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거래사 탄생의 의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재두 박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재두 박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재두 박사

[아이티데일리] 최근 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52명의 데이터거래사가 처음으로 배출됐다. 이들은 법에서 정한 데이터 가치평가, 데이터 유통 및 거래 등을 하며 데이터 경제 시대에 필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보면 “지금의 세상이 데이터 거래를 할 만한 정도이고 사례나 있을까?”라는 생각이 앞설 수 있다.

2021년 데이터 시장 규모는 23조 원, 연평균 12.6%의 성장률이었다. 특히 데이터 판매·제공 서비스업 매출은 67%로 급증세였다. 그러나 데이터 거래에 있어서는 불합리한 가격이나 유통채널 부족 등의 미성숙한 거래환경의 한계도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디지털 심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2021년 10월 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이 제정되고 지난해 4월부터 시행됐다. 이 법에서는 데이터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정책 방향, 교육·훈련 및 인력 양성 등을 정했다. 이를 근거로 데이터거래사가 탄생됐다. 데이터거래사가 되기 위해서는 법에서 지정한 경력 및 자격 등의 요건을 갖추고, 데이터 거래에 관한 수요 탐색·발굴 및 데이터 가치평가 등 소정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후 관련 기관에 등록해야 한다. 그간 한국은 데이터산업법 등 법·제도적인 활용 기반을 닦아 AI 학습 데이터, 빅데이터 및 참조표준데이터 등의 다양한 데이터 자원 확보 노력을 해왔다.

데이터거래사의 무대인 데이터 거래 시장도 15개 빅데이터 플랫폼과 금융데이터거래소 위주로 형성 중이다. 현재는 주로 금융·기업 정보나 마케팅·광고·소매 등의 데이터 활용이 금전적 가치로 바로 이어지는 특정 분야에 집중돼 있다. 거래 실적을 보면 데이터 스토어, 금융데이터거래소 등의 2020년 누적 거래 금액은 10억 원에서 20억 원 규모다. 이제 거래 시장이 서서히 싹트기 시작하고 있다. “인공지능 성능은 코딩이 아니라 데이터가 좌우한다”는 스탠포드 대학 앤드류 응 교수 말대로 세계 각국은 데이터를 디지털시대의 핵심 자원으로 혁신과 생존의 수단이라 여기고 있다. 이것은 데이터를 잘 유통시키고 활용하는 것이 곧 디지털시대의 핵심 가치라는 말일 것이다. 예전엔 무역상들이 주요 물품과 재화 등을 실크로드나 대항해시대를 열어서 부를 축적했다면 디지털시대는 데이터를 인터넷과 플랫폼을 통해 거래하는 시대로 변했다. 국회입법조사처 분석대로 데이터거래사의 ‘고유기능 명확화’나 ‘업무 수행에 대한 안전장치가 미흡한’ 점이 있지만, 데이터거래사는 이와 같은 시대적 요청을 최일선에서 해결하고 데이터 경제의 첫 돌을 하나씩 쌓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데이터 거래 이해당사자에게 더 다가갈 필요가 있다. 더 가까이 현장에서 직접 요구 사항을 듣고 데이터 공급자와 수요자 간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거래환경의 미성숙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 둘째, 신뢰받는 데이터 거래 시장 형성이 조기에 정착할 수 있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 품질, 데이터 가치평가 등 아직 발아기에 있는 데이터 거래 시장을 제도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지원해 데이터 경제의 기반이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기술 융합을 통해 데이터 거래 시장의 외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모든 재료나 원료들이 어떤 목적으로 가공되고 처리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듯이 데이터도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과 방법의 혁신으로 데이터 거래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데이터도 쓸모 있게 다듬고 처리해야 상품 가치가 있다. 그 보물도 거래를 통해 자산이 되듯이, 데이터도 거래를 통해 가치가 올라가지 않을까? 그 중심에 과기정통부가 등록·승인하는 전문공인자격사로서 데이터거래사가 데이터 경제 시대에 꽃을 피우는 핵심적이고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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