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주목해야 할 IT업계 분야별 이슈 키워드는?

[아이티데일리] 어느덧 코로나19(COVID-19) 시대도 3년을 가득 채우고 4년차에 접어들었다. 지난해부터 매섭게 체감되는 전 세계적 물가 상승과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2023년에도 여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제 전 세계는 새로운 시련의 시기를 앞두고 있다. IT업계만을 놓고 본다면 과연 지난 2022년이 코로나19가 가져다준 예상 밖 호황의 끝자락이었을지, 아니면 2023년에도 IT 기반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이 이어질지 많은 IT업계인들이 두려움 반, 희망 반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컴퓨터월드/IT DAILY는 2023년을 맞아 △소프트웨어(SW)·데이터 △클라우드 △정보보안 등 크게 3가지 영역으로 나눠 올해 IT업계를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편집자 주>

[신년전망①] IT 비전문가 위한 접근성 강화, LCNC와 데이터 리터러시
[신년전망②] 경기 불황에도 상승곡선 그리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
[신년전망③] 2023년에도 랜섬웨어, 피싱 등 기승…SBOM 주목해야

실증 단계 넘어서 실전성 갖춘 LCNC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는 대다수 기업들은 만성적인 개발자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발자 부족은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몇 년 간 정부와 학계, 민간기업들이 다함께 IT 인력 양성에 힘을 쏟았음에도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에는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혁신이 주요 과제로 자리잡으면서 비 IT 기업들 역시 우수한 개발자들을 영입하고 있으며, 이는 업계 전반의 개발자 인력난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만성적인 개발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로우코드‧노코드(Low code‧No code, 이하 LCNC) 기술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LCNC는 개발 과정에서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비중을 최소화하고, 기존에 만들어놓은 컴포넌트나 모듈, 기능 등을 조립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직접적인 코딩 업무가 줄어들기 때문에 개발자들의 업무 생산성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물론, IT 기술에 대한 이해나 SW 개발 경험이 없는 사용자들도 간단한 서비스 정도는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으므로 사내 IT 조직의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IT 업계에서는 SW 개발을 쉽고 편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사용자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입력하면 컴퓨터가 코드 작성을 대신해주는 CASE(Computer Aided Software Engineering) 방법론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도 적지 않게 쓰이는 컴포넌트 기반 개발(CBD, Component Based Development) 역시 개발 생산성을 높이고 복잡성을 낮추는 방법 중 하나다. SW 개발은 개발자의 역량에 따라 생산성이 크게 달라지는 분야이기 때문에, 조직 내 전반적인 생산성을 높이고 표준화된 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기술들에 대한 수요는 항상 있어 왔다.

그동안 SW 개발을 보조하는 기술들은 사용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CASE 방법론을 위한 도구들은 정확한 코드 생성을 위해 요구사항을 정제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했고, 만들어진 서비스에 대해 수정이 필요할 경우 자동으로 생성된 코드를 역설계(reverse engineering)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문제가 심각하면 서비스 전반에 대한 대규모 수정을 하는 대신 차라리 처음부터 다시 개발하는 게 더 빠른 경우도 있었다. CBD 방법론 역시 과거에는 컴포넌트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기능이 매우 단순하고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컴포넌트 이외에 개발자가 직접 개입해야 하는 부분도 상당했다. 이에 따라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SW 개발을 자동화하는 것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상당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분위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만성적인 개발자 부족 문제가 앞으로 최소한 몇 년 사이에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LCNC 기술들의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져 만족스러운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에게 있어서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시되면서, 간단한 서비스 개발 업무 정도는 비 개발자들이 LCNC 기술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함으로써 소수의 전문 개발자들이 혁신을 위해 보다 가치있는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LCNC 기술에 대한 수요는 2023년에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LCNC 확산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해당 기술에 대한 국내 산업계 전반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었는데, 2022년 한 해 동안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가리지 않고 다수의 LCNC 프로젝트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상당 부분 해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발족한 국내 노코드‧로우코드협의회를 중심으로 LCNC 분야 핵심 기업들이 주요 성공사례 공유와 기술 고도화 등에 힘을 모으면서, 산업계 전반의 인식 개선과 관심 제고에도 혁혁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차세대 데이터 전략의 핵심, 데이터 가상화

