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할로독
사진=할로독

[아이티데일리] 한국은 기득권의 밥그릇 챙기기로 인해 원격진료 서비스가 여전히 부진하다. 헬스케어 부문에서 수많은 스타트업이 창업해 거액을 모금하면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발돋움하는 경쟁국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때는 한국이 벤처기업의 요람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승차공유 타다 사태를 비롯해 한국 사회에 뿌리박고 있는 기득권의 장벽은 높았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 도전에 나섰던 많은 스타트업들이 좌절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한국은 이제 스타트업의 무덤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동남아시아의 강국 인도네시아는 자원 부국이다. 경제와 산업은 한국보다 한 수 아래일지 모르나 노동 여건과 사회질서는 우수한 경쟁력을 가졌다. 헬스케어를 비롯한 스타트업 창업 환경면에서도 한국보다 낫다. 원격진료 스타트업 할로독(Halodoc)이 대표적이다.

홍콩에 거점을 둔 복합기업 자딘 마세손이 지배하는 인도네시아 아스트라인터내셔널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창업한 원격진료 스타트업 할로독에 1억 달러를 출자했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아스트라는 자동차 도매를 위주로 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대기업이다.

아스트라는 지난달 할로독의 펀딩 시리즈 D라운드를 주도하면서 투자를 이끌었다. 스스로도 투자해 할로독에 대한 누적 투자액을 1억 3500만 달러로 늘렸다. 이번 라운드에 참여한 투자자로는 싱가포르 오픈스페이스벤처스와 덴마크 투자회사인 노보홀딩스가 포함돼 있다.

2016년 설립된 할로독은 광대한 군도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2억 7000만 명 인구의 의료 접근성을 대폭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졌다는 지정학적인 특징 때문에 다수의 인구가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할로독은 의사와의 원격 상담과 온라인 의약품 배달 등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원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할로독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지난해 2000만 명에 달했고, 2만 명 이상의 개업의와 3300개 병원, 4900개 약국을 회원으로 거느리면서 플랫폼과 협력하고 있다.

할로독에는 이미 방콕은행과 빌&멜린다 게이츠재단, 싱가포르텔레콤의 투자부문인 싱텔이노브8(Singtel Innov8), 테마섹 등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회사의 가치는 이미 유니콘 기준을 넘어섰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질 좋은 헬스케어 서비스 접근성에 대한 높은 수요가 헬스케어 디지털 기술 도입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스트라는 인도네시아 의료 부문이 장기적으로 큰 폭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할로독에 대한 투자로 혁신적이고 이용하기 쉽고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뒷걸음질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아스트라는 2021년 처음 할로독에 투자했을 때 “인도네시아의 1인당 의료비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 현저히 낮아 향후 이 부문 성장을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할로독은 아스트라가 출자한 인도네시아 최대 병원체인 메디칼로카 헤르미나와 함께 국민들이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구글과 테마섹, 베인컴퍼니 조사에서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경제 규모는 GMV(유통거래 총액) 기준 2022년 770억 달러에서 2025년 13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 가운데 아스트라는 현지 디지털 경제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승차공유 및 음식배달 서비스 플랫폼 고젝과 전자상거래 기업 토코피디아가 합병해 탄생한 고투(GoTo),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플랫폼 세이어박스(Sayurbox), 핀테크 기업 마판(Mapan), 물류기업 팍셀(Paxel) 등에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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