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쪽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산맥. 사진=픽사베이
네팔 쪽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산맥. 사진=픽사베이

[아이티데일리] 미국 스탠퍼드대 지속가능성학부 연구팀이 세계 최고봉 히말라야 산맥이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대한 오랜 통설과 전혀 다른 주장을 담은 연구논문을 발표해 주목된다. 과거의 히말라야 산맥 형성 지질학 이론을 뒤집은 것으로, 연구팀은 광물 동위원소 조성법을 이용해 퇴적암의 과거 고도를 측정함으로써 새로운 결론을 도출했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히말라야 산맥은 해발 8000m가 넘는 세계 최고봉 14좌의 산들이 연이어 티베트 고원 위에 솟아 있다. 티베트 고원은 세계에서 가장 해발고도가 높고 광대한 고원으로, 평균 고도가 4500m를 넘는다.

연구팀을 이끈 스탠포드대 지구행성과학 페이지 체임벌린 교수는 “논란이 갈리는 부분은 ‘히말라야 산맥이 출현하기 이전에는 이곳에 무엇이 존재했는지에 대한 논란’이다”라고 설명한다. 연구논문은 히말라야 산맥을 형성한 충돌 이전에 두 지각판의 끝부분이 이미 상당한 높이, 즉 평균 약 3500m에 이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연구팀의 다니엘 이바라는 이는 현재 산맥 높이의 60%를 넘는 고도라고 말했다.

기존의 통설은 약 5000만 년 전 인도 아대륙이 북상해 유라시아 대륙과 충돌하면서 두 육괴 사이에 있던 바다를 막고 지각 조각을 밀어 올렸다는 것이었다.

지질학자들 사이에서도 히말라야급 고도까지 상승시키는 데 필요한 융기를 일으키려면, 대륙과 대륙 정도 대규모의 구조 충돌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었다. 이 부분에 이론의 공백이 일부 존재했던 것. 그런데 이번 논문이 이 통설의 오류를 증명하고, 새롭고 흥미로운 방향의 이론을 도출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광물 속에 저장된 산소 동위원소를 조사해 광물이 형성된 표고를 특정함으로써 대륙 충돌 전 히말라야 산맥 지형을 재구성했다.

거의 모든 광물에는 결정 구조 중에 미량의 산소가 포함되어 있으며, 물에도 산소가 포함된다. 산소는 3종류의 안정된 동위원소 산소16, 산소17, 산소18로 존재한다. 산소 동위원소의 화학적 성질은 같지만 질량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무거운 산소 동위원소를 포함하는 물 분자는 증발이나 응결의 특성이 다르다. 바다에 가까운 더 낮은 표고에서 형성된 광물은 무거운 동위원소를 더 많이 포함하고 있으며, 높은 표고에서 형성된 광물은 더 가벼운 동위원소의 비율이 높아진다.

연구팀은 티베트 남부 석영(SiO2) 맥에서 채취한 샘플을 산소 분석했다. 그 결과 히말라야 산맥 기슭에 있는 대규모 지질학적 구조인 갠지스 바닥판의 기반은 예상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었다고 밝혔다. 6300만~6100만 년 전까지 대규모 융기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 융기는 인도와 유라시아의 대륙 충돌이 일어나기 전, 이미 두 대륙판 아래로 해양 지각이 얕은 각도로 미끄러지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논문은 새로운 이론으로 인해 과거 기후와 생물다양성에 관한 학설이 수정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비와 대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히말라야 산맥의 형성은 아시아 및 인도양 전체의 날씨 패턴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히말라야 산맥 형성에 대한 새로운 고지대 복원 결과에 따라 고기후의 새로운 가설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 또 지각판 충돌로 형성된 안데스나 시에라네바다 산맥 등 다른 산맥에도 새로운 조사 분석이 이뤄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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