데이터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며, 데이터를 관리하고 활용하는 능력은 비즈니스 혁신을 이끌어나가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역량으로 자리잡았다. 오늘날 선도적인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는 기업 중 데이터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사의 데이터 관리 역량이 비즈니스 혁신을 달성하는 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기업은 드물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 수집과 저장, 무질서한 데이터 정리와 이기종 데이터 간의 통합, 분산된 저장소 간의 데이터 중복 및 사일로화 제거 등 해묵은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및 멀티 클라우드 전략이 대다수 기업들의 디지털 전략에서 핵심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러한 문제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선도적인 데이터 기업들은 서로 다른 데이터 저장소를 통합해 사용자 접점을 단일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사용자가 원하는 데이터를 찾기 위해 조직 내 수많은 저장소들을 직접 돌아다니고 탐색하는 대신, 단일한 공간에서 모든 데이터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구는 데이터 카탈로그(data catalog) 기술을 활용해 손쉽게 원하는 데이터를 검색할 수 있는 포털(data portal)이나, 조직 내 모든 데이터들을 날것 그대로(raw data) 한 곳에 모아두는 데이터 레이크(data lake) 등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들 역시 기업들이 원하는 데이터 관련 요구들을 모두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특히 데이터 레이크는 DB와 DW 등으로 구성된 전통적인 데이터 아키텍처를 대체하지 못해, 초기에 받았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올렸다.

데이터 통합의 측면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단연 데이터 가상화(data virtuarization)다. 앞서 데이터 레이크가 이곳저곳에 산재된 데이터 저장소들에서 물리적(physical)으로 데이터를 복사해 한 곳에 쌓는 방식을 취한 반면, 데이터 가상화는 실제 데이터의 이동이나 복사 없이 기존 저장소들을 논리적(logical)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취한다. DB나 DW 등 기존의 모든 데이터 저장소들을 각각의 데이터 소스로 정의하고 이들을 연결하는 새로운 가상화 레이어를 구성한다. 가상화 레이어는 그 자체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대신, 각각의 데이터 소스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는 가상화 레이어에 접근해 원하는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돼있는지를 찾고, 필요하다면 각각의 데이터 소스에 쿼리를 날려 원하는 데이터를 찾고 통합할 수 있다.

데이터 가상화는 각 데이터 소스들을 논리적으로 연결하고 사용자에게 단일한 접점을 제공한다.
데이터 가상화는 각 데이터 소스들을 논리적으로 연결하고 사용자에게 단일한 접점을 제공한다.

데이터 가상화는 기존의 물리적인 데이터 통합 방법에 비해 훨씬 비용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가령 데이터 레이크를 새롭게 구축해 전사 데이터를 통합하고자 할 경우 물리적으로 데이터를 보관할 저장 공간이 최소 2배 이상 필요하다. 각각의 데이터 소스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데이터 레이크에도 동일한 데이터들을 복제해 저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데이터 가상화는 각 데이터 저장소 간의 논리적인 연결구조를 만들고 최소한의 메타정보만을 담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 레이크에 비해 스토리지 구입에 드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의 접근 경로를 단일화하고 직접적으로 데이터를 담고 있지 않으니 보안 관리 측면에서도 상당한 장점을 갖는다.

최근 기업들은 데이터 패브릭(fabric), 데이터 메시(mesh), 데이터 레이크하우스(lakehouse) 등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데이터 관리 및 활용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차세대 데이터 전략에서 핵심 기술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데이터 가상화이며, 이것이 데이터 가상화가 지난 2022년 데이터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2023년에는 데이터 가상화의 인식 확산과 검증 단계를 넘어서 본격적인 확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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