ISS와 지상과의 교신에서, 루비오는 토마토를 먹었다는 소문을 부인했다. 그는 “몇 시간 동안 토마토를 찾았는데 실패했으며, 언젠가는 메마른 토마토가 발견돼 결백을 증명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의 말은 사실로 증명됐다. ISS 운용 25주년을 기념해 지난 6일 방송된 라이브 쇼에서, NASA의 재스민 모그베리 비행사가 사라진 토마토의 수수께끼에 언급하며 분실된 토마토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토마토가 어떤 상태였는지 자세한 설명은 없었지만, 8개월 동안 실종됐으니 씹을 만하다고 덧붙였다.

루비오가 ISS 장기 체류 중에 수행했던 Veg-05 우주 식물학 연구는 NASA가 주관하는 우주에서의 야채 재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NASA는 올해 초 ISS 활동 보고서에서 식물학 조사의 주된 목적은 지구 저궤도를 여행하는 우주 비행사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물자 수송 미션에서의 화물 의존도를 줄이는 지속적인 신선 식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우주비행사에게 신선한 야채는 진수성찬이다. 그러나 우주 공간에서의 식물 재배는 어렵다. Veg-05 실험에서는 초기 단계에서 발아한 종자가 성장 주기의 중요한 시기에 예기치 못한 습도 저하를 겪는 문제가 발생한다. 환경 스트레스 때문에 이번에도 열매가 익은 토마토는 12개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NASA는 지난 4월 "샘플 수가 적고 곰팡이 오염 우려도 있었기 때문에 우주인들은 토마토를 맛볼 수 없었다"고 보고했다.

이번 실험에서는 많은 연구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고 NASA는 밝혔다. 연구 책임 조이어 마사는 식물이 물 부족으로 인한 강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었다. 우주여행에서 일어나기 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ISS에서 분실된 것은 토마토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11월에는 우주선 밖에서 활동하던 우주인이 공구주머니를 분실했는데, 이는 토마토처럼 회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테크 시스템과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전문가가 일하는 환경이라고 해도 우주에서는 분실물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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