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기술 특성 이해도 부족 및 고압적 태도 논란

[아이티데일리] 올해 2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추진하고 있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 거래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이하 실태조사)’에 대해 관련 클라우드 기업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급격하게 성장하는 국내 클라우드 산업 내에서 경쟁 제약 가능성과 불공정 거래 여부를 선제 포착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 업계는 공정위의 실태조사가 클라우드 산업 특성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질문지를 작성하도록 하고, 고압적인 자세로 오히려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 공정위가 진행하고 있는 실태조사는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사 등 32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클라우드 기업으로 잘 알려진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KT클라우드 등 CSP부터 관리 서비스 제공사(MSP),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서비스형 플랫폼(PaaS) 기업 등이 포함된다.

실태조사 항목 예시와 실태조사 근거 조항
실태조사 항목 예시와 실태조사 근거 조항

실태조사는 1차로 클라우드 제공사에 대해 판매 중인 클라우드 서비스와 인접 제품 상황, 서비스 유형 및 매출현황, 고객현황, 요금 유형 및 과금 기준, 클라우드 전환 제약 및 비용 등을 파악한다. 이후 2차로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사와 판매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사 등을 대상으로 플랫폼 입점 조건, 기술제약, 이용 시 불이익 여부, 건의사항 등을 조사한다. 실태조사는 IaaS, PaaS, SaaS, MSP 등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가 매년 진행하는 ‘클라우드 산업 실태조사’ 분류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태조사 대상 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분류 기준만 따랐을 뿐 제출하라는 문항에는 클라우드가 갖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았다. 일례로 PaaS는 IaaS에 대한 부분과 SaaS에 대한 부분을 모두 포괄하고 있으며, SaaS는 IaaS와 같은 클라우드 인프라 사용이 선행된다. 또 MSP의 경우 운영, 관리 비용은 적으면 시간 단위로, 길게는 월 단위로 바뀌며 예약 인스턴스(RI), 세이빙 플랜(SP) 등 서비스에 따른 할인 프로모션은 기업 단위가 아닌 계정 단위로 나뉜다. 따라서 어느 한 영역으로만 클라우드 서비스를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실태조사는 클라우드 각 영역을 단편적으로만 판단했다는 주장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과기부와 NIPA, KACI에서 진행하는 실태조사의 경우에는 각 영역에 대한 기업들의 매출을 종합해 시장 규모를 도출한다. 이 경우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을 클라우드 유형으로 구분하는 것이 옳다”면서, “하지만 기술과 유통, 불이익 여부를 판단하는 공정위의 실태조사는 유형으로 구분해서는 안 된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이해 관계와 벤더와 엔드유저 관계 등을 모두 담을 수 있는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정위가 준 문항에는 ‘최근 3년간 진행한 모든 사업 계약서를 모두 제출하라’, ‘최소 금액 3개와 최대 금액 3개 사업을 제시하라’는 내용이 있었다. 클라우드가 갖는 복잡한 이해관계와 파트너 관계, 총판사 겸 벤더사 분류 문제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면서, “최근 공정위의 한 사무관은 서면 문항에 대해 질문한 기업에게 고압적으로 대응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서면 제출 요구에는 응해야 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클라우드 기술과 산업에 대한 이해도 없이 고압적으로만 쏘아대는 공정위의 실태조사가 과연 올바른 통계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공정위의 고압적인 실태조사에 대해 몇몇 기업에서는 실제로 과할 정도의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클라우드 기업은 공정위의 조사가 진행될 경우 자료 작성 등에 당연하게도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 답변 제출 기간에 여유가 있으면 부담이 적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결국 클라우드 기업이 급격히 성장하는 기술과 시장을 따라가기에도 벅찬 상황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정위는 고압적이고 복잡한 클라우드 기술을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진행 중인 실태조사가 되려 클라우드 기업에는 큰 부담이 된다는 점을 양지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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