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전문가들 “교육 커리큘럼 문제 있다” 지적…국내 기업들도 자성 필요

[아이티데일리] 최근 업계 관계자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다. 바로 클라우드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 하지만 자세히 들어 보면 ‘클라우드 인력’을 지칭하는 진짜 의미는 따로 있었다. 서버, 네트워크 등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알고 있는 인력이 없고 상당수가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를 다룰 줄 알뿐이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AWS 클라우드에 능통한 인력은 있지만, 기초적인 IT 지식을 갖춘 인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교육 커리큘럼에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클라우드를 교육하고 있는 기관과 IT 학원 사이트들에 접속해보면 클라우드 교육 커리큘럼의 대부분이 AWS 위주로 돼 있다. 겨우 한두 곳의 커리큘럼만이 기초를 가르치고 있었다. 확인 결과 정부로부터 정식 교육기관으로 지정된 곳은 IT 기초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상당수의 일반 IT 학원들 심지어 대학교 몇 곳은 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휴를 맺고 각 기업의 클라우드 관련 교육만 진행하고 있었다.

실제로 한 MSP 기업 관계자는 “클라우드 전문교육 과정을 수료한 교육생을 채용한 적이 있었는데, 업무에 투입하기 전 간단한 교육을 하던 중 클라우드의 기초도 모르는 교육생을 발견했다. 어떤 교육을 받았냐고 물어보자 AWS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고, AWS로 아키텍처 짜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현재 클라우드 교육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러한 상황은 AWS의 교육 정책이 칭찬받을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AWS에서는 해마다 전 세계 국가, 기관, 기업의 IT 인력에게 클라우드를 교육하기 위해 수많은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AWS가 전 세계적으로 교육에 투자하는 금액이 정부, 학원에서 투자하는 금액을 훨씬 웃돌 것”이라는 말로 현 상황을 표현했다. 특히나 취업준비생들이라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AWS의 서비스를 더더욱 배우고 싶어 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수요가 있으니 학원가는 AWS 클라우드 교육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도 당연하다.

그렇지만 국내 CSP, MSP, SI, SaaS 기업 등도 자성해야 한다. AWS만큼은 아니더라도 교육생들이 체감할 만한 투자는 하는지, 학원 혹은 초·중·고·대학 등과 협력은 하고 있는지, 또 직접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 기업 간 인력 쟁탈전에만 몰두한 것은 아니었는지, 취업 연계는 활발했는지 등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향후에도 AWS 전문가가 주류를 이루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내 클라우드 산업 전체가 결국 AWS 클라우드로 종속될 것이다. 또 클라우드 기술에서 파생하는 무수히 많은 가치 창출 기회도 사라질 것이며, 창의성 역시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AWS 사용법을 가르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AWS나 MS 애저,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KT클라우드 등 콘솔의 형태와 서비스 종류가 비슷하니 타 클라우드 서비스에 쉽게 적응할 수 있을 수 있다. 인기 있는 특정 업체의 서비스를 가르치는 것도 의미는 있다. 다만 기초부터 확실히 교육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교육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고 말한다. 국가 클라우드 미래가 특정 기업에 좌우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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