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리버티차지
사진=리버티차지

[아이티데일리] 전기자동차(EV) 소유주는 자신의 EV 실제 항속거리가 제조업체가 홍보하는 거리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중립적인 제품 성능이나 품질 조사로 잘 알려진 독립 비영리 회원 조직 컨슈머리포트(CR)가 테스트한 결과 이는 사실임이 드러났다고 포브스지가 전했다. CR이 익명으로 구입한 22대의 EV를 테스트한 결과, 고속도로 주행 시 차종의 거의 절반이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공식 항속거리에 미달했다.

CR은 시속 70마일(약 113km)의 일정 속도로 고속도로를 주행했을 때 테스트한 차량 중 홍보된 항속거리에서 최대 50마일(약 80km) 짧았다고 밝혔다. 반면 홍보된 항속거리를 넘는 차량도 있었으며, 한 모델은 70마일 이상 더 운행했다.

CR은 이런 들쑥날쑥 결과가 소비자들에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한 내연기관 자동차는 EPA를 통해 시가지와 고속도로의 연비를 별도로 공표해야 하지만, EV는 시가지와 고속도로를 통합한 추정에 근거해 단일 수치를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EV가 고속도로에서 효율이 낮다는 점이다. 이는 대부분 내연기관 자동차와 반대다. 따라서 예기치 못한 배터리 방전 가능성이 높아진다. 공식 항속거리는 충전설비가 근처에 없을 때 특히 중요하다. 고속도로에서 방전되면 차를 견인해야 하고 여기에 따르는 불편과 비용은 큰 피해가 된다.

온라인 자동차 검색 엔진 및 조사 사이트 아이씨카(iSee Cars)의 수석 분석가 칼 브라우어는 EV의 항속거리를 결정하는 변수는 가솔린 차량의 항속거리를 계산하는 변수와 비슷하지만, EV의 경우 주변 온도와 평균 속도가 더 큰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브라우어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해결책은 EV나 가솔린 차량이나 마찬가지로 정확한 숫자를 공표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차가 예상보다 연비가 좋거나 한 번 충전으로 더 멀리 달릴 수 있다는 데 불평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일부 EV 업체들은 광고에 숫자를 뻥튀기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숫자를 사용함으로써 오히려 이용자자들의 실망과 불만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뻥튀기 차량은 포드였다. 포드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이 가장 큰 항속거리 차이를 보였다. 배터리는 불과 270마일(약 435km) 달리고 방전됐는데, 이는 EPA 기준치에서 50마일(약 80km)이나 짧은 수치라고 CR은 지적했다. 또 고가의 프리미엄 럭셔리 세단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테스트한 루시드에어의 항속거리는 384마일(약 618km)로 홍보됐지만, 그보다 40마일(약 64km) 짧았다. 테슬라 모델S는 EPA 기준 항속거리 405마일(약 652km)에 비해 366마일(약 589km)밖에 달릴 수 없었다.

좋은 결과도 있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일부 차종은 EPA 기준 항속거리를 40마일(약 64km) 이상 앞섰다고 CR은 보고했다. 또 리비안 R1T와 포드 머스탱 마하 E도 고속도로에서 EPA 기준 공식 항속거리를 넘어섰다. 또 아우디, 제네시스, 현대, 기아, 렉서스, 닛산, 스바루, 폭스바겐 차량 모두 EPA가 공표한 항속거리인 20마일(약 32km) 이내에 들어섰다고 호평했다.

장거리 EV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CR 테스트가 EV 선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항속거리에 대한 업체 주장에 대해 표준화된 테스트로 결과를 도출해 이를 표시하는 온라인 매체도 있다. 보고서는 제조업체들이 발표하는 가능 항속거리 수치는 얼마든지 검증 가능하므로 다양한 테스트 결과를 비교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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