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든 로보틱스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AI로 만든 로보틱스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아이티데일리]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다르파)이 주최하는 로보틱스 챌린지를 통해 미국은 10년 전부터 로봇 기술 혁신에 수천만 달러를 투자, 인간형 로봇부터 자율주행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로봇을 개발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로봇 기술이 발전하는 데 반해 미국은 오히려 쇠퇴해 미국의 로봇 기술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고 포브스지가 기획으로 보도했다.

로보틱스 기업 앱트로닉스의 제프 카데나스 CEO는 테크퍼스트 팟캐스트에서 “로봇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그 가운데 미국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정부가 많은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로보틱스 분야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기술 혁신은 눈부시다. 아마존은 애질리티·로보틱스와 제휴해 창고용의 인간형 로봇 디지트를 발표했고 테슬라는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를 만들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나사에 공급할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만들고 있고, 생츄어리AI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세계 최초의 범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피규어AI는 인간 노동을 수행하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 중국 퓨리어 인텔리전스도 인간형 로봇을 제조하고 있다.

카데나스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상당수는 다르파의 로보틱스 챌린지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기술혁신과 투자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들어 국제경쟁력 저하의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세계 최초의 산업용 로봇을 발명했지만, 산업 자동화 물결을 놓쳤다. ‘유니메이트 암’으로 불리는 산업용 로봇은 50년대 후반 발명돼 60년대 초반 제너럴모터스 공장에 도입됐다. 그러나 개발기업인 유니메이션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웨스팅하우스에 인수됐다가 1988년 스위스 스토블리에 매각됐다.

그 결과 로봇팔과 기타 산업용 로봇은 일본의 파낙과 야스카와전기, 중국의 가전업체 마이디어 그룹 계열인 독일의 쿠카, 스위스의 ABB가 주로 제조하고 있다. 이들 빅4는 세계 시장점유율의 57%를 과점하고 있다.

로봇의 민간 이용에는 아직 현실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초기에 이뤄진 투자는 기술 혁신을 가져왔으나, 산업적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비전과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다르파의 로보틱스 챌린지 이후 미국 정부는 로보틱스 분야에 자금을 많이 지원하지 않았다. 미국이 앞으로도 세계를 선도하려면 정부가 적극 개입해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물론 민간 투자가 부족분을 상쇄하고는 있다. 로보틱스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2023년 로보틱스 분야 투자액은 7월 현재 80억 달러 수준이다.

그러나 벤처 투자는 스타트업이 아닌 성숙한 기업에 대한 투자라는 데 문제가 있다. 초기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는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벤처캐피털보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또 벤처캐피털이 미국 내에서만 투자한다고 볼 수도 없다. 실제 로보틱스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투자의 대부분이 미국 외의 기업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총 투자액은 미국이 중국을 웃돌지만, 비용은 미국이 중국보다 높다. 중국의 투자는 매우 공격적이다. 미국이 중국과 같은 수준의 효과를 창출하려면, 미국은 중국의 23배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

로봇 산업계에서는 미국 로보틱스 기술 역시 1등 기술력이었던 반도체의 쇠락과 같은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